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유일한 합격, BMW 520d를 보는 시각

입력 2017-08-07 07:13   수정 2017-08-22 17:05


 -주행중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 520d만 충족
 -독일 내에서도 정화기술 노력 인정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국내에서도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포르쉐가 주행중 질소산화물 감소를 위해 써야 하는 요소수 분사를 멈추도록 카이엔 3.0ℓ 디젤 엔진의 소프트웨어를 조작, 독일 정부로부터 판매중지를 당했다. 같은 이유로 국내에서도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벤츠도 독일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어 언제 후폭풍이 닥칠 지 알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수입 디젤차의 판매 비중도 줄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58.7%를 차지했던 디젤차 비중은 올해 7월까지 50.1%에 머물렀다. 반면 가솔린차 및 하이브리드카의 비중이 6.9%P와 1.8%P 각각 증가했다. 물론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중단으로 선택 가능한 디젤차가 적은 영향도 있으나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디젤 엔진의 불편한 소식이 선택의 장애요소로 일부 작용한다는 게 수입차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러자 최근 문제 가능성이 아예 없는 차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모든 조작이 주행중 일어나는 만큼 구입 때부터 배출가스가 적은 차를 고르겠다는 의도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 국내에서 판매중인 국산 및 수입 디젤차의 주행중 배출가스 시험을 진행했다. 당시 시험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당 0.08g 이하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해야 정상인데, BMW 520d를 제외한 나머지 19개 차종 모두가 기준을 초과했다. 일부 차종은 주행중 질소산화물이 기준보다 20배 넘게 뿜어냈고, 18대의 평균 배출량은 0.48g으로 기준의 6배에 달했다. 환경부는 이를 두고 주행 때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작동시키지 않는 것으로 추측했고, 소프트웨어 조작을 의심했다.

 결과가 워낙 참담해 오히려 0.07g만 배출해 정상 측정된 520d가 이상해 보였을 만큼 배출 과다가 일상적이었다. 나아가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정부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520d만 통과했다고 하면 특정 제품 띄우기로 오해할 수 있고, 조작으로 결론 내기에는 추가 조사가 더 필요했다. BMW코리아가 시험 결과를 대외적으로 드러내지 못한 이유도 불필요한 오해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험결과가 그렇다면 BMW는 이제 당당해도 되지 않을까. 어려운 배출가스 시험을 떳떳하게 통과해 놓고도 숨죽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독일 교통부가 실주행시험 후 내린 리콜 조치에서도 BMW는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어 배제됐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굳이 저감장치를 끄지 않아도 될 만큼 BMW가 배기가스 정화 기술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물론 기본적으로 디젤 엔진에 대한 불신이 커진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디젤 엔진의 고효율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다. BMW는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시험결과 노력을 입증했다. 곳곳에서 뭔가 잘못됐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는 이유로 까다로운 배출기준을 통과한 모범생까지 위축될 필요는 없다.  

 그래서일까. 마침 BMW그룹이 질소산화물 배출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소프트웨어를 리콜하거나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전혀 없고, 주행중에도 어김없이 요소수를 활용해 질소산화물을 정화시킨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량의 요소수로도 정화율을 높일 수 있어 요소수 탱크를 줄일 수 있었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 동안 독일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커져 눈치만 보고 있었다면 이제는 당당해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잘 한 걸 잘 했다고 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니 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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