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과 섬뜩함 모두 갖춘 강동원의 ‘골든슬럼버’ (종합)

입력 2018-02-07 17:36  


[임현주 기자/ 사진 조희선 기자] 한순간 암살범이 된 강동원의 도주극이 시작된다.

영화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 언론시사회가 2월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강동원, 김의성, 김성균, 김대명, 노동석 감독이 참석했다.

‘골든슬럼버’는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건우(강동원)의 도주극을 그린 작품. 일본 소설가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재탄생한 영화다.

이날 노동석 감독은 ‘골든슬럼버’를 연출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김건우라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강동원이 택배원을 한다고 했을 때 평범한 느낌이 날 수 있을까 싶었다. 의외로 동원 씨한테 소탈한 감정이 있더라. 아직도 기억나는 게 친구한테 사기를 당했던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 모습에서 건우가 보였다. 그 모습을 영화에 잘 녹이는 게 숙제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동원은 극중 건우가 실제 자신의 사연이었다면 어땠을지 묻는 질문에 “건우보다는 조금 더 슬기롭게 대처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국가와 타협하지 않고 도망치면서 최대한 진실을 밝히려고 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는 건우가 도망칠수록 더 큰 위험에 처하는 친구들의 존재와 그들의 갈등은 새로운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와 관련해 강동원은 “제가 건우 친구의 입장이었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 같다. 극중 친구들이 너무 소극적”이었다며 귀여운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영화에는 건우와 같은 외형을 가진 실리콘이라는 인물이 함께 등장한다. 강동원이 첫 1인 2역 연기에 도전한 것. 이에 강동원은 “(실리콘 역이) 조금 더 섬뜩해 보이길 원해서 특수 분장 쪽에 힘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석 감독은 “동원 씨 얼굴의 좌측과 우측 느낌이 다르다. 그 느낌을 살리려고 해서 우측은 실리콘, 건우는 좌측을 사용해 부드러운 느낌과 날카로운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광화문 세종로 한복판에서부터 홍제천의 지하배수로에 이르기까지 지상과 지하를 넘나들며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볼거리를 완성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주요 번화가에서 펼쳐지는 도주신과 추격신으로 스토리에 생동감을 더한다.


그간 많은 액션을 소화했던 강동원이지만 촬영하면서 쉽지는 않았을 터. 이와 관련해 강동원은 “많이 뛰긴 했지만 액션보다 힘들었던 것은 많은 인파에서 촬영했을 때였다”며,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행인들도 많이 다니는 상황이었다. 그 속에서 갑자기 훅 나와 연기를 해야 하는데 지나가시는 분들도 당황해하고 연기를 해야 하는 저도 민망했던 촬영이었다”고 의외의 답변을 전했다.

‘골든슬럼버’는 권력에 맞서는 건우의 성장과 변화가 드라마의 중심축이 되어 극을 이끈다. 여기에 학창시절 밴드를 하며 우정을 쌓았던 친구 금철(김성균)과 동규(김대명), 선영(한효주) 그리고 무열(윤계상)이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나는 영화의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강동원은 “함께 촬영한 신은 짧아서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해 즐겁게 찍었다. 영화를 찍기 전 경기도 근처로 워크샵을 갔었다. 맛있는 것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예전에는 그런 소풍을 많이 갔었는데 오랜만에 가서 즐거웠다”며 함께 연기한 상대배우를 향해 애정을 보였다.


더불어 영화는 비틀즈의 ‘골든슬럼버’, 신해철의 ‘그대에게’ ‘힘을내’ 등 시대를 대표하는 국내외 명곡들이 어우러졌다. 비틀즈 해체 직전 폴 매카트니가 멤버들을 위해 만든 곡이기도 한 ‘골든슬럼버’가 삽입되어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의 고유한 정서와 감성을 담아내는 주요한 장치가 됐다.

이와 관련해 노동석 감독은 “원작이 일본이라 한국판으로 찍기 전 우리 관객들이 보고 공감이 가는 것이 먼저였다”면서 “신해철 선배님의 곡 삽입과 서울을 대표하는 여러 번화가를 배경으로 찍은 것이 그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특별하게 신해철 곡들로 배경음악을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 이에 노동석 감독은 “영화를 찍으며 건우가 사건을 해결하는 라인과 친구들이 옆에서 보는 감정의 라인 등 발란스의 조화가 제일 어려웠다. 이 친구들의 감정과 추억들을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빨리 공감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까 답은 음악이었다. 청춘, 추억 등의 키워드와 어울리는 곡 중 신해철 선배님의 음악이 딱이었다”고 전했다.

금일(7일) 현장에 있던 배우들은 ‘골든슬럼버’를 보고 나면 지난날들을 추억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거라 입을 모았다. 이처럼 감성과 온기가 공존하는 영화 ‘골든슬럼버’는 2월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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