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소비자와 현대차가 소통하는 방법은?

입력 2017-11-28 07:00   수정 2017-11-28 14:53


 -현대차와 소비자 1만5,000명이 소통하는 현대모터클럽

 지난 25일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현대차 오너들이 결성한 동호회 현대모터클럽의 연말 송년 행사가 열렸다. 제네시스 G70 디젤 시승을 진행하고 전국 회원들이 기증한 물품으로 나눔바자회 및 경매 행사를 꾸며 복지기관에 전달할 기부금을 조성했다. 행사에는 동호회원 150여명을 포함해 가족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부모님 손을 잡고 동행한 어린이들도 눈에 띄었다. 어림잡아 70~80명이다. 그래서인지 어린이들이 애니메이션을 시청할 수 있는 JBL 영화관, 직접 건전지로 가는 자동차를 제작하는 주니어공학교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됐다. 잠재 소비자인 어린이들이 자동차와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자리였다.  

 과거 현대차 동호회를 통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해 제조사를 압박하고 뭇매를 가하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아니면 자동차 관련 물품 공동구매 등 상업적인 활동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와 제조사 간 소통을 강화하고 발전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활동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목적성을 지닌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자발적인 봉사활동, 안전운전 캠페인, 교통소외지역 환경 개선 등 건전하고 창의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번 연말 행사도 동호회원 간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자유롭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물론 이런 소통의 문화는 현대차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할리데이비슨 오너들의 동호회인 H.O.G를 연상할 수 있다. 지난 1980년 중반 할리데이비슨은 미국 내수 시장에 진입한 일본 업체들의 공세로 파산 위기에 놓였으나 1983년부터 H.O.G 동호회와 발전적인 관계를 구축해 이를 극복한 바 있다. 그만큼 충성 소비자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최근 수입차를 비롯한 완성차 브랜드가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충성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멤버십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모터클럽의 경우는 회사가 직접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알리는 게 아니라 소비자 스스로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결속력을 높이는 게 차이점이다. 물론 현대차에 대한 불만이나 결함 또한 숨기지 않고 지적함으로써 객관성을 잃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현대차는 이런 관심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신차 혹은 브랜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 의견을 경청하는 등 소통을 시작했다. 동시에 따끔한 지적을 수용하면서도 허위 사실이나 악의적 여론에는 확실히 선을 긋는다는 입장이다. 현대모터클럽 관계자는 "동호회원들이 현대차 제품이나 서비스 등에 대한 불만이 발생할 경우 따끔히 지적하고, 현대차도 과거와 달리 동호회 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면서 오해나 안 좋은 이미지들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적인 비난보다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는 것이 책임 있고 수준 높은 소비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더욱 소비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소비자와 기업 간 일방적 소통이 아닌 양방향이 될 때 양쪽 모두 '윈-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다. 여기에는 소비자들의 따끔한 충고가 분명 한 몫 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기대해 본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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