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옷 입은 신하균의 ‘7호실’, 흥행 부진의 열쇠 될까? (종합)

입력 2017-10-16 13:17   수정 2017-10-16 17:38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신하균이 장기(長技)를 선보인다.

영화 ‘7호실(감독 이용승)’의 제작보고회가 10월16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용승 감독, 신하균, 도경수가 참석했다. 이와 관련 ‘7호실’은 신하균의 새로운 주연작이기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신하균이 극의 전면에 나서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하나씩 짚어보면 ‘흥행’이란 두 글자가 상실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을 알 수 있다.

감히 영화에 상업적 잣대를 들이대자면 그간 신하균은 ‘런닝맨’ ‘빅매치’ ‘순수의 시대’ ‘올레’ ‘악녀’ 등에서 주연을 맡았으나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브라운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MBC ‘미스터 백’은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SBS ‘내 연애의 모든 것’과 tvN ‘피리 부는 사나이’는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2000년대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였던 그는 과연 신작의 흥행으로써 그간의 부진을 달랠 수 있을까.


신하균은 ‘7호실’에서 두식을 연기했다. 두식은 망해가는 DVD방을 하루 빨리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장이다. 신하균은 “다혈질이고, 분노 조절도 안 된다”라며, “하지만 귀여운 구석도 있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소시민적 모습도 있다”라고 두식을 소개했다. 더불어 신하균은 “굉장히 현실적 이야기면서 동시에 장르적 재미가 다양한 작품이다.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신하균은 ‘7호실’을 통해 웃기고 슬픈 ‘웃픈’ 캐릭터를 관객에게 선보인다. 그리고 그는 ‘7호실’ 외에도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웃기고 슬픈 감정을 전달해왔다. 이에 관해 신하균은 “항상 웃음과 슬픔은 같이 있다. 언제나 기쁜 사람 없고, 우울한 사람 없다. 삶의 한 부분 아닌가. 그런 배역을 맡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현장에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신하균의 웃기고 슬픈 연기가 고스란히 취재진에게 전달됐다. 신하균의 연기는 어딘가 과장된 면이 있다. 매우 극적이라고 할까. 하지만 부담스럽진 않다. 신하균스러운 특징이다. 10년 전 트렌드인 DVD방을 개업해 밀린 월세 때문에 대리 운전까지 시쳇말로 뛰는 두식은 신하균만의 역할처럼 보였다.

사회자 박경림 역시 “기성복 아닌 맞춤옷 입은 느낌”이라고 그의 연기를 치켜세웠고, 신하균은 “극중 욕을 많이 했다. 평소 욕을 잘 안 하는데 시원하게 해봤다”라며 웃었다.

또한, ‘7호실’은 액션 신이 의외의 주목을 받았다. 신하균은 “합을 맞출 수 없는 액션이었다. 도그(Dog) 액션이기에 합을 맞추면 너무 이상해진다. 소시민의 어쩔 수 없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치는 액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한 번에 촬영이 끝났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몸이 안 좋아서 오래는 힘들다. 허리도 안 좋고”라며 지병 공개로 모두를 웃게 했다.


도경수는 학자금 빚을 갚기 위해 DVD방에서 일하는 알바생 태정을 스크린에서 표현했다. 가요계에서는 그룹 엑소(EXO)의 디오(D.O.)라는 이름으로, 영화계에서는 도경수라는 이름으로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는 그. 도경수는 영화 ‘카트’ ‘형’ 등을 통해 아이돌 배우를 향한 대중의 우려를 단숨에 떨쳐냈던 바 있다. 그렇기에 현장 공개된 영상에서 기자는 그의 연기 숙련도 대신 신하균과의 합(合)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브로맨스를 생각하면 뜨끈한 우정이 떠오른다. 하지만 두식과 태정은 톰과 제리 같다. 밀고 당기고, 쫓고 쫓기는. 끝을 볼 수 있는 매력을 볼 수 있을 것이다.”(도경수)

신하균이 말을 덧붙였다. 그는 “상상이 안 될 것이다”라며, “노사 관계의 케미가 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비밀을 숨겨야 하기 때문에 절대 떨어질 수 없는 묘한 케미가 있다”라는 말로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를 기대케 했다.

연출은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인정받으며 ‘상금 사냥꾼’이란 별명을 얻기도 한 이용승 감독이 맡았다. 그는 “전작이 시간을 다룬 제목이었다. 그래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DVD방이라는 폐쇄 공간에서 다양한 장르를 그릴 수 있을 듯해서 다음 영화로 ‘7호실’을 하게 되었다”라고 연출 배경을 밝혔다. 더불어 이용승 감독은 “행운도 있고, 뒤에는 불행도 있는 것 같다”라며 제목에 사용된 숫자 ‘7’의 양면성을 언급했다.


신하균은 “근래에 없던 영화 그리고 다른 영화와 차별성이 많은 영화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영화적 재미가 가득하다. 많이 기대해 달라”라는 끝인사를 전달했다. 영화가 가지는 차별성은 두 가지 결과를 이끌어낸다. 하나는 새로움에 환호하는 대중의 호응, 다른 하나는 낯섦에 부딪친 다수의 외면. 신하균이 어떤 성적표를 전달받을지 궁금하다.

한편 ‘7호실’은 DVD방 7호실에 각자의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추게 된 사장과 청년이 고군분투하는 열혈 생존극을 그린 블랙 코미디. 11월 중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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