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CES 현장에서 변화 속도 실감
-마차 시대, 자동차로 대체되는 현상과 비슷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이 IT와 접목되는 자동차 변화 속도에 대해 속내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특히 현재 자동차의 변화 속도는 과거 말(馬)을 밀어낸 차(車)의 급속한 확대 수준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도 변화에 뒤지지 않도록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업과 협업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략도 드러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확실한 보안 대책이 필요하고 조직 또한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에서 열린 2018 CES 현장에서 한국 언론과 만난 정의선 부회장은 CES를 매년 찾는 이유로 새로운 기회 발굴을 꼽았다. 규모를 떠나 로봇,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 실제 4년째 CES를 온다는 정 부회장은 "4년 사이에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보이지 않지만 진화는 분명하다"며 "앞으로 몇 년이 지나가면 과거 CD가 없어진 것처럼 자동차 부문에서도 상당히 많은 부분이 바뀔텐데, 이 때의 속도는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말이 없어진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자동차 패러다임이 바뀌는데 현대차가 보완해야 할 것은
"내연기관에서 배터리 전기차, 수소전기차로 가면 우선 일하는 방식이 달라질 것이고, 이는 경쟁사도 마찬가지다. 결국 누가 먼저 하느냐가 생존의 문제로 직결된다. 그래서 ICT 기업보다 훨씬 ICT 같은 기업이 돼야 한다. 내부적으로 힘든 과제지만 의사 결정 속도 방법 개선 등 기회는 많다"
-미래 관점에서 토요타는 모빌리티 서비스로 영역을 넓힌다. 포드와 GM도 공유기업에 많은 투자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내부적으로 파트너 만들고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물론 계속 사람도 만나고 있으며, 자율주행도 준비한다. 그런데 하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운송 분야는 제조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는 게 기본이다"
-자율주행에서 경쟁 브랜드에 비해 현대차의 장점은 무엇인가
"연구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연구에만 집중하도록 바꾸고 있다. 그럼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지만 결국 사람이 만든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간을 연결할 때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친환경차의 화두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의 경쟁이다
"고체 배터리가 나와도 1회 충전에 1,000㎞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수소차는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는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 (양웅철 부회장) 수소 전기차는 해외 중심으로 우선 전개한다. 북유럽은 이미 쉘(Shell) 같은 정유사나 가스회사가 수소충전소 구축에 노력한다. 사실 수소차는 닭(수소차)과 달걀(충전 인프라)의 문제다. 그래서 인프라가 그나마 나은 해외부터 시작해 차차 국내로 확산할 것이다.
-지난해 중국이 어려웠다. 올해는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해 11월부터 정상화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연간 90만대, 잘하면 100만대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시장에 대한 생각은
"법인세 내린 것이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실 미국은 지금 공급 과잉이다. 그럼에도 혼다와 스바루 사이에서 현대차가 조금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 올해 엘란트라 후속과 투싼, 싼타페 등의 반응이 괜찮을 것 같다. 또한 새로운 인물이 조직을 맡은 만큼 잘해 나갈 것이다"
-고성능 차에 관심 많은데
"고성능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로망이 있다. 전기차 시대가 열려도 고성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마차 끄는 말만 필요한 게 아니고 잘 달리는 말도 필요하다. 고성능에서 품질을 검증한 후 확대하면 기술적인 경쟁력은 해결될 것이다"
-급격한 친환경 전환에 대해 협력사들의 고민이 많다
"고민될 것이다. 친환경차로 가면 생존 문제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협력사에게 빨리 전환하라고 메시지를 던지는 중이다. 그나마 협력사도 2-3세 생각들은 달라 다행이다. 하지만 너무 급격히 가지는 않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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