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진주 “간지러운 곳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연기 선보일 것”

입력 2017-08-28 15:13  


[허젬마 기자] “인기 비결이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언니 동생 같은 캐릭터 덕분이 아닐까요. 앞으로도 간지러운 곳 시원하게 긁어드릴 수 있는 연기 보여드릴게요”

배우 박진주가 영화 ‘써니’ 멤버 중 한명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그 영화가 그녀의 데뷔작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터. 영화에서 그가 보인 찰진 연기는 능숙함을 넘어서 베테랑 연기자와 비교해도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워 단번에 수많은 팬을 양산했다.

인상적인 데뷔를 훌륭하게 마친 이후 ‘냄새를 보는 소녀’, ‘유미의 방’, ‘질투의 화신’ 등 친숙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다작을 소화해낸 그는 현재 SBS 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에서 홍진주 역으로 열연 중이다. 그리고 곧이어 ‘써니’의 감독이었던 강형철 감독과 영화 ‘스윙키즈’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고.

생애 첫 화보를 bnt와 함께 하게 되어 너무 설렌다는 말로 말문을 연 그는 말 한마디에도 사랑스러움이 가득 배어나는 배우였다.

Q. 촬영소감

생애 첫 화보다. 긴장을 좀 하고 왔는데 다들 너무 친절하게 대해줘서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평소에는 이렇게 진한 화장을 해볼 기회가 잘 없었는데 오늘 해보니 나에게도 은근히 여성스러운 면이 있는 거 같더라(웃음).

Q. 촬영하면서 보니 흥이 많은 것 같더라

나는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어차피 매일 비슷한 일들을 하시지 않나. 나와 함께 하는 작업이 더 즐거우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Q. 근황

얼마 전 사전제작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촬영을 끝내고 곧바로 ‘다시 만난 세계’ 촬영을 하고 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촬영도 하고 있고 곧 ‘스윙키즈’ 촬영도 들어간다. ‘스윙키즈’는 영화 ‘써니’의 강형철 감독님 작품인데 감사하게도 다시 한번 저에게 역할을 맡겨주셔서 함께 하게 되었다.

Q. ‘다시 만난 세계’ 촬영장 분위기

너무 예쁜 드라마인데 만약 지금보다 여유로운 환경에서 찍었더라면 더 예쁘게 잘 나왔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사실 조금 있다. 지금은 사실상 거의 생방송처럼 진행되다 보니 여유 없이 지나가는 느낌이라 조금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배우분들 모두 하나같이 모난 사람 없이 좋은 성격들이라 서로 농담 하면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특히 이연희 씨는 정말 너무 착하다.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Q. ‘복면가왕’에서 보니 노래 수준이 보통이 아니던데

내가 봐도 잘 했던 거 같다(웃음).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불렀거든. 다시 하라고 하면 아마 그만큼 못할 것 같다.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냈다.

Q. 판소리 ‘오나라’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혹시 따로 배운 적이 있나

아니다. 그냥 흉내낸 거다. 대학교 때 놀러가서 애들이 각자 장기자랑을 하는데 나만 할 게 없더라.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손을 번쩍 들고 나가서 ‘오나라’를 불렀다. 그때 장난으로 해봤던 장기가 이렇게 쓰일 줄 몰랐다(웃음).

Q. 가수를 했어도 됐을 법한 실력이던데

원래는 사실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다. 그래서 연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을 연기과로 진학을 했고 대학 졸업 후 대학로에서 창작극을 하면서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던 중 ‘써니’ 오디션을 보게 됐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운 좋게 ‘써니’로 데뷔를 할 수 있었다.

Q. 실제 성격

밝고 재미있는 면도 있고 조용하면서 진지한 모습도 있다. 나뿐만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셨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까 다른 사람에게 사랑 받는 법을 일찍 터득한 거 같다.

Q. 평소 취미

예전에는 집순이, 게임, 남자친구가 이 세 개가 나에게 가장 큰 카테고리였다면 요새는 카페 다니는 걸 즐겨한다. 편안한 사람들과 수다도 떨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재미있더라.

Q. 이상형

일단 대화 코드가 잘 맞아야 한다. 그리고 뭐라고 설명하긴 애매한데 정말 내 눈에만 보이는 매력 포인트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땐 ‘뭐야’ 싶은데 내 눈에는 매력적인 그런 포인트들이 있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남보라와 친하고 (이)하늬 언니와 친하다. 특히 하늬 언니는 나에게 ‘너는 빛나는 보석이고 너의 재능을 썩히지 말라’고 이야기해준 적이 있는데 너무 고마웠다. ‘복면가왕’도 언니의 추천으로 나가게 된 거다. 나에겐 은인 같은 분이다.

Q. 슬럼프가 왔던 적은?

엄청 많은데 남들은 모르고 나만 겪고 지나간 게 대부분이다. 특히 작품이 끝나갈 때쯤 다음 작품이 없을까봐 많이 우울하고 힘들어했다. 그런데 이건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겪었을 거다.

Q. 자신의 연기 매력 포인트

주위에 흔히 있을 법한 사람의 캐릭터라는 거? 배우로서 뛰어난 외모는 아니지만 때론 언니 같고 때론 동생 같은 나의 캐릭터가 대중들이 보시기에 편안한 거 같다. 같은 말을 해도, 설사 그게 욕이라 하더라도 내가 하면 더 재미있게 봐주시는 거 같고(웃음). 그리고 최근 들어 느낀 건데 내가 배우지망생들에게 희망이 되는 거 같더라. SNS를 통해 나를 보며 다시 연기가 하고 싶어졌다는 메시지가 많이 온다. 정말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다.

Q. 올해로 서른이 됐다. 20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정말 다르다. 책임감의 무게도 훨씬 커지고 또 그만큼 여유로움도 생겼다. 너무 많은 감정들이 섞여서 더 재미있는 거 같다. 예전에는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써니’ 누구다” 하면서 사진 찍어달라는 상황 때문에 같이 다니는 주변 사람들이 불편할까봐 밖에서 잘 돌아다니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사진 찍어달라면 찍어 드리고 그러면 그들도 좋아하고 나도 좋더라. 나로 인해 누군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해피바이러스가 된 느낌이라 나 역시 무척 행복해진다.

Q. 30대에 이루고 싶은 것

시야가 넓어졌으면 좋겠다. 또 30대에는 좀 나를 위해 살고 싶다. 그동안은 남을 너무 지나치게 배려하는 성격 탓에 억지로 했던 행동들이 많은데 이제는 내가 행복해야 곁에 있는 사람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30대부터는 조금 더 나를 위해 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많은 사랑 주시는 만큼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활동하겠다. 여전히 많이 부족한 나이지만 넓은 마음으로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고 앞으로도 연기 연습 많이 해서 간지러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드릴 수 있는 연기 보여드리겠다.

에디터: 허젬마
포토: 김태양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강수정
의상: 루트원, 메종드맥긴, 에고이스트
슈즈: 메종드맥긴
주얼리: 필그림
선글라스: 마코스 by 모다루네쯔
시계: 오바쿠
헤어: 제니하우스 프리모 소피아 팀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프리모 이한나 실장
장소: 상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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