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델 이희수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살아, 나만의 스타일로 다양한 활동 보여줄 것”

입력 2017-12-08 17:56  


[우지안 기자] 모델의 활동 무대가 넓어진 만큼 소위 말해 ‘태생부터 다른’ 스펙은 물론 끼와 재능을 탑재한 모델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요즘이다. 그중에서도 트렌디한 마스크에 요즘 세대가 좋아할 요소를 골라 담아놓은 듯한 모델 이희수를 만났다.

첫인상은 영락없는 스무 살의 모습 그 자체였지만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순간만큼은 내공이 느껴지던, 현장에선 가장 어린 청년이었지만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던 그는 범상치 않았던 스물이었다.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봐야 하고 승부욕도 엄청나다던 이희수. 좋아하는 운동 이야기에는 속사포 랩을 하며 반짝이는 눈빛을 비췄고 중학교 시절에는 뮤지컬이 좋아 뮤지컬도 배웠단다.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있는 이희수의 다음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Q. 모델이라 확실히 경험은 많겠지만 그래도 화보 촬영 소감이 궁금해요.

화보 촬영은 무척 오랜만에 해요. 재밌었고 오늘 포토 실장님과도 합이 좋았던 것 같아요.

Q. 모델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브랜드 룩북 촬영으로 열여덟 살 때 데뷔하게 됐어요. 모델 일을 하기 전에는 여러 가지 운동을 했었어요. 축구 선수도 했었고 취미로 야구도 하고 농구도 했고요. 농구는 아마추어로는 시, 도 대표까지 헸어요. 저는 하기 싫은 건 절대 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워낙에 하고 싶은 걸 찾아서 하는 타입이에요. 운동만 하다 보니 집에 운동복 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몸이 커지고 키가 커지면서 옷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동네 구제 의류숍 사장님과 친하게 지내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거기서 번 돈으로 옷도 사고 그렇게 점점 관심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주변 친구들이 모델 한 번 해보라는 소리를 많이 했었어요.

학교에 모델 동아리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운동이 좋아서 1학년 때는 농구 동아리에 들어갔다가 모델 동아리에서 했던 무대를 보고 마음을 바꿨어요. 원래 농구 동아리는 한번 들어가면 못 나오는데 사정사정해서 모델 동아리로 옮기고 18살 여름 방학 때부터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모델의 꿈을 키우게 됐어요.

Q. 모델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나요?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3주간 8-10kg을 뺐었어요. 그때부터 자신감도 생기면서 막연한 확신이 들었던 것 같아요.

Q. 롤모델이 있었나요?

지금은 없지만 어렸을 때 운동했을 때도 그랬지만 딱히 롤모델을 만들진 않았어요. 뭔가 갇혀버리게 되거든요. 처음 모델 일을 시작할 때 안승준 형이랑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승준이 형을 롤모델로 삼았어요(웃음). 톱모델이랑 닮았다는 건 정말 좋은 말이잖아요. 지금도 굉장히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Q. 실제로 보고 닮았다는 생각을 했나요?

아카데미 다닐 때 끝나고 밖으로 나갔는데 승준이 형이 있더라고요. 그땐 팬이라며 사진 찍어 달라고 했었죠(웃음). 그때는 둘이 형제 아니냐는 말을 들었어요. 지금은 좀 달라진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주변에서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Q. 좋아하던 운동을 그만두고 모델 일을 하게 된 거잖아요. 운동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후회는 없어요. 지금도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기 때문에. 돌아가라고 하면 돌아갈 수도 있어요. 운동도 모델만큼이나 제가 사랑하는 거니까요. 저는 운동 없이는 못 살아요.

Q. 그럼 지금은 어떤 운동해요?

지금은 취미 삼아 하고 있는데 동네 수영장에서 자유 수영도 하고 일요일마다 축구를 해요. 팀퍼스트 축구팀의 주장이자 골키퍼를 맡고 있어요. 시간 될 때마다 꼬박꼬박 나가고 있어요. 농구도 동네에서 한 번씩 아는 형이랑 하고요. 또 겨울 시즌에는 스노보드도 타야 해요(웃음). 


Q. 모델 활동 3년 차,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시간이 있다면

많은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첫 월급을 받았을 때도 굉장히 짜릿했어요. 적은 돈이었지만 희열감이 있어요. 그 때 받은 돈은 아직도 안 쓰고 있어요. 기념으로 따로 빼놨어요. 비상금 일 수도 있고요(웃음). 그리고 데뷔 쇼가 기억에 남아요. 문수권 쇼였거든요. 쇼에 서고 해보고 싶었던 매거진에서 화보 작업도 여러 번 했어요. 매순간 다 기억에 남지만 데뷔 무대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Q. 기억에 남는 촬영은요?

남산에서 화보 촬영을 한 적이 있어요. 산 위로 올라가서 낭떠러지 앞에서 한겨울에 촬영했던 적도 있고 대관령 꼭대기에서 촬영했던 적도 있고요. 아찔하고 극한의 순간이었던 순간이 아무래도 오래 기억에 남네요. 고생한 만큼 결과물도 다 좋았던 것 같아요.

Q. 해보고 싶은 촬영

제가 가진 재능을 살려서 촬영해보고 싶어요. 스노보드는 초등학생 때부터 탔었고 고등학생 때부터는 혼자서도 다녔으니까요.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탔기 때문에 셀프 영상도 찍을 수 있는 실력이라고 자부하거든요. 자신 있습니다(웃음).

Q. 친하게 지내는 모델은 누가 있나요?

형들이 많아요. 제가 시작했을 당시에는 동갑내기 친구들은 별로 없었어요. 촬영하면서 만나 친해진 형, 누나가 많아요. 동생들도 많고요. 윤정재 형, 승준이 형 등등 많아요. 지금 자취를 하고 있어서 동네에 있는 모델들이랑 자주 만나요. 사람 만나는 걸 워낙 좋아하거든요. 

Q.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더라고요. 평소에도 연기에 관심이 있었나 봐요?

중학교 때 잠깐 뮤지컬을 배운 적이 있어요. 뮤지컬 배우가 하고 싶었거든요. 솔직하게 말하면 공부는 소질에 안 맞았고 예체능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지금 하고 있는 모델 일도 그렇고 운동하는 것도 표현하는 것에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표현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촬영할 때도 수월하게 했던 것 같아요. 스태프분들과도 지금까지 연락도 하고요. 저에게는 첫 번째 뮤직비디오였기 때문에 특별했던 경험이에요.

Q. 앞으로도 연기는 꾸준히 해볼 생각인가요?

생각이 없지는 않아요. 어떤 일이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어요. 

Q. 모델일 하면서 힘들었던 적도 많았겠죠?

누구나 그렇겠지만 매 순간이 힘들 때가 있잖아요. 힘들면 힘든 대로 그러려니 하려고 해요. 저는 끝난 일에 대해서 뒤는 안 돌아보거든요. 근데 혼자 앓기도 해요(웃음). 그걸 아는 사람들은 술 한 잔 하자며 위로해주고 그러죠.

Q. 술도 잘 마시나 봐요?

상대방 주량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정확한 주량은 모르겠어요(웃음).

Q. 체중관리는 어떻게 해요?

촬영할 때나 쇼에 설 때는 무작정 안 먹었어요. 원래 먹는 걸 좋아해서 먹방 BJ 만큼 먹었었거든요. 먹다 안 먹다 하다 보니 위가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건강이 악화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더 먹고 싶어도 참거나 스스로 관리를 해야 된다고 느껴서 평상시에 조절하려고 하고 있어요. 

Q. 최근 관심사는 뭔가요?

당구요. 한번 빠지면 스스로 만족감을 가질 정도의 위치가 돼야 되거든요. 제가 스포츠 채널만 보는데 운동에 관한 건 다보는 것 같아요. 특히 축구는 전 세계 리그를 다 봐요. 혼자 치맥 하면서 TV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죠. 볼링은 아마추어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Q. 관심사가 참 다양해요. 모델이 안됐다면 희수 씨는 뭘 했을까요?

부상 때문에 운동선수는 힘들었겠지만 아마 체육 업계에서 일하고 있지 않았을까요(웃음). 트레이너도 될 수 있고 물리치료사도 있고요. 이것도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어요.

Q. ‘마이 리틀 텔레비전’으로 방송 첫 출연도 했던데요.

조용히 등장했었는데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었죠. 지우고 싶은 과거입니다(웃음). 

Q. 그럼 혹시 출연해보고 싶은 다른 프로그램이 있나요?

TV프로그램보다는 라디오에 욕심이 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라디오 듣는 걸 되게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옛날 노래를 좋아하나 봐요.


Q. 스무 살, 해보고 싶었던 것들 중에 가장 재밌었던 기억이 있다면요?

가족들이랑 다 같이 술 마셨을 때요. 아빠랑 저는 둘 다 취할 정도로 마셨거든요. 그때 정말 재밌었어요(웃음).

Q. 이렇게 인터뷰를 해보니 보통의 스무 살보다는 성숙한 느낌이에요.

저는 좀 더 어리광 부리고 싶은 게 있어요(웃음).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다 보면 애늙은이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Q. SNS를 보니 소녀 팬들이 참 많던데요. 매력 포인트가 뭔가요?

저는 잘 몰랐는데 제가 코를 자주 찡긋하거든요. 코가 간지러울 때 하는 액션인데 팬분들이 그 모습을 좋아하시더라고요. 아마도 이거랑 눈웃음이지 않을까요(웃음).

Q.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몇 명은 이름도 외우고 있어요. 저는 팬들과 뭔가 애증의 관계가 있거든요(웃음). 팬들과 편하게 지내고 싶어서 제 방식대로 표현을 하거든요. 한 번은 부평에 쇼핑을 하러 갔다가 팬분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도 기억이 나고요. 팬카페를 만들어줬던 누나도 기억에 남고 저도 잘 기억 못했던 데뷔 기념일 같은 걸 챙겨주는 팬들에게는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Q. 서보고 싶은 쇼

드리스 반 노튼 쇼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마르니도 그렇고요. 저만의 생각이지만 브랜드랑 저의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Q. 해외 진출 계획은 있나요?

이것 또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가고 싶죠.

Q. 이상형은 어떻게 돼요?

연상을 좋아하고 머리가 긴 여성분을 좋아해요. 연예인 중에서는 선미 씨가 이상형이에요. 저는 눈을 굉장히 중요시하게 생각하거든요. 눈을 보고 꽂히는 거 같아요. 화장 안 했을 때 초롱초롱한 느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또 취향 적으로는 취미가 맞으면 좋겠고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니까 같이 즐길 수 있으면 아무래도 좋겠죠.

Q. 희수 씨만의 스타일링 팁이 있나요?

기본적인 옷들로 레이어드하는 스타일을 즐겨 해요. 저랑 어울리는 스타일이나 핏을 찾아서 매치하는 걸 좋아하고요. 셔츠 하나만 입으면 평범하니까 셔츠를 두 개를 입는다던지. 이너로 헨리넥 셔츠를 입고 아우터의 개념으로 오버사이즈의 셔츠를 매치해 심심함을 덜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Q. 쇼핑은 어디서 해요?

편집숍을 좋아해요. 최근에는 일본에서 쇼핑을 많이 했는데 캐리어를 싹 비우고 갔다가 꽉 채워서 돌아오기도 했어요(웃음).

Q. 박소담 닮은꼴

언제가 한 번 들었던 적이 있는데 제가 봐도 닮았더라고요. 한번 만나서 같이 사진 찍어보고 싶어요.

Q. 희수 씨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이 있는 사람. 친근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오. 같이 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눠도 제가 하는 말들이 허공에 머무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모델 이희수에게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앞으로도 저만의 스타일로 열심히 활동할 테니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에디터: 우지안
포토: 권해근
의상: FRJ Jeans, 디그낙, 문수권, 로켓런치, 옥토버써드, 피스비사라
슈즈: 에이레네
주얼리: 만치노(MANCINO)
선글라스: 프론트(Front)
마스크: 르마스카
헤어: 쌤시크 비비안 디자이너
메이크업: 쌤시크 오모레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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