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비로 차 고칠 때 대체부품 쓰면 돈 준다

입력 2018-01-23 09:39   수정 2018-01-24 22:58


 -보험업계, 품질인증 대체부품 사용 특약 신설
 -자차 보험 수리시 적용...조건 따져봐야

 금융감독원이 자동차보험 품질인증 대체부품 사용 특약을 개발하고 오는 2월부터 적용한다고 22일 밝혔다.

 '대체부품 특약'은 금감원과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등이 공동 개발했다. 자동차사고로 자신의 차를 수리할 때 OEM 부품 대신 인증부품을 쓰면 부품가격 차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게 골자다. 그 동안 '순정부품'으로 통용되던 OEM 부품보다 가격이 싸고, 품질도 인정받은 대체품 사용을 늘려 보험사 및 소비자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다.

 적용대상은 자기차손해사고로 차를 수리하는 경우다. 소비자가 품질인증 대체부품을 선택하면 OEM 부품 가격의 25%를 현금으로 지급한다. 단독사고, 가해자 불명사고, 일방과실사고 등에 적용하며 쌍방과실이나 대물사고는 제외한다. 자차담보에 가입하면 별도 보험료 부담없이 자동 가입되며, 자기차 손해 사고 발생 시 소비자가 적용 유무를 정할 수 있다.

 품질인증 대체부품은 자동차관리법 제30조의 5 등에 따라 자동차제조사에서 출고한 신차 부품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인증받은 부품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인증을 마친 대체부품은 620개에 달한다. 대체부품은 OEM 부품 대비 가격이 30~50% 이상 저렴하지만 품질은 동등하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OEM 부품이 '순정부품'으로 불리면서 대체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낮았다. 정부에서는 품질인증 대체부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중소기업 지원 및 대체품시장 활성화를 위해 부품가격 일부를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물적담보 보험금 중 부품비 증가울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보험료 인상요인이 되고 있다. 사고 1건 당 부품비는 2014년 47만5,000원에서 2016년 52만7,000원으로 매년 4.4%씩 오르고 있다. 해외에서는 자동차 수리 시 대체품 이용이 활성화돼 있는 만큼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대체품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보험수리에 사용하는 부품 중 20%가 대체부품이다.

 모든 상황에서 대체부품을 적용할 순 없다. 우선 국산차의 경우 특약 시행 초기엔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국산차는 품질인증 대체부품의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은 현대모비스 등 OEM 부품사의 장기독점이 법적으로 보호돼서다. 보험개발원 등은 국산차에도 대체부품 적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산업계와 마찰이 예상된다. 보험개발원이 정한 ‘경미 손상’에도 지급을 제한한다. '경미 손상'은 부품 교체가 아닌 복원수리만 보험금 지급이 가능해서다. 기준은 보험개발원 홈페이지(www.kidi.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쌍방과실이나 대물사고 등도 특약을 적용하지 않는다. 해당 사고의 경우 이해관계자가 가해자와 보험사, 피해자 등으로 자차손해(가입자와 보험사)보다 복잡해 기존 기준을 유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에선 해외와 달리 품질인증 대체부품이 활성화되지 않아 OEM 부품 위주의 고비용 수리관행이 고착화돼 있다"며 "소비자가 값싸고 품질은 동등한 부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보험료 인상요인도 줄이기 위해 이번 특약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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