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둘선이 전하는 ‘비움’의 미학

입력 2017-06-29 14:50   수정 2017-06-30 10:37


[황연도 기자] 박둘선에게 그간 모델로서 공백기를 가졌던 이유를 물었다. 그는 몸매 관리, 인간관계, 일의 흥미 저하 등 이런저런 대답들을 늘어놓더니 이윽고 “초심을 잃었던 순간부터 내 성장은 멈췄었다”며 가슴 깊숙이 묻혀있던 속마음을 꺼내 보였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촌철살인이었다.

1998년 SBS ‘슈퍼엘리트 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 내로라하는 매거진과 해외 패션쇼를 오가며 모델계를 평정했으니 대한민국 최고 톱모델 수식어가 따라붙는 건 당연지사. 그래서 오래도록 놓지 못했나 보다. 뭐든 최고여야 한다는 중압감을.

올해로 데뷔 20년 차를 맞이한 박둘선. 세월의 흐름을 타며 무겁기만 했던 마음의 무게를 한 움큼 비워낸 그는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모델 당시 고수하던 긴 머리가 짧아진 만큼 자유로워졌고 새로운 도전에 거침이 없다. 혹여 위기가 찾아와도 다시 이겨내면 그만이라는 걸 알기에.

Q. 화보 촬영 소감

사실 bnt는 온라인 화보이기에 캐주얼하고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촬영해보니 여느 유명 패션 매거진 못지않은 비주얼이라 놀랐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콘셉트

블루 컬러 대문에서 찍었던 콘셉트. 장소와 의상의 조화가 완벽에 가까웠다. 기억에 남는 스페셜한 촬영이었다.

Q. 근황

작년까진 대학 강의에 참여를 했었는데, 현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보단 내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서 잠시 쉬고 있다. 몇 달 전부터 모델로서의 삶을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예전처럼 톱모델이 되고 싶다는 게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 일을 다시 시작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요즘 방송 활동도 열심히 하는 중이고 bnt와 함께 화보 촬영도 찍게 된 것이다(웃음).

Q. KBS2 ‘1 대 100’ 가족특집 편에 출연, 오랜만에 부부동반 출연을 했다.

사실 연예인이 가족과 함께 방송에 출연한다는 건 쉽지 않은 부분이다. 나는 얼마든지 대중들 앞에 설 수 있지만 가족들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남편도 어느 순간부턴 방송에 출연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그런데 오랜만에 ‘1 대 100’에 출연했던 건 출연진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친숙한 사람들과 함께 출연하게 되면 그 시너지가 배로 커진다. 이런 걸 요즘 말로 ‘케미’라고 하더라(웃음). 아는 분들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Q. 얼마 전엔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출연했다.

출연하기 전까진 ‘과연 MC들이 진솔하게 고민을 들어줄까’, ‘다 각본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있었다. 그런데 직접 촬영해보니 진짜 리얼이라 깜짝 놀랐다. MC들이 출연자들의 고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주며 너무 길게 이어진다 싶으면 적절히 끊어주기도 한다. 어느 정도 시나리오는 있겠지만 워낙 베테랑 MC분들이라 그런지 대본대로 하지 않더라. 고민 있는 분들이 이 프로그램에 나와 얘기를 나누면 진짜 힐링이 될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는 방송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출연자들을 위한 따뜻한 프로그램이다.

Q. 모델학과 교수로 강단에 선 지 9년 차.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톱모델이 되려면 시대가 원하는 스타일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모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깨닫고 아는 것이다. 내가 교수로 강단에 서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에게 모델로서의 자존감을 심어주고 싶어서이다. 학생들이 시대가 원하는 흐름에만 맞추려고 하기보단 본인만의 개성과 아름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내가 처음 모델을 시작했을 때 딱 20%의 사람들만 내 가능성을 인정해줬다. 나머지 80%는 톱모델이 될 수는 없을 거라고 얘기하더라. 나이도 적지 않았을뿐더러 사투리가 심했기 때문이다. 나를 지지해줬던 20%의 사람들 중 한 명이 남편이다. 그들의 칭찬이 나를 키웠다. 내가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키워주려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의지가 되는지 알기에.

Q. 성적 처리 과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성적을 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성실함’이다. 그래서 출석률을 가장 많이 본다. 모델이 갖춰야 할 2가지 요소가 있다면 선천적인 끼와 성실함(노력)이다. 이 중 내가 학생들에게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성실함’을 키워주는 정도다. 모델이 되고 안 되는 건 각자의 역량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면 톱모델이 되기 위해선 타고난 끼가 필요하다. 끼가 없이 노력만으론 톱모델이 될 수 없다. 대신 중간 수준의 모델은 노력에 따라 가능하다. 나는 톱모델이 아닌 나머지 모델들이 수준을 중요시 생각한다. 신인과 중간 역할을 하는 모델의 수준이 높을 때 한국 모델계도 발전할 수 있다.    


Q. 모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

거듭 말하지만 타고난 끼와 노력이다. 어떤 직업이던 그 분야가 원하는 시스템이 있다. 그 시스템 안에 적절히 부합하는 사람이 그 분야 최고가 되는 것이다. 모델에게도 필수 기준점이 있다. 큰 키와 트렌디한 외모 등이다. 그런데 간혹 이런 틀을 깨는 인물들이 있다. 모델 배정남이 그런 케이스다. 모델치고 키가 작음에도 탁월한 끼가 그를 톱모델로 만들었다. 이런 의미에서 모델에게 외모보다 중요한 건 타고난 끼가 아닐까 싶다.

Q. 시대가 추구하는 모델상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거엔 이국적인 스타일을 선호했다면 요즘엔 얼굴이 작고 쌍꺼풀 없는 동양적인 외모를 선호하고 있다. 최근 컬렉션에 가보면 동양미를 풍기는 여자 모델들이 많고 눈에 띄는 사람들이도 많더라. 그런데 남자 모델 쪽은 연예인들이 많아서 그런지 눈에 확 들어오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남자 모델 쪽도 흐름을 확 바꿀만한 신선한 페이스가 나왔으면 좋겠다.

Q. 예전부터 모델이 꿈이었나

모델 쪽으론 전혀 생각이 없었다. 원래 꿈은 항공사 승무원이었다. 승무원을 준비하며 이곳저곳 면접도 많이 봤는데 자꾸 최종 합격을 앞두고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은 심사위원에게 왜 떨어졌는지 물어봤더니 키가 너무 크다고 하더라. 그 뒤로 이 꿈은 미련 없이 접었다. 그 뒤로 어느 날 친구의 제안으로 우연히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비록 아르바이트지만 무대에 서보니 너무 행복하더라. 그 뒤로 본격적으로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됐다.  

Q. 모델 사이에서도 ‘연습벌레’로 불렸다던데. 톱모델 자리에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노력. 모델을 준비하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워킹 실력이 많이 떨어졌었다. 그래서 집에서도 힐을 신고 다닐 정도로 하루 종일 연습을 했다. 3년 정도는 매일같이 혹독한 연습을 이어왔고 그랬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Q. 모델 서열로 따지면 장윤주와 송경아가 선배라고 하던데

맞다. 그 친구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기수는 좀 더 높다. 아마 몇 개월 정도 먼저 시작했고 연차로 따지면 1년 차이가 난다. 경아랑 윤주는 너무 착해서 선배라고 텃세 같은 건 전혀 없었다.

Q. 현재 모델 중 가장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면

윤주를 보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모델 일 뿐만 아니라 부모님께도 정말 효녀이다. 모델로서 키가 큰 편이 아님에도 타고난 끼와 노력으로 그 자리까지 올랐다. 분명 어려웠던 순간들도 있었을 텐데 잘 극복하며 이겨내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완전 대선배님들 중엔 최미애 언니가 참 멋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교수로 활동 중이며 제주도에서 카페를 하고 있다. 인생을 멋있게 사는 언니라 본받고 싶다. 남자 중엔 강동원 씨 너무 좋아한다. 지금은 배우지만 모델 활동 당시에도 톱이었다. 그분은 외모, 스타성도 뛰어나지만 성품까지 멋있는 남자다. 더 멋있는 건 내로라하는 명품 배우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겸손하고 예의 바른 성품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모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강동원 씨 팬이다(웃음). 

Q. 본인의 취향에 가장 가까운 모델은

1순위는 장윤주다. 몸매도 글래머러스해서 정말 섹시한 친구다. 그리고 워킹은 내가 본 모델들 중 최고다. 섹시한 워킹은 윤주를 따라올 자가 없을 것이다. 또 모델 김원경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그 친구 몸매 라인은 정말 예술이다.

Q. 모델 일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전해준다면

모델일 말고 다른 분야도 폭넓게 도전해보기를 바란다. 연기, 연극, 뮤지컬 등 분야가 많지 않은가. 변함없이 모델 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임하길 바란다.

Q. 한창 모델 활동을 했던 20대 시절, 몸매 관리 비용에 투자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그때 당시 여성 연예인 중 가슴 마사지 한번 안 받은 사람 없을 것이다(웃음). 한때 나도 가슴, 힙, 팔, 등 마사지 등 전신 관리에 많은 비용을 들였었다. 그런데 마사지 관리의 문제는 안 받으면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운동이다.

Q. 몸매 관리 비결

항상 1년 중 석 달 정도는 운동에 집중을 하고 나머지 기간을 쉰다. 식단 관리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자주는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한 번씩 16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는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고 있다. 16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면 다이어트 효과도 있지만 소화기관에 휴식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

Q. 외모 중 자신 있는 부위

얼굴 중엔 턱선을 좋아하고 몸매로는 팔목과 발목이 괜찮은 편이다. 팔다리가 길고 가는 편인데 모델로선 굉장히 장점인 것 같다.

Q. 반대로 콤플렉스 부위는?

힙 골격이 너무 크다. 내가 다이어트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힙 때문이다. 그래도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힙이 크면 여성스러운 매력도 커지는 거라고 생각하면서(웃음).

Q. 그동안 더 왕성하게 모델 활동을 할 수 있었음에도 공백기를 가진 이유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가 컸다. 그래서 쉬는 기간을 많이 가졌다. 그래도 지금은 여유도 많이 생겼고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게 불편하지 않다. 나이가 들고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그동안 내가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해왔는데 오히려 내가 상처를 준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기자님이 말한 것처럼 더 왕성하게 활동을 할 수 있었는데 스스로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일도 하기 싫었고, 몸매 관리도 소홀했으며 적극적이지 못했다. 결국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였다. 돌이켜보니 초심을 잃었던 순간부터 나의 성장은 멈췄던 것 같다. 당시엔 톱모델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컸던 것 같다. ‘왕년에 내가 얼마나 잘 나갔는데’라는 생각이 나를 틀 안에 갇히게 했다.

언젠가 배우 김희애 씨의 인터뷰를 봤는데 “이제는 대배우가 아닌 연기자로 살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 그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나이가 든다고 꺾이는 게 아니라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걸 깨달았다. 최고이고 싶고 톱모델로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내려놓으면 진짜 톱모델로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안 것이다. 요즘엔 정말 많이 내려놨고 모든 도전해보고 싶다. 앞으로의 활동 많이 기대해달라(웃음).

Q. 헤어스타일에 큰 변화가 생겼다. 파격적으로 투블럭 헤어를 시도한 이유는?

모델 활동 당시엔 항상 긴 머리만 고집했다. 모든 의상과 잘 어울려야 하기 때문이다. 단발은 이미지 변화에 한계가 있다. 모델 활동은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할 때쯤 머리를 커트했고, 지금은 과감하게 투블럭 헤어까지 도전한 상태이다(웃음). 커트 머리를 한 후부터 스스로가 많이 자유로워졌고 다행히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너무 만족스럽다. 기회가 된다면 삭발도 해보고 싶은데 남편이 아마 싫어할 것이다 하하.


Q. 결혼 얘기로 넘어가겠다. 프러포즈를 먼저 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사연인가

내 성격 자체가 급하고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편이다. 연애를 시작할 때 항상 3개월 만나보고 아니다 싶으면 헤어졌다. 그런데 남편과는 1년을 만났다. ‘이 사람과는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에게 ‘결혼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2년 만에 결혼을 했다. 사실 프러포즈 관련해서 후회가 많다(웃음). 여자는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땐 몰랐다(웃음).

Q. 남편분이 뒤늦게라도 프로포즈를 해주진 않았나(웃음)

그런 거 없다(웃음). 프러포즈는 아니었지만 남편이 외국에서 열심히 돈을 모아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온 적은 있었다. 그런데 디자인은 예뻤지만 내 손에 너무 컸다. 그래서 남편에게 마음에 안드니까 알아서 정리하라고 했다. 아마 남편도 기껏 사 왔는데 안 갖는다고 해서 마음이 상했던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독특한 성격이다. 그 후 그 반지에 대한 행방은 알 수 없었고 새로운 반지도 없더라(웃음). 

Q. 포토그래퍼인 남편분은 외국 생활 중이다. 함께하지 못해 외로울 때가 많겠다.

지금도 캐나다에 있다. 1년 중에 3~4개월은 같이 살고 나머지 기간은 떨어져 지내왔다. 우리 부부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없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사는 편이지만 쉽지 않은 생활이다. 내가 남편을 필요로 할 때마다 함께 있어주지 못하니까. 둘 다 외롭지만 그렇게 살기를 결정했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여전히 잉꼬부부인 이유가 장거리 결혼생활인가 보다(웃음).

그렇다. 떠나는 순간은 언제나 속상하고 타지에서 고생하는 모습을 볼 땐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서로 더욱 배려하고 사랑해주는 것 같다.

Q. 결혼한 부부들을 보면 종종 ‘자식 때문에 참는다’는 말을 하지 않는가

물론 나도 남편과 헤어지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헤어지는 걸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남편을 사랑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남편이 나를 사랑해줘서 같이 사는 이유보단 내가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헤어질 수 없는 것이더라. 수많은 부부들이 싸울 때 ‘자식 때문에 산다’는 말을 하지만 자식 때문에 사는 건 아닐 것이다. 마음 깊이 들어가 보면 남편과 살아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나는 이 사실을 발견했고 생각했던 것보다 남편을 훨씬 더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걸 인정하니 마음이 편해졌고 싸울 일도 많이 줄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평생을 함께할 사람인데 굳이 싸울 이유가 있을까 싶더라. 잉꼬부부의 비결은 상대방을 사랑하고 그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Q. 아이 계획을 갖지 않은 것에 대해 누구의 의견이 컸는가

남편의 의견이 컸다. 그러다가 3~4년 전쯤에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이미 그때는 내 나이가 너무 많았고 시도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은 둘이 의지하며 편안한 대로 살기로 했다.

Q. 요리 대한 칼럼을 썼을 정도로 음식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 같더라

사실 요리 잘 못한다(웃음). 못해서 더 배우고 싶고 관심이 가는 것 같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보니 먹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지더라. 그래서 직접 요리를 배우며 건강한 식단으로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집에서 먹는 한식들은 대부분 할 줄 알고 몇몇 외국 음식도 곧잘 한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이 있다면

노사연 언니와 친하다. 언니와 크리스천 합창단 모임을 같이 하고 있는데, 모임의 단장님이 남편분인 이무송 씨다. 그래서 남편하고 이무송-노사연 부부와 같이 모임도 자주 갖는다. 모델 중엔 송경아와 가끔 만나면서 지내고 있는 사이다. 송경아의 성격은 모델계 톱이다. 정말 좋아하는 동생이다.

Q. 박연수와 친자매설. 사연은?

그때 한 기자가 박연수(당시 박잎선)와 진짜 자매인 줄 알고 잘못된 기사를 올린 것이다. 그래서 수정 기사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그 기사를 보며 ‘기사라고 다 믿으면 안 되겠구나’ 싶더라. 박연수 씨와 안면도 없다가 그 일로 연락까지 하게 됐다. 서로 웃으면서 황당한 해프닝으로 마무리했다.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

연기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 대단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건 절대 아니다. 지나가는 모델 행인의 역할이라도 좋다. 아니면 센 이미지의 역할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떤 역할도 상관없다. 아줌마든 거지 역할이든 잘 맞아떨어질 수만 있다면 해보고 싶다. 한 6~7년 전쯤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연기 수업도 꽤 오랫동안 받았었다. 예전엔 사실 연기 제안도 간간이 받았었다. 한 번은 할리우드 영화 출연 제의도 받았었는데 겁이 나서 거절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후회가 된다. 어렸을 땐 두려운 게 참 많았던 것 같다. 지금은 연륜도 쌓였고 마음의 성장도 커졌기 때문에 무엇이던 시도해보고 싶다.

Q.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최고’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삶. 성공하고 싶다거나 톱모델로 남아야겠다는 생각보단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다시 모델 활동을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 큰데 잘 안되더라도 여전히 멋있고 성실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내가 제일 부족한 부분인데, 남녀노소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먼 훗날 10대, 20대, 70대까지 모든 세대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에 도전도 해보고 항상 노력하며 살 테니 지켜봐달라. 

기획 진행: 황연도
포토: 차케이
의상: 에트로, 마벳, CH 캐롤리나 헤레라
슈즈: CH 캐롤리나 헤레라
선글라스: 룩옵티컬
백: 볼드리니 셀레리아
시계: 오바쿠
주얼리: 도나앤디
팔찌: 티아도라(TEDORA)
헤어: 보떼101 승희 팀장
메이크업: 보떼101 서울 실장
장소: 살롱드도나 도나앤디 플래그십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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