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제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
-이동에 필요한 자동차는 그저 수단일 뿐
폭스바겐그룹이 제조의 강점을 활용해 미래에는 지금까지 집중해 왔던 '제조-판매'에 머물지 않고 '통합 이동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이동 서비스 부문에서 전기동력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적극 활용, 제조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폭스바겐그룹 울리히 아이크혼 R&D 총괄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장에서 국내 언론을 만나 미래에는 '이동수단'뿐 아니라 '이동과정의 편의성'도 소비자에게 중요하다는 점을 들어 폭스바겐그룹 전체가 이동에 필요한 모든 걸 통합 제공하는 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폭스바겐이 이번 모터쇼에 내놓은 자율주행 컨셉트 '세드릭'이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모터쇼 현장에서의 일문일답.
-폭스바겐이 최근 통합 이동 서비스를 추구하며 '모이아(MOIA)'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다인승 소형 전기차를 이용한 셔틀 서비스가 중심인데, 이렇데 되면 전체 차 판매가 줄지 않는지.
"(요한 융비르트 폭스바겐그룹 디지털 총괄)모이아는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다. 궁극적 목표는 이동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것이고, 그 중 하나가 대중교통 서비스다. 그래서 모이아의 타깃은 차 소유자가 아닌 대중교통 이용자다. 기존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올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선보인 세드릭 자율주행차가 2020년 상용화되는지.
"(융비르트 총괄)모든 국가 또는 도시에서 제공하는 게 아니라 우선은 제한된 곳에서 시작한다. 물론 상용화는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자율주행은 폭스바겐그룹이 제조업에서 통합 이동수단 서비스 기업으로 바뀌는 중요한 사안이다"
-세드릭은 전통적 개념의 자동차인지, 아니면 새로운 방식의 이동수단인지.
"(피터 부다 폭스바겐유럽 미래차 디자인총괄)두 가지 모두 고려해 인간 중심, 탑승객 우선으로 디자인했다. 세드릭은 인간 경험에 초점을 둔다. 자율주행은 자동차와 탑승객의 신뢰가 중요하다. 세드릭은 라운드 형태로 눈도 있고,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따라서 사람들이 믿을 수 있고 호감도 가는 최초의 차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폭스바겐그룹을 비롯해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는 내연기관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급변하면 폭스바겐의 경쟁우위는 사라지는 것 아닌지.
"(융비르트 총괄)폭스바겐그룹은 모든 카테고리를 커버하는 12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140개 국 이상에 진출해 있다. 이는 신제품 개발 후 지리적으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체질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바꾸려 한다. 이 때 오랜 시간의 제조 기반은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한다"
-세드릭은 공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는데, 대중교통의 기능을 추구한 것인지.
"(부다 총괄)아니다. 세드릭은 탑승자가 공간을 최대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래서 2인승부터 10인승까지 확장성이 뛰어나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로 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얼마나 확신하는지.
"(아이크혼 총괄)2030년까지 폭스바겐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가 전기차를 제공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일부 모델은 전기차만 생산하고, 내연기관도 주력한다. 앞으로 개발하는 기술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조금씩 늘리고 성능을 높인다. 이후 2020~2025년에는 업체 간 가격경쟁으로 인해 구매비용이 훨씬 싸진다. 이 때를 대비해 진출한다는 뜻이다. 그에 앞서 폭스바겐그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잠재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금의 상황에선 가장 이상적인 동력이다"
-전기차시장은 새로운 도전자의 진입이 내연기관보다 쉽다. 그렇다면 폭스바겐이 가진 경쟁적 우위는.
"(아이크혼 총괄)폭스바겐그룹은 지금까지 매우 우수한 하드웨어를 만들어 왔다. 가격, 주행, 소비자경험 등 모든 측면을 고려했을 때 ‘기술의 민주화’를 이뤄냈다고 평가한다. 최근 새로운 경쟁업체가 있지만 수익은 내지 못한다.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로 수익을 낼 것이다"
-자율주행 또는 전기차같은 사업은 장기전략이 요구된다. 어떤 파트너십을 구사하는지.
"(아이크혼 총괄)현재 세계 여러 정부와 협력중이다. 독일 정부와 특히 많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R&D 및 자율주행관련 윤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초 처음으로 유럽에서 레벨3 자율주행차 운행이 허락됐다. 이런 규정 개편 과정에 우리가 참여했다. 한편 어떻게 사고를 예방할 건지, 사이버 보안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등과 같은 윤리적 측면에서도 의견을 개진중이다"
-천연가스와 수소에너지는 어떻게 가져가는지.
"(아이크혼 총괄)폭스바겐그룹은 천연가스차시장이 존재하는 유럽에서 시장 2위 기업이다. 천연가스는 오염물질 및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디젤차의 대체재라고 판단해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수소는 단기적으로 좋은 솔루션이다. 하지만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수소시대도 준비는 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이 급변한다. 전기차로 일부 비중이 넘어오고 자율주행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R&D 조직 혁신도 필요하지 않는지.
"(아이크혼 총괄)현재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만 개발하는 게 아니다. 내연기관차,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등에 모두 투자해야 한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어떻게 효율성을 가질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제까지 하드웨어에만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 자율주행 및 E-모빌리티 등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모빌리티 서비스 등의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제조사마다 경쟁력은 바로 통합능력이다."
프랑크푸르트=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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