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 IVI 플랫폼 '어웨이'로 커넥티드카 서비스 시작
-네이버 로그인하면 각종 정보 차 안으로 불러와
공유경제가 사회 곳곳에 자리 잡는 모습이다. 소비자들도 이제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문화에 익숙하다. 그런데 사용자 경험이 쌓이면서 커져 가는 불만도 있다. 빌려 쓰는 물건은 결국 남의 물건이다. 매번 물건을 바꿀 때마다 나에게 필요한 세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쉽게 해소할 수 없다. 또, 카셰어링이나 렌터카 등은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편의 품목을 최소한으로 갖춘 '깡통차'가 다수를 차지한다. 평소 편리하게 이용하던 기능들이 빠져있을 때 소비자는 생각보다 큰 불편함을 느낀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말이 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길 원했던 그린카,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 네이버랩스는 카셰어링 분야에서 이해관계가 합치되는 지점을 발견했다. 네이버 이용자가 온라인 상에 갖춰 놓은 이용 환경을 자동차 안으로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올해 8월 그린카가 운영 중인 자동차에 보급되기 시작한 단말기 '어웨이'의 탄생 배경이다. 어웨이가 장착된 현대차 아반떼를 이용하며 단말기의 여러 기능을 체험해봤다.
-음악, 스포츠라디오 목록, 길찾기 목록 등 불러오기 가능
-음성인식 탑재한 스마트 내비게이션도 인상적
그린카 앱을 통해 어웨이가 장착된 차가 배치된 주차장을 찾았다. 앱 상에서 파란배경 원형의 'A' 마커가 표시되는 곳을 찾으면 카셰어링 이용 시 어웨이가 탑재된 차를 예약할 수 있다. 미리 설명을 들은 대로 예약 시 네이버 아이디를 연동한 후 차에 올랐다. 시동을 걸자 단말기도 함께 활성화됐다. 디스플레이는 센터페시아 중앙 상단에 장착돼 있었다. BMW 디스플레이 화면과 비슷한 위치다. 화면 비율은 24:9로 휴대용 태블릿 PC와 비슷한 크기다. 터치와 음성인식으로 각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어웨이는 AUX 단자에 맞물려 사용한다. 기존 라디오나 내장형 내비게이션 사용엔 제약이 있다.
어웨이의 기능은 크게 네 가지다.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경제운전 알림, 카셰어링 이용 팁 및 요금 확인 등이다. 이 가운데 앞에 세 가지는 네이버의 온라인 정보와 연동 가능하다. 평소에 네이버뮤직, 네이버맵, 네이버스포츠 등을 이용했던 사람이라면 어웨이가 반가울 수 있다.
안전한 장소에 정차 후 몇가지 기능들을 숙지했다. 인포테인먼트의 경우 평소 이용하던 네이버 뮤직의 음악 리스트와 스포츠 라디오 채널 목록 등을 그대로 불러올 수 있다. 자주 듣던 음악을 휴대전화 연결 없이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빌려 쓰는 차가 익숙한 사람에게 개인 공간으로 바뀌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휴대전화 연결 없이 이 같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개인 음악 리스트 외에 최신 인기가요나 시간대별, 장르별 맞춤식 음악 리스트도 제공한다. 더 반가운 점은 음원 사용이 무료라는 것이다. 평소에 리스트에만 올려놓고 '1분 미리듣기'만 설정했던 곡도 별도의 비용 없이 풀 버전을 들을 수 있다. 평소에 네이버뮤직 외 타 음악포털을 이용하는 소비자여도 네이버에서 음악리스트를 만들어 놓으면 차 안에서 무료로 전부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반응속도나 음성인식 수준이 상당했다. 평소 네이버맵에서 검색했던 장소 검색 리스트를 불러올 수도 있고, 음성명령으로 목적지를 입력할 수도 있다. 특정 장소명을 말하는 것은 물론 '근처 가까운 주유소'나 '방송에 나왔던 맛집' 등 복합적인 명령도 무난하게 인식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용 후 반납 시간이 다가오면 알아서 차고지까지 이동경로를 제안하고, 연료가 적게 남아있을 경우 중간 도착지로 주유소를 추가한 후 경로를 수정 제안하는 등의 기능도 편리했다.
운전습관을 기록, 경제운전을 도와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급가속, 급제동 빈도 등을 통해 운전습관을 점수로 매겨 보여준다. 이용 시 약속 시간이 빠듯해 차를 평소보다 조금 거칠게 몰았다. 디스플레이 상 점수는 62점, 급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받았다. 간단한 점수와 코멘트만 표시되는 것 뿐 이지만 마치 게임에서 고득점을 노리는 것처럼 운전에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카셰어링 이용 안내 서비스도 유용했다. 카셰어링 이용 요금은 이용 시간과 주행거리에 따른 유류비로 구성된다. 이용 시간은 예약 시점에서 이미 정해지기 때문에 소비자가 곧바로 알 수 있지만 주행거리에 따른 요금은 정확히 확인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어웨이는 주행거리와 주유비에 따른 이용요금을 계산해 실시간으로 이용자에게 보여줬다. 잘 모르고 요금을 내는 것보다 어느 정도 확인한 상태에서 지갑을 여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간단한 기능으로 이용자 불편 해소
-연말까지 1,000대 보급...만족도 높아
일정을 마치고 차고지로 돌아가는 길, 퇴근 시간에 맞물려 정체구간에 발이 묶였다. 약속했던 시간이 채 10분도 남지 않았지만 남은 거리는 10㎞ 이상, 주행속도는 느렸지만 주행 중 스마트폰을 꺼내 예약갱신을 하기엔 번거롭고 위험했다. 어웨이는 차 안에서 예약 변경 및 연장 기능도 제공했다. 안전하게 이용 시간을 30분 연장한 후 무사히 정해진 차고지에 차를 반납할 수 있었다.
8월 보급 당시 200대로 시작한 어웨이는 연말 1,000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이용자 내부 조사 결과 만족도가 높았다는 게 그린카측 설명이다. 해당 단말기가 장착된 차라고 해서 추가 요금을 받는 것도 아니다. 간단하지만 필요한 기능, 평소 불편했던 점을 보완해주는 기능들을 탑재해 카셰어링 이용 만족도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도란 생각이 들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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