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안 가는 길을 걷는 ‘현아’란 유일성 (종합)

입력 2017-08-29 18:52   수정 2017-08-30 11:53


[김영재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현아가 늦여름에 돌아왔다.

가수 현아(泫雅)의 여섯 번째 미니 앨범 ‘팔로잉(Following)’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8월29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베베(BABE)’. ‘베베’는 트로피컬 느낌의 미니멀한 악기 구성과 사운드 패턴이 귀를 이끈다. 아날로그 모듈 신스를 사용해 부피감 크고 매우 진한 색감을 내도록 구성한 점 역시 돋보인다. 이 가운데 현아는 공기감 있는 랩과 보컬로써 부드럽지만 힘 있게 목소리를 전달해 현아뿐 아니라 그의 창작물도 사랑하는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현아 씨만 소화할 수 있는 메이크업이 아닌가”라는 사회자 이국주의 말과 함께 등장한 현아는 “긴장돼서 잠을 못 잤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방금 올라오는 길에 기자 분들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올라왔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 기자간담회는 처음이라서 긴장된다.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팔로잉’은 다섯 번째 미니 앨범 ‘어썸(A’wesome)’ 이후 약 1년 1개월 만의 새 앨범이다. 이미 현아는 걸그룹 포미닛(4munute) 해체 이후 발표한 ‘어썸’과 프로젝트 그룹 트리플 H의 미니 앨범 ‘199X’를 통해 과거를 지워낸 상태. 하지만 ‘포미닛의 현아’라는 잔향은 2017년까지 그를 따라다닌다. 현재 가요계에는 모두의 홀로서기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 빅뱅의 태양과 원더걸스의 선미가 컴백했고, 하이라이트 이기광은 9월 컴백 예정이다.

‘버블팝(Bubble Pop)!’에서는 ‘너에게 날 맞추진 마 / 나에게 더 바라진 마’라고, ‘빨개요’에서는 ‘잘 빠진 몸매는 내겐 풀 옵션(Full Option)’이라고, ‘잘나가서 그래’에서는 ‘내가 잘나가서 그렇지 뭐 / 내가 예뻐서 그렇지 뭐 / 다 배 아파서 그래요’라고 노래했던 현아. 이번에는 어떤 걸크러시를 보여줄지 시선이 집중됐다.

#팔로잉


이번 신보에서 현아는 직접 작사 및 음악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등 뮤직 프로듀서 현아로서 더욱 더 열정과 애정을 쏟아냈다고. 또한, ‘팔로잉’은 걸그룹 원더걸스(Wonder Girls) 싱글 ‘더 원더 비긴즈(The Wonder Begins)’로 데뷔한 현아의 데뷔 10주년 앨범이기도 하다.

먼저 현아는 “나를 믿고 따라와 주시는 분들 그리고 관심을 주시는 분들이, 뭔가 요즘 젊은 층 친구들이 ‘팔로우했어? 팔로우해줘?’라고 하는 것처럼 늘 관심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라며, “또 다른 의미로는 나를 믿고 따라와 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 담겨 있다”라고 ‘팔로잉’을 소개했다. 또한, 그는 “이번 앨범은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앨범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기자가 접한 ‘팔로잉’은 음악 앨범이라기보다 사진 앨범에 가까웠다. 총 200쪽으로 구성되었으며, 안에는 현아의 사진들이 빼곡하다. 놀라운 것은 화장기 거의 없는 현아의 사진도 포함되었다는 점. 그는 스물여섯 현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남겨보고 싶다고 밝혔다.

“자켓 사진을 노 메이크업으로 촬영 해봤다. 아예 베이스 화장을 안 하니까 잡티, 모공, 피지가 너무 디테일하게 보이더라. 그것 자체의 수수한 매력이 있어서 재미있게 작업했다.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아니고, 큰 결심을 했다. 스물여섯 살에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남겨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 앨범 자체가 나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팬 분들에게 포토 북을 선물하는 것이기에 제일 수수한 모습을 담아보고 싶었다.”

#과거와 다른


현아의 이번 컴백은 여러 모로 과거와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포토 북에 담긴 화장기 없는 얼굴뿐 아니라 현아의 ‘패왕색’ 농도 또한 현저히 줄어들었다. 뮤직비디오에서 만난 현아는 노래와 콘셉트 모두가 힘을 뺐다는 인상을 강하게 전달했다. 의례적인 군무 신 중간 갑자기 승강기를 타고 사라지는 전개는 의아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불러 모았다.

현아는 “섹시미의 절제가 아니라 사실 내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내일 다 보여드리려고 챙겨 놨다”라는 말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런 별명이 붙은 이유는 무대 위에서 3분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 앨범 활동할 때마다 그랬다. 이번 앨범 역시 수수하고 스물여섯 현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냈지만, 무대에서는 가장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아껴두었다.”

또한, 그는 “앨범 구성을 사랑에 포커스 두진 않았다. 다양한 곡을 받았고, 공감이 가는 곡을 수록했다. 타이틀곡이 아무래도 사랑에 관한 소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앨범 구성이 바뀐 부분이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다”라며, “힙합 요소가 가미된 것을 선호하고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무대 위에서 센 이미지 없이도 놀 수 있는 것을 찾아보려고 했다. 한동안 센 것만 하다 보니까 어렵더라. 그래도 신선하고 재밌었다.”

#포스트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가요계에서 여가수의 대명사는 가수 이효리로 굳어졌다. 걸그룹에서 댄스 가수로 또 싱어송라이터로 확장하는 그를 보면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의 상전벽해라는 사자성어와 함께 단어 발전(發展)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발전. 더 낫고 좋은 상태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가운데 ‘포스트 이효리’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가수는 현아다. 그 또한 포미닛을 거쳐 댄스 가수로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마침 이효리는 타이틀곡과 동명의 앨범 ‘블랙(Black)’으로 7월 컴백했던 바 있다.

현아는 이효리에 관해 “존재 자체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그런 긍정적 에너지를 정말 본받고 싶다. 예능도 다 챙겨보고 있다. 버릴 말씀이 한마디도 없더라”라고 입을 열었다. “무대에서 진솔하게 자기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본받고 싶다.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시면서, 또 행복해 보이셔서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는 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기자간담회 전날 이효리의 무대를 찾아봤다고. “어제 다시 무대를 찾아봤다. 선배님 무대가 정말 보고 싶었다. 이유 없이. 다시 또 무대를 찾아보게 되는 힘을 갖고 계시더라. 나도 열심히 노력하겠다.”

데뷔 10주년 아닌가. 현아의 가요계 후배 또한 ‘포스트 현아’라는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선배로서 후배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는 “하나인 것 같다. 자신감”이라며, “용기 잃지 않고 자신감 있게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회사에 후배 분들이 많이 계시다. 조언을 해드리고 싶지만, 각자 다른 매력이 있더라. 그래서 늘 자신감 있게 하시라고 말씀드린다. 나도 무대에서 첫 방송할 때 제일 긴장을 하는 편이다. 자신감 없게 했을 때는 무대의 내가 아닌 것 같아서 아쉬웠다. 틀려도 좋고, 실수해도 좋으니까 뭐든 자신 있게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팔로잉’ 활동을 통해서 듣고 싶은 평가나 수식어를 묻는 질문에 현아는 ‘현아니까 할 수 있는 거다’라는 타인의 칭찬을 예로 들었다. “무대를 했을 때 ‘와, 이건 너만 할 수 있는 거다’ ‘현아니까 할 수 있는 거다’ ‘가장 잘 소화해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무대가 어떨지 상상이 안 간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더라. 이번에도 역시 내 무대를 보신 많은 분들 중 한두 분이라도 ‘와, 역시 현아다’라는 말씀을 하신다면 굉장히 보람 있을 것 같다.” 이에 이국주는 “상상이 된다. ‘상상이 안 간다’라고 말하는 것을”이라고 추임새를 덧붙였다.

상상이 안 가는 것을 상상하다. 단순화시키자면 부정을 긍정하는 셈이다. 돌이켜보면 ‘패왕색’과 ‘섹시미’로 점철된 그의 첫 싱글 ‘체인지(Change)’부터 ‘베베’ 이전 ‘어때?’까지의 활동은 호와 불호가 확실히 갈렸던 것이 사실. 불호의 논리는 여성이 가진 매력의 상품화가 자칫 예술 아닌 다른 것으로의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 주 논리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현아는 스스로의 음악적, 무대적 창작물에 자신감을 갖고 그것의 유일성을 칭찬받았을 때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현아가 아니라면 상상이 안 가는 길을 그는 지금 걷는 중이다. 과연 개인의 자부심에서 파생된 것을 변질의 유무로 따질 수 있을 것인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라는 그의 말이 새삼 크게 다가왔다.

한편, 현아는 29일 오후 6시 타이틀곡 ‘베베(BABE)’를 비롯한 총 5곡이 담긴 여섯 번째 미니 앨범 ‘팔로잉(Following)’을 발표했다. ‘베베’의 무대는 30일 MBC뮤직 ‘쇼! 챔피언’에서 최초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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