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에 이어 프로톤, 로터스, 벤츠까지 손 뻗쳐
-플라잉카, 카셰어링 등 전방위 모빌리티 영역 확장
중국 지리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가 속한 다임러그룹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에 볼보차와 로터스에 이어 벤츠까지 영역을 확장한 지리가 폭스바겐그룹과 토요타를 견줄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리 회장 리수푸는 총 90억달러(9조6,669억원)를 투입해 다임러그룹의 지분 9.95%를 획득, 6.8%의 지분을 가진 쿠웨이트 국부펀드를 제치고 다임러의 최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볼보와 로터스 등을 거느린 지리는 벤츠의 전기차 기술까지 습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립 21년째를 맞이한 지리가 단기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볼보차 지분 100%를 17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2013년에는 영국의 런던 시내 택시인 '블랙캡'을 생산하는 망가니즈 브론즈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 완성차 업체 프로톤 지분 49.9%를 사들였으며 곧바로 프로톤의 모기업인 영국 스포츠카 제조업체 로터스 지분 51%를 매입했다. 이어 지난 12월에는 볼보의 상용부문인 볼보AB에 39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또 볼보차와 합작해 만든 고급 브랜드 '링크앤코'도 선보이며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링크앤코는 지난해 중국을 시작으로 유럽, 미국에도 선보여 향후 5년 내 연간 50만 대를 생산할 방침이다. 판매는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등을 통한 온라인 직판을 도입해 유통비를 절감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이외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플라잉카' 제조업체인 미국의 테라푸지아도 품었다. 테라푸지아는 5명의 MIT 공대 졸업생이 2006년 설립한 회사로, 내년부터 양산형 플라잉카를 내놓는 데 이어 2023년에는 세계 최초의 수직 이착륙 비행자동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2020년부터 세계 곳곳의 상공과 지상에 플라잉카 상용화가 시작될 전망으로 글로벌 스타트업뿐 아니라 항공기, 완성차. 카셰어링업계까지 플라잉카 개발을 위한 투자와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자율주행과 공유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지리는 볼보차를 통해 세계 최대 공유 업체인 우버에 2019년부터 3년간 자율주행 SUV 개조한 모델을 최대 2만4,00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총 10억달러 규모이며 자율주행차 공급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지리는 중국 내에서도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판매는 125만1,656대로 2016년(77만8,896대) 대비 60% 이상 급증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3.3%에서 5.1%로 늘어났다. 지리차의 전신은 1986년 리수푸 회장이 공장장으로 근무한 냉장고 부품 업체다. 자동차 부문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리 회장은 1997년 도산한 국영자동차 공장을 인수하며 중국 최초 민영 자동차기업인 지리자동차를 설립했다. 이후 1998년 소형밴을 시작으로 2002년부터 승용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 때 국내에 수출 전용 생산 공장 건립을 타진하기도 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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