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짝퉁부품 제조 유통업자 적발에 직접 나섰다

입력 2017-11-16 10:00   수정 2017-11-20 16:27


 현대모비스가 국내 사법기관과 자동차 짝퉁부품 합동단속을 시행해 불법 모조필터를 제조해 해외로 유통해 온 일당 등 11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수원서부경찰서, 수원지방검찰청과 협조해 올 2월부터 지난 주까지 단속을 벌였다. 검거한 16명 중 5명은 구속 기소했으며, 이 중 주모자 등 2명에게는 각각 1년6개월과 1년 실형이 선고됐다. 8명은 벌금형을 받았으며, 나머지 3명은 재판과 수사가 진행중이다.

 수사기관은 이들이 수년간 불법 유통한 모조필터가 30만여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말 정황을 포착하고 사법기관과 공조해 끈질기게 추적해 왔다. 특히 2008년 동일 혐의로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주모자가 이번에도 동업자를 모집, 불법 모조품을 러시아와 베트남 등지에 대거 유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공모자는 가중처벌을 받게 됐다.

 이번 단속에 따른 압수품은 오일필터 10만7,000여 개, 연료필터 3,000개, 포장재 8만 개와 인쇄기, 제작장비 등으로 5t 트럭 6대 분량이 넘는다. 압수품은 사건 종결 후 전량 폐기할 예정이다. 업자들이 해외로 수출한 물량 중 일부는 지난 5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세관이 적발, 현장 폐기했고 나머지 물량도 압수중이다.

 일당들은 자금 조달책, 금형 담당, 제작 담당과 수출업체 알선 담당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 제작한 내외부 포장재에는 '순정부품'이라고 인쇄했다. 순정품에 근접한 수준의 브랜드 마크를 적용하기 위해 별도 금형을 제작하고 일련번호와 바코드 등을 정밀 인쇄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불법 제조한 연료필터와 오일필터는 외견 상 비슷해 보이더라도 하자 시 운전자 안전에 치명적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예를 들어 연료필터는 정전기를 방전시키기 위한 접지단자를 두는데, 코팅이 불량한 모조품은 접지단자 부식이 스파크를 발생시켜 연료에 불이 붙을 위험이 있다. 모조 오일필터의 경우 구성부품 간 이격과 조립불량이 발생해 오일 누유로 인한 화재 발생과 엔진 고장 위험을 높인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인도, 유럽, 러시아 등 세계 전역의 사법기관과 협조해 짝퉁부품 단속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만 360여 건을 단속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최근 3년동안 현지 234개 업체를 적발하며 160여억 원에 상당하는 모조부품을 압수 폐기했다. 지난해말 베트남에서는 크랭크샤프트, 베어링,  피스톤, 클러치 등 36개 품목, 3,500여 개에 달하는 짝퉁부품을 압수하기도 했다.

 이 회사 강승철 글로벌시장관리팀장은 "이번에 적발한 모조품은 국내에도 유통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 정비 시 순정부품인지 아닌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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