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한계 없는 변신의 주인공들이 탄생했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의 제작보고회가 8월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 오달수, 원신연 감독이 참석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한국 범죄 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장을 연 영화 ‘세븐 데이즈’에 이어 한국형 액션 쾌감을 선사한 영화 ‘용의자’까지, 스릴러와 액션 장르에서 탁월한 감각을 선보여온 원신연 감독. 이번 영화를 기획하기까지 단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용의자’를 하고나서 깊이 있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원작을 읽는데 장르가 주는 재미와 주제의 깊이, 빠른 호흡, 휘몰아치는 구성 그리고 이 작품만의 서스펜스와 유머가 굉장히 좋았다. 영화로 안 되는 게 이상한 소설이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 오달수가 그간 볼 수 없던 새로운 얼굴로 역대급 변신을 예고한다. 이에 원신연 감독은 함께 촬영한 배우들을 향해 무한한 애정과 칭찬을 전했다.
먼저 극중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 살인범 병수 역을 맡은 설경구에 대해 “사실 이 소설을 각색하면서 캐스팅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병수 역할은 한계마저 뛰어넘어야 해서 배우가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인데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선택해주셔서 감사했다. 또 ‘절대 배우한테 배려하지마라. 작품 배려하지 말고 감독이 하고 싶은 대로 끝까지 해라’했던 말이 정말 감동이었고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평범한 경찰이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태주로 변신한 김남길에 대해서는 “(김)남길 씨 나이 대에 스타는 많지만 배우가 없다. 근데 (김)남길 씨는 스타와 배우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며, “캐스팅을 위해 김남길을 만나봤더니 눈 속에 또 하나의 눈이 있더라. 착한 눈을 지녔다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 차가움과 잔인함도 있는 눈이 매력이었다”고 극찬을 했다.
더불어 설경구는 “9년 전, ‘강철중’을 찍을 때 분장 팀들과 팔짱을 끼고 ‘누나, 누나’하면서 가는 (김)남길이의 모습이 기억난다. 이번 현장에서는 그때보다 더하더라. 스타가 됐는데도 변함없는 친구”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칭찬을 받기에 배우들의 노력은 충분했다. 설경구의 6개월간의 다이어트부터 김남길의 14kg 체중증량, 김설현의 맨발로 야산 뛰기 등 갖은 노력이 대단했다.
특히 설경구는 극중 70대 노인 병수를 그리기 위해 “특수 분장을 해도 됐었지만 내가 늙어보기로 했다. 감독님은 5,60대 정도로만 보이면 된다고 배려해주셨지만 원작에서는 70대 노인”이라면서, “6개월 동안 탄수화물을 끊고 매일 새벽 줄넘기를 하면서 체중을 감량했다. 목젖부터 늙어가더라. 보람찼다”고 밝혔다.
이와 다르게 김남길은 체중을 14kg나 증량했다고. 이에 그는 “극중 태주는 악역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애매모호한 캐릭터다. 감독님께서 화장을 하지 않은 조커를 원하셨다. 감독님과 (설)경구 선배님의 조언대로 섬뜩해 보이기 위해 살을 찌웠다. 원래 많이 먹는 편이라 평소대로 먹으면서 운동을 통해 벌크업도 하면서 체중을 증량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설현은 “평소 (김)남길 오빠는 장난도 많이 치시고 제 긴장이 풀어지게끔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시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되게 잘해주시다가 촬영만 들어가면 180도 달라지셔서 무서웠다. 촬영 이후에도 (평소 모습으로) 나긋나긋하게 웃으시면서 말씀하시는데 무섭더라”며 덧붙였다.
또한, 첫 장르에 도전하는 김설현은 ‘살인자의 기억법’을 위해 자기 자신을 내려놨다고.
“지금까지 활동을 많이 하다보니까 대중 분들이 보시기에 저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고정된 이미지는 내가 만들고 있더라. 지금까지 외면이나 내면적으로 정해놓은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루하루 도전하는 마음으로 노력했다.”
설경구, 김남길의 팽팽한 감정연기 대결에 ‘천만요정’ 오달수가 가세해 극의 풍성함을 더한다. 그는 이번 영화를 볼 예비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배우가 힘들고 고통스럽게 영화를 찍으면 보는 관객들은 재미있다는 말이 있다. 촬영 내내 다들 치열하게 준비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관객 분들에게 실망 끼치지 않는 영화가 될 것이다.”
한편,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올가을 관객들의 늦더위마저 날려버릴 강렬한 범죄 스릴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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