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용랑, ㎾h 주행거리(㎞), 겨울철 주행거리 적용
-제조사가 가격 낮추면 정부가 일부 지원 방안도
논란이 많았던 전기차 보조금 지급대상 기준 가운데 하나인 겨울철 주행거리가 여름철의 60% 수준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 경우 여름철 주행거리는 1회 충전 후 200㎞ 이상이어야 하며, 그 이하이면 겨울에 여름철의 70% 주행거리 기준을 맞춰야 한다. 기준을 넘지 못하면 보조금 대상에서 빠지는 만큼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22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 차등지급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배터리 용량이다. 제조사마다 크기가 다른 배터리를 탑재한 만큼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해서다. 두 번째는 ㎾h당 주행 가능한 거리(㎞)를 따진다. 내연기관차로 보면 연료효율이 우수할수록 보조금도 많아지는 구조다. 이 두 가지 기준은 현재 하이브리드카에도 적용하는 만큼 논란의 소지는 없다. 그러나 가장 갈등이 심했던 겨울철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여름철 주행가능거리도 함께 기준을 삼기로 했다. 낮은 기온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배터리의 특성을 감안하되 보조금 대상을 가급적 넓히기 위해서다.
당초 환경부는 겨울에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전기차의 불편 개선을 위해 겨울에는 여름철 주행거리의 70% 이상 주행이 가능해야 보조금을 준다는 기준을 정했다. 이 경우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전기차 대부분이 기준에서 탈락하게 돼 '국산차 밀어주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르노삼성자동차 SM3 Z.E.를 비롯해 대부분의 수입 전기차는 배터리 전기를 난방에 사용, 기온이 낮으면 평소 주행거리의 70%를 넘지 못한다. 반면 아이오닉을 비롯해 현대·기아차는 전장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 시스템에 활용, 겨울철 주행거리가 여름철의 80%에 달한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1회 주행거리가 200㎞ 이상일 경우 겨울철에는 60%에 해당하는 120㎞만 넘으면 보조금 대상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입사들이 내놓는 전기차가 대부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00㎞ 이상이란 점에서 일종의 타협점을 제시한 셈이다. 해당 기준을 적용하면 닛산 2세대 리프 EV와 BMW i3, 쉐보레 볼트(BOLT) 등 대부분의 수입 전기차도 보조금 대상에 포함된다. 게다가 새 기준은 이전에 보조금 대상 전기차로 분류된 것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아 논란은 없을 전망이다.
환경부는 기본적으로 배터리 용량과 ㎾h당 주행 가능한 효율 기준의 보조금 차등은 유지키로 방침을 정했다. 더불어 차등폭은 200만 원 정도로 보고 있다. 내년 중앙정부 보조금이 1,200만 원으로 줄어들 경우 효율에 따라 1,000만 원 또는 1,200만 원을 받는 차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환경부는 중앙정부 보조금이 아직 결정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환경부 청정대기기획과 관계자는 "내년에 1,200만 원으로 보조금이 줄어든다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연말까지 올해 수준(1,400만 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비용 문제를 들어 내년 전기차 보급대수를 3만 대에서 2만 대로 하향 조정한 만큼 올해 수준의 1,400만 원은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다.
박재용 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기재부의 전기차 보급대수 축소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전기차를 보급해야 하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기차 보급을 위해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산은 바로 세금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처럼 자동차와 기름에 많은 세금을 부과한 국가일수록 전기차 보급이 곧 세수 감소여서 보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최근 유럽과 미국, 중국 등이 앞다퉈 전기차 보급에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도 자동차와 기름의 세금정책을 면밀하게 살펴야 할 때가 왔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은 최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급격한 확대에 이어 순수 전기차가 적극 보급되는 중이다. 이들은 보조금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선택, 제조사 스스로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를 탄다는 이유만으로 보조금을 받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쏟아져서다. 박재용 소장은 "전기차 보급은 단순히 수송용 이동에너지의 변화가 아니라 수송에너지, 수송수단, 수송에너지 전달 등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어서 보급대수 늘리기가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방법부터 전달, 사용 그리고 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달라지는 것이어서 총체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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