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차 없는 포르쉐코리아, '불통' 도마에 올라

입력 2017-08-17 07:00   수정 2017-08-22 19:23


 -대부분 차종 판매중단에도 본사 지원책 감감무소식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주력제품인 카이엔 디젤의 출고정지 조치를 내린 포르쉐코리아의 소통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판매중단이라는 큰 이슈에도 별다른 해명이 없어 소비자와 일선 판매사에 혼란과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포르쉐는 지난 7월말 카이엔 디젤 판매를 갑자기 중단했다. 독일에서 배출가스 조작장치 탑재로 인증 취소 및 리콜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국내에서 인증서류 위반으로 주력 디젤차의 인증 취소 후 이번 카이엔 디젤까지 판매를 못하게 되면서 모든 디젤차 판로가 막혔다. 이에 앞서 신차 출시도 무기한 연기되자 상당수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하면서 포르쉐 판매사들 사이에선 그 동안 누적됐던 불만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나오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형 파나메라의 사전계약을 받았다. 당시 일부 소비자를 초청해 신차 공개행사까지 여는 등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한껏 높이며 올해초 신차의 인도를 계획했다. 그러나 인증절차 지연을 이유로 판매는 1년 가까이 미뤄지고 있다. 최근에야 인증 마무리 절차에 들어선 파나메라는 4분기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계약 이탈자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과정들을 겪는 동안 보여준 포르쉐의 대응방식이다. 관련 이슈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대응하는 모든 소통을 일선 판매사에 맡겨 놓고 정작 포르쉐는 방관만 하고 있다는 것. 심지어 지난해 인증서류 오류로 마칸S 디젤, 카이엔 터보, 카이엔 E-하이브리드의 판매를 중지한 이후에도 포르쉐는 '테크니컬 캠페인' 명목으로 911, 718 스포츠카 판매를 예고도 없이 중단한 바 있다.     

 포르쉐 한 판매사의 영업담당은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판매사에서 소비자와 소통하는 건 맞지만 인증이슈 등 판매중단에 대한 모든 정보는 포르쉐만이 다 갖고 있어 판매사가 소비자에게 해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포르쉐가 중심을 잡고 판매사나 소비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고 판매사들이 이를 뒷받침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요 차종의 판매를 못하는 만큼 판매사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카이엔 디젤의 판매정지에 앞서 지난 5월에는 표시연비 제도를 이행하지 못해 현재 가솔린 제품인 마칸S, 마칸 터보, 카이엔, 카이엔S, 카이엔 GTS 등 5개 차종까지 판매가 막혀 있는 상태다. 업계는 파나메라의 인도가 최소 9월 이후에나 가능하고, 디젤차 판매재개가 최악의 경우 1~2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 판매사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
 
 앞서 그룹사인 아우디·폭스바겐의 경우 인증이 취소되자 독일 본사 차원에서 판매사 긴급 운영지원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전시장 임차료 등 운영자금 및 영업사원들의 기본급을 제공하고 있다.  


 포르쉐 관계자는 "당장 판매할 수 있는 차가 많이 부족한 만큼 신차 출시를 최대한 앞당기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소비자와 판매사 소통에 신경쓰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포르쉐코리아를 총괄하고 있는 외국인 사장의 소통능력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한 미하엘 키르쉬 사장은 전임인 김근탁 사장에 이은 두 번째 CEO로, 그 동안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커뮤니케이션에 약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와 달리 포르쉐 구매자들은 높은 브랜드 충성도만큼 의사표현이 적극적이어서 소통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며 "과거 아우디폭스바겐 사태를 떠올려 선제적으로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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