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부’로 돌아온 레드벨벳...시간이 많지 않다 (종합)

입력 2017-11-16 17:18   수정 2017-11-16 20:17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레드벨벳이 컴백했다.

걸그룹 레드벨벳(Red Velvet)의 두 번째 정규 앨범 ‘퍼펙트 벨벳(Perfect Velvet)’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11월1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SM타운 코엑스아티움에서 개최됐다.

이와 관련 레드벨벳의 이번 컴백은 다섯 멤버가 2017년 발표하는 세 번째 앨범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그간 레드벨벳은 2월 네 번째 미니 앨범 ‘루키(Rookie)’를, 7월 다섯 번째 미니 앨범 ‘The Red Summer(더 레드 서머)’를 발표했던 바 있다. 2017년 세 번째 신보이자, 세 번째 타이틀곡. 레드벨벳은 또 어떤 새로움을 안길 것인가.

이날 쇼케이스는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이 사회를 맡아 시작부터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티저에 나온 부분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라며 현장에 울려퍼진 레드벨벳 신보 타이틀곡 ’피카부(Peek-A-Boo)’ 음원 일부를 언급한 후, “벌써부터 좋다. 냄새가 난다. 대박 냄새. 대박 스멜”이라는 말로 11년 차 가수의 노련한 진행을 선보이기도.


2017년 여름은 ‘빨간 맛(Red Flavor)’으로 점철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린은 “일단 ‘빨간 맛’을 정말 좋아해주셔서 이 ‘피카부’를 들고 나왔을 때 조금 부담이 됐다”라며, “그래서 우리 앨범명이 ‘퍼펙트 벨벳’이다. 업그레이드되고 완벽한 레드벨벳의 모습을 가지고 나왔다. 부담감은 있지만, 자신감도 함께 가지고 나왔다”라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또한, 아이린은 “타이틀곡 ‘피카부’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9곡이 담겼다. 그전의 레드벨벳과는 조금 더 다른, 조금 더 완벽한 레드벨벳의 모습을 볼 수 있다”라고 신보를 알렸다. 이와 관련 레드벨벳 신보는 작곡가 켄지(Kenzie), 히치하이커(Hitchhiker), 프로듀싱 팀 더 스테레오타입스(The Stereotypes) 등이 참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현장에서는 17일로 예정된 앨범 공개일보다 하루 앞서 신보 두 곡의 무대가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두 번째 트랙 ‘봐(Look)’와 앨범의 첫 트랙이자 타이틀곡 ‘피카부(Peek-A-Boo)’의 무대가 그것. ‘봐(Look)’는 펑키한 신스 사운드가 귀를 끄는 디스코 풍 댄스 곡으로, 레드벨벳은 다섯 명의 유기적이고 순차적인 안무가 돋보이는 무대를 전달했다.

이어진 ‘피카부(Peek-A-Boo)’ 무대에서 레드벨벳은 “안무가 얌전한 곡은 아니다”라는 공연 전 예리의 말처럼 격한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 번만 들어도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 위에 얹어진 가사이자 훅 ‘피카부’는 노래의 흥행을 긍정하게 만들기도. 그러나 무대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취재진은 ‘피카부’의 덜 대중적인 면을 언급했다. 확실히 ‘루키’ ‘빨간 맛(Red Flavor)’보다 덜 밝은 면은 흥행의 위험 요소다.

아이린은 “이 노래가 벨벳 개념에서 업그레이드됐기에 기존 곡과 다르게 느껴지신 것 같다”라고 ‘피카부(Peek-A-Boo)’가 벨벳의 개념에서 시작된 곡임을 알렸다. 또한, 그는 “예전에는 레드랑 벨벳을 나눠서 레드는 에너지를, 벨벳은 차분하고 여성적인 면을 보여드렸다면 어느 순간에는 구분 없이 보여드렸다. 이번 역시 레드와 벨벳을 따로 구분짓지 않고 진짜 레드벨벳을 보여드린 것 같다”라고 레드와 벨벳의 혼합을 알렸다.

더불어 조이는 “벨벳하면 ‘7월 7일(One Of These Nights)’을 생각하시고, 조용한 것을 떠올리시더라. 이번 노래는 벨벳으로 정의하지 않고, 레드벨벳으로 묶었다. 레드의 느낌도 있고 벨벳의 느낌도 있다. 그래서 ‘퍼펙트 벨벳’이다”라고 아이린 발언에 힘을 보탰다.


2017년 연이어 히트곡을 선보인 레드벨벳의 현재 그리고 사회를 맡은 입지전적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의 등장. 자연스럽게 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의 세대 교체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에 관해 예리는 “사실 우리는 소녀시대 선배님들도 계시고, 너무 많은 선배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세대 교체보다는 ‘역시 레드벨벳’이란 인식을 원할 뿐이다. 세대 교체 언급은 영광이지만, 우리가 그럴 수 있을까 싶다”라고 아이돌 특유의 겸손을 전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SM엔터테인먼트는 남성 아이돌 그룹과 여성 아이돌 그룹을 병행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펼쳐왔다. 1997년 즈음에는 에이치오티(H.O.T.)와 에스이에스(S.E.S.)가, 2007년 즈음에는 동방신기와 소녀시대가, 2012년 즈음에는 엑소(EXO)와 에프엑스(f(x))가 남성과 여성 모두의 관심을 그들 자신과 회사에 쏠리도록 만들었다.

이 가운데 구멍이 생겼다. 소녀시대 멤버 수영, 티파니, 서현이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난 것. 이로써 회사 투 트랙 전략의 한 축인 소녀시대는 현재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 사회를 맡은 태연은 레드벨벳이 끝인사를 건네자 “지금은 소녀시대”라고 모체 소녀시대만의 인사를 함께 건넸다. 이는 소녀시대 건재를 우회적으로 알린 그의 재치였지만, 그럼에도 SM엔터테인먼트로서는 소녀시대 재시동까지 걸그룹 공백을 막을 존재가 절실한 상황.


레드벨벳은 ’피카부(Peek-A-Boo)’로 레드와 벨벳이 결합된 새로움을 안겼다. 그러나 선배 그룹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을진 아직 미지수다. 물론 데뷔곡 ‘행복(Happiness)’이 나왔을 때에 비하면 다섯 멤버는 장족의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2017년 한 해 동안 레드벨벳은 세 장의 앨범을 선보였고, 단독 콘서트도 치렀으며, 일본 쇼케이스까지 해냈다. 물론 레드벨벳의 활발한 활동은 다섯이 가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회사의 결정일 테다. 그러나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이는 하루 빨리 레드벨벳의 입지를 엑소나 동방신기만큼 올리기 위한 SM엔터테인먼트의 서두름일 수도 있다.

과연 ’피카부(Peek-A-Boo)’는 레드벨벳을 성장시킬 또 하나의 히트곡이 될 수 있을까. 회사가 원하는 만큼 레드벨벳을 성장시킬 수 있는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한편 레드벨벳은 17일 오후 6시 타이틀곡 ‘피카부(Peek-A-Boo)’를 비롯한 총 9곡이 담긴 정규 2집 앨범 ‘퍼펙트 벨벳(Perfect Velvet)’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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