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항소심서 신의칙 인정 기대
기아자동차가 통상임금 관련 항소심에서 승소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27일 서울 양재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기아차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통상임금 관련 질문에 답하며 "최근 타사의 (동일한 이슈에 대한) 상급심 판결을 보면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현재 연루된 여러 법적인 쟁점으로 인해 현재 공시된 비용보다 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한 본부장은 "신차 출시와 수출 물량 증대로 생산 일정이 빠듯하지만 9월부턴 특근도 중단한 상황"이라며 "임금 상승 가능성 등에 대비해 잔업을 폐지했고, 앞으로도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차종에 대해서만 제한적인 특근을 시행하는 등 노사협의를 통해 새로운 임금체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 본부장이 언급한 신의칙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를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는 민법 제2조 1항을 말한다. 신의칙은 민사법과 민사소송법 전반의 해석 등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지난 2013년 통상임금 범위에 대한 판결에서 대법원이 신의칙을 언급하면서 노동사건에서도 적용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당시 대법원 판결은 "야간·휴일·연장 근무 등 초과근로수당 산정 등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이 되기 위해서는 초과근무를 하는 시점에서 판단해 보았을 때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될 어떤 항목의 임금이 일정한 주기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급이 되고(정기성), 모든 근로자나 근로와 관련된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해당되는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며(일률성), 그 지급 여부가 업종이나 성과 기타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사전에 이미 확적되어 있는 것(고정성)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요건을 갖추면 그 명칭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이라고 명시했다.
다만 정기상여금의 경우 통상임금 지급으로 기업에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에는 신의칙을 적용해 소급분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
기아차의 통상임금 1심의 경우 법원은 "(예상치 못한 임금의 지급으로)기아차가 재정부담을 안게 되겠지만 그것 때문에 경영상의 중대한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신의칙을 적용하지 않았다.
한편, 기아차 실적 자료에 따르면 회사 3분기 매출액은 14조1,077억원, 영업손실은 4,27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1.4% 감소했다. 기아차가 분기별 영업 손실을 기록한 건 지난 2007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영업손실이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충당금 설정이다. 기아차는 지난 8월 통상임금 소송 1차 판결 결과에 따라 임금과 소송비용 등에 대비해 1조원의 충당금(손실 예상 비용)을 설정했다. 충당금 비용을 제외하면 기아차의 전년대비 영업이익 감소율은 10% 수준이다. 1분기(39.6%)와 2분기(47.6%)에 비해 실적이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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