[인터뷰] 스컬 “레게는 내 이미지이자 상징, 아직 레게머리 바꿀 생각 없다”

입력 2017-05-30 11:33  


[김민수 기자] 한국 레게를 대표하는 가수 스컬의 등장은 대중음악계에서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간 진부했던 힙합음악이 아닌 독특한 약박 리듬의 레게힙합을 선보이며 대중의 귀를 잡아끌었던 스컬.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미국 빌보드 차트와 핫싱글 세이즈 등의 순위에 오른바 있으며 세계적인 힙합사이트(allhiphop.com) 메인페이지에 동양인 최초로 인터뷰가 수록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하하와 함께 레게의 본고장 자메이카 차트 1위에 오르는 기념을 토해내며 그 능력을 인정받기도 한 것.

물론 마니아층으로 구성된 레게음악이 아직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비인기 장르일지 몰라도 그에게는 삶의 활력소이자 연료가 된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행동하는 스컬. 우리가 여태 몰랐던 그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Q. 오늘 화보는 좀 특별했다. 얼마 전 MBC 예능 ‘무한도전’(이하 무도)에 출연했던 드레드락(Dreadlocks) 헤어 디자이너 끼아(kkia) 씨와 모델 엄상미 씨를 화보 게스트로 함께했는데 어땠는지 소감 부탁한다

오늘은 다른 화보보다 더 특별했던 것 같다. 원래 이런 촬영을 힘들어하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정말 재미있게 했다(웃음). 여태 하하나 다른 뮤지션들과 작업을 해봤지만 끼아 씨와 상미랑 촬영을 하니 개인적으로 의미가 깊더라. 집에 꼭 소장하고 싶은 화보다.

Q. 모델 엄상미와 친하게 된 계기는?

친하게 지낸지는 2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처음 아는 지인 분 소개로 만나게 됐다. 그러다 술도 한 잔씩 하는 사이도 됐고 무엇보다 말이 잘 통하더라(웃음). 그래서 처음에는 썸아닌 썸을 좀 타다가 지금은 고민도 이야기하고 같이 수다 떠는 정말 친한 오빠 동생 사이가 됐다. 그리고 높은 수위도 아닌데 상미랑 하니깐 약간 어색하고 웃기더라.

Q. 최근 에피소드 하나만

3월 중순쯤 처음으로 맹장 때문에 수술 이후 입원을 해봤다. 태국 공연 때문에 출국하기 하루 전 배가 아파서 병원에 들렀더니 맹장이 터져있다고 하더라(웃음). 만약 그대로 비행기를 탔다면 복막염으로 번져서 심했을 거라고.

그래서 입원해 있는 동안 내 삶과 진짜 나의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들 생각했다. 사실 그 전까지는 물욕도 있었고 할 일들을 미루면서 여행을 다녔는데 입원 이후로 생각이 바뀌게 되더라. 그래서 이제부터는 내가 계획했던 것들을 올해 안에 전부 끝내 보려고 생각 중이다.

Q. 어떤 계획들을 실천했으며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최근에 부산 레게클럽에서 첫 DJ데뷔를 했다. 한동안은 재미로 DJ를 했는데 정식으로 데뷔도 했고 이번 여름에 내 이름을 건 파티도 할 생각이다. 그리고 피아노도 다시 배우고 있고 6월쯤에 하하와 레게 방송을 시작할 것 같다. 7월11일에는 스컬&하하 앨범도 발매 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웃음).

Q. 레게파티에 대한 선입견

사람들이 레게라고 하면 히피스럽고 거지같고 마니아들만 오는 그런 인식이 있지 않나(웃음). 그렇지 않다. 지겨울 것 같지만 강남 어느 클럽 못지않게 분위기 좋은 파티를 만들려고 한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예쁘고 잘 생긴 친구들을 많이 부를 생각이다. 일정은 6월 말이나 7월 초 그리고 7월 셋째 주나 넷째 주 정도에는 풀파티를 할 예정이니 많은 참석 부탁한다.

Q. 스컬과 하하가 뭉친 이유

‘무도가요제’ 꼴찌 이후 레게는 진짜 안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화가 났다(웃음). 그래서 둘이 뭉치게 된 것이다. 맨날 만나서 열심히 했고 두고 보자는 마음으로 발매를 한 것이 ‘부산바캉스’였다. 당시 이 앨범이 너무 잘 돼서 앨범을 내면 무조건 이렇게 되는 줄 알았다. 또 나 같은 경우에는 ‘부산바캉스’ 이후로 열정(?)도 없었고 게을러지게 돼서 슬럼프가 찾아왔더라.


Q. 스컬이 말하는 오해

하하가 내 개인 활동을 막는다고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스컬&하하 앨범만 나오고 나는 솔로로 안 나와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정말 오해다. 하하가 막은 게 아니라 내가 슬럼프였고 귀찮아서 안 나왔던 것이다. 언제 한 번은 하하랑 팬 사인회를 하고 있는데 팬 한 분이 오셔서 하하에게 ‘스컬 오빠 좀 놔주세요’라고 대놓고 말을 하더라. 하하도 상처 엄청 많이 받았을 텐데 속상했을 것이다. 단지 내가 안 하는 것뿐인데.

Q. 하하와의 관계

내가 하하한테 빚이 있는 것도 아니고 노예 계약을 한 것도 아니고 끌려 다닐 일이 전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하하한테 약점 잡혔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 지나친 오해다. 어차피 이렇게 말을 해도 안 믿는 사람들도 많으니깐 난 신경을 안 쓴다(웃음). 오히려 나는 하하 때문에 대중적인 인지도나 그 외에 많은 것들을 얻었고 하하 역시도 나와 함께 하면서 분명히 얻은 것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서로 윈윈하면서 함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여름은 과연?

하하한테 아저씨처럼 보이지 말자고 말을 할 정도로 칼을 갈고 있다(웃음). 그래서 운동도 시작했는데 이번 7월11일에 스컬&하하가 노래도 좋고 멋있어졌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총공세를 펼칠 것이다. 올 여름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방송도 할 생각이다.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Q. 스컬이 바라보는 하하는 어떤 사람

인간적으로 봤을 때 의리가 좋고 주변사람을 많이 챙긴다. 내가 봐도 챙기는 사람이 굉장히 많을 정도다. 그리고 가끔 술 한 잔하면 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노력도 엄청나게 하더라. 옆에서 보면 거의 잠도 못 잔다.

Q. 그렇다면 스컬에게 하하는

나 같은 경우에는 하하한테 이런 말을 한다. 만약 내가 너에게 짐이 되고 의리 때문에 함께 하는 것이라면 나는 과감히 친구로 남겠다고. 의리 때문에 함께 하는 것은 나와 맞지 않는다. 서로가 필요하면 같이 하는 것이고 아니면 좋은 친구로 지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의리로써 너무 좋은 친구지만 비즈니스까지 의리로 가는 건 맞지 않은 것 같다(웃음).

Q. 연락은 자주 하는지

연락 자주한다. 아무리 못해도 하루에 한 번? 일상적으로 꼭 연락한다. 내가 정말 자유분방한 스타일인데 한 번씩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 때 하하가 잡아준다. 그때 하하가 장문의 문자를 보내는데 내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더라. 정말 친한 친구다.

Q. 레게의 본고장 자메이카 차트 1위, 하하 씨 인터뷰 당시 모두 스컬 씨 덕분이라고 하던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하가 이야기했던 부분은 내 역할이 정확하게 있다는 것이고 서로 잘 맞아떨어져서 좋은 결과로 작용한 것 같다. 당시 섭외부터 알게 모르게 도와주셨던 분들이 많았고 특히 하하는 홍보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아서 그 덕분에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 나의 부족한 부분을 하하가 메꿔주기도 하고(웃음). 진짜 이번 여름에도 큰 그림 한번 그려봐도 될 것 같다.

Q. 자메이카 이민에 대해

그곳은 너무 위험해서 이민은 안 되고 그냥 왔다 갔다 하는 정도?(웃음)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몇 곳 정해 놨다. 태국, 호주, 쿠바 세 나라인데 쿠바는 정말 좋더라. 그리고 자메이카는 가면 영감도 얻고 좋은데 밤이 너무 무섭다.


Q. 레게 헤어는 바꿀 생각 없는지

은퇴할 때 바꿀 생각이다(웃음). 지금 내가 30대 후반인데 이 나이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별로 없더라. 지금은 우리를 찾아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지만 만약 아무도 우릴 찾아주지 않는 날이 온다면 레게 머리를 풀 생각이 있다.

그때는 일선으로 빠져서 후배들을 양성한다든지 할 텐데 일단 활동할 때만큼은 레게는 내 이미지고 상징이니깐 어떻게든 최대한 보여주고 싶다. 나도 평범한 머리로 살고 싶은데 지금은 계속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Q. 스컬에게 레게란?

운명인 것 같다. 어떠한 계기로 레게음악에 빠져서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 거 할까 생각을 했을 때도 결국 레게밖에 없더라(웃음). 요즘에는 레게에 한 평생을 바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Q. 적은 나이가 아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지금은 음악에 집중해야할 시기다. 결혼을 하게 되면 삶이 달라질 텐데 나는 아직 달라지고 싶지 않다. 이대로 지금의 삶이 좋다면 나는 싱글로서 살아갈 것이다. 이미 노후계획도 세워놨고 연애는 하겠지만 결혼은 생각이 없다. 억지로라도 결혼보다는 음악을 더 하고 싶다.

Q. 이상형

상미 같은 글래머 스타일 좋아한다. 그래서 처음에 상미를 봤을 때 내 스타일이어서 사실 친하게 지냈다(웃음).

Q. 어떤 레게 가수가 되고 싶은가

내가 쓴 문구지만 ‘한국 레게 킹’, ‘한국 레게 자존심’이 가장 마음에 든다. 솔직히 한국 레게라는 말도 내가 처음 만들었고 레게만큼은 1등, 최고라고 불리고 싶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팩트만 놓고 봤을 때 내가 1등인 것 같다(웃음). 사람들이 언젠가 한국레게 혹은 스컬을 생각했을 때 한국 레게 1등은 스컬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가수로 남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요즘 레게음악을 하고 싶다는 동생들 문의가 많이 오던데 이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들이 있더라. 힙합은 스웩이고 레게는 별로고 인기가 없을 것 같고 수입도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전혀 그렇지 않다. 모든 분야에서 1등을 하면 수입이 많은 건 당연한 거 아닌가. 레게도 똑같고 솔직히 힙합은 이제 포화상태여서 성공하기 힘들다. 레게로 와서 성공하는 길이 더 빠를 것이다. 또 스컬&하하처럼 잘하면 남부럽지 않게 벌 수 있다(웃음).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김시영
의상: FRJ Jeans, 슈퍼스타아이, 쉬즈컴잉
슈즈: 엑셀시오르, 라니아로즈
선글라스: 룩옵티컬
헤어: 보떼 101 유미림 팀장
메이크업: 보떼 101 정은주 부원장
드레드락 헤어 디자이너: 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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