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안 기자] 정채연은 예뻤다. ‘엔딩 요정’답게 무대 위에서는 반짝반짝 빛이나 예뻤고 연기하는 모습에는 호평이 넘치는, 외모도 끼도 나무랄 데 없는 청춘스타의 요건을 완벽히 갖췄다.
무대 위를 잠시 벗어나 ‘혼술남녀’, ‘다시 만난 세계’, 그리고 영화 ‘라라’과 차기작 ‘같이 살래요’까지 확실하고 천천히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정채연. 지켜보는 사람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그는 씩씩하게 자기 몫을 잘 해내고 있어 더 예쁘다.
화려하지만 천천히 성장하고 있는 정채연이 요즘은 어떨까. 쉽게 부서지는 모래성이 아닌 차곡차곡 단단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정채연과 함께한 시간을 공유한다.
Q. bnt와는 여러 번 작업했었는데 오늘 화보 촬영은 어땠나요?
화보 촬영은 오랜만이라 처음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웃음). 평소에 눈여겨봤던 스타일링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재밌었어요.
Q. 판타지 멜로 영화 ‘라라’ 출연, 베트남에서 선 개봉 했죠. ‘라라’는 어떤 영화이고 채연 씨는 어떤 캐릭터를 맡았나요?
‘라라’는 사랑과 음악을 담은 영화에요. 저는 극 중 윤희와 민투를 연기했어요. 1인 2역인 셈이죠. 윤희는 산이 선배님과 호흡을 맞췄던 역할이고요. 민투 역할은… 영화로 확인해주세요(웃음). 더 말하게 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거든요.
Q. 상대역 산이, 채연 씨와는 띠동갑이더라고요. 가요계에서는 대선배죠. 산이 씨는 연기 호흡이 편했다고 하던데 채연 씨는 어땠나요?
제가 워낙에 어려워하는 부분이 컸는데 선배님께서 워낙 편하게 해주셨어요. 먼저 다가와 주시고 말도 걸어주셔서 애정씬 부분도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Q. 산이 씨의 연기는 어땠어요?
대본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본 리딩이 있었어요. 저보다 대사가 훨씬 많은데 완벽하게 해 오셨더라고요. 선배님께서 처음부터 너무 잘하셔서 오히려 제 걱정이 더 앞섰죠(웃음).
Q. 그래도 멜로 영화인데 상대 배우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요?
그런 아쉬움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어서 더 좋았죠.
Q. 채연 씨는 연기할 때 어떻게 몰입하는 편인가요?
연기할 때는 많이 긴장하고 얼어버리는 타입이에요. 다른 건 모르겠는데 연기할 때 유독 심하거든요. 연기를 시작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극 중 캐릭터가 돼보고 그 사람으로 살아보는 게 매력적이라 도전하게 된 건데 막상 시작하면 캐릭터를 살리려고 고민과 걱정이 앞서는 편이에요.
Q.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베트남 갔을 때가 가장 많이 기억에 남아요. 예전에 공연 때문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공연 마치자마자 바로 오는 바람에 현지 분위기를 느낄 틈이 없었어요. 그런데 촬영으로 가니까 맛있는 것도 먹고 주변도 둘러볼 수 있고 좀 더 여유가 있었어요. 촬영장에 현지 분들과 한국 분들이 섞여 있었는데 처음엔 언어 때문에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의사소통은 큰 문제가 안되더라고요. 저도 보디랭귀지와 짧은 영어로 무리 없이 소통했거든요(웃음).
Q.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나요?
다이아에서는 제가 에너자이저로 통하는데 촬영장에서는 산이 선배님이 분위기를 띄워주셨죠. 워낙에 흥이 많으셔서 분위기 좋게 잘 촬영했어요.
Q. 완성작도 봤겠네요? 스스로의 연기에 점수를 준다면요?
영화와 드라마가 묘하게 다르더라고요. 스크린에 제 얼굴이 크게 나오니까 마냥 신기했어요. 이번 영화에서는 100점 만점에 20점을 주고 싶어요.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연기 중에 50점 이상 줄 수 있는 작품도 없는 것 같아요. 그 조차도 제가 잘해서가 아닌 감독님들께서 잘 이끌어 주셔서 그나마의 점수를 줄 수 있는 거고요. 여전히 배우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될 일만 남았죠.
Q. 인기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후속극 ‘같이 살래요’ 출연 확정, 어떤 캐릭터를 맡았나요?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장미희 선생님의 어린 시절인 미연 역을 맡았어요. 오디션을 보는데 볼 때마다 굉장히 떠는 편이거든요. 에너지 있게 해야 하는데 긴장 때문인지 이번에도 역시 어려웠어요(웃음). 캐스팅이 되고 나서도 머리 위에 물음표가 생겼어요. 신기하면서도 믿어주셔서 감사하죠. 함께 출연하는 선배님들도 하늘 같으신 선배님, 선생님들이고 세트촬영에도 서툴러서 아직 몇 씬 안 찍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태에요(웃음).
Q. 어렵다면 어떤 점이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자신감이 없는 편인데 연기할 땐 자신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돼요. 제가 하는 게 맞는 건지 의구심도 들고요. 확신이 없으니까 제 연기에 만족도 안되고요. ‘혼술남녀’ 때는 처음이니까 그냥 던져봤던 것 같아요. ‘다시 만난 세계’ 때는 많이 배웠어요. 연기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거든요. 사실 요즘이 물음표가 가장 많은 단계에요. 아마 하면 할수록 더 어렵지 않을까요(웃음).
Q. 혼자 연습하는 시간도 많을 것 같은데 작품에 어떻게 빠지는 타입인가요?
제가 하는 게 재밌어야 돼요. 대본을 읽고 길거리에서도 대사를 읊어보기도 하고요. 익숙해지려고 계속 대사를 말해보는 편이에요.
Q. 현장에서 연기 도움을 줬던 조언자가 있을까요?
감독님들이요. ‘다만세’ 때 백수찬 감독님께서 많이 알려주셨어요. 의기 소침해 하고 있으면 조명 감독님께서 바로 앞에서 응원해주시고 정말 좋았어요. 상대역이었던 진구가 저보다는 어리지만 연기로는 저보다 훨씬 선배여서 그런지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Q. 가수와 연기자 병행, 채연 씨는 어떤 작업이 더 재밌나요? 각각의 매력이 다를 것 같은데요
이 직업을 어떻게 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어떤 한 장르에 특출난 재능이 있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데뷔할 때도 왜 데뷔시켜주냐고 물었으니까요(웃음). 녹음을 하고 안무를 연습해서 무대에 서면 그게 너무 재밌어요. 카메라에 빨간 불이 켜지고 퍼포먼스를 하고 나서 모니터를 했을 때 제 모습이 별로면 화나요(웃음). 무대에 서는 게 재밌어요. 차트 순위도 걱정되는 부분이기는 한데 사실 저는 조금이나마 전보다 나아지고 배운 게 있다면 만족하거든요. 순위에 연연하다 보면 제 자신이 각박해지고 너무 치열해지더라고요. 팬분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고요.
연기는 할 땐 어렵고 힘든 적도 많고 심지어 죄책감이 들 때도 있어요. 저보다 잘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기회를 제가 가져가버린 걸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연기를 하고 나서 결과물을 봤을 때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하기 전에는 뭔가 민망할 거 같고 오그라들 거 같았는데 막상 보면 그렇지 만은 않더라고요. 신기하고 미묘한 느낌이에요.
Q. 얼마 전 ‘정글의 법칙’ 촬영으로 정글에 다녀왔죠. 복통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걱정했어요
카메라 앞에 서있는 직업이다 보니 웬만해서는 숨기는데 그땐 정말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냥 아팠어요(웃음). 다이어트도 많이 해보고 굶어본 적도 많았는데 유독 그땐 못 참겠더라고요.
Q. 정글에서 특별히 기억에 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카약을 처음 타봤는데 조금만 흔들려도 바로 물속으로 빠지겠더라고요. 긴장한 상태로 탔는데 처음에는 무서워서 숨도 못 쉬었어요. 오히려 노를 저으니까 두려움이 사라지더라고요. 사실 그전까지는 뒤에서 승수 오빠가 30분은 혼자 저으셔서 엄청 힘드셨을 거라 죄송스러웠어요.
Q. 함께한 출연진들과도 돈독해졌을 것 같아요
친해지지 않을 수가 없고 의지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더라고요. 진영 언니랑은 둘 다 여자니까 잘 붙어있었고 오빠들이 정말 잘 챙겨주셨죠. 가는 데만 거의 이틀이 걸렸으니 가는 도중에 비행기에서부터 친해졌어요. 돌아와서도 또 만나고요. 2018년이 되자마자 간 거라 마음가짐도 남달랐죠. 빙하도 타보고 제 나름 극한의 상황까지 갔다 온 것 같아서 올 한해 못할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Q. 정글에 또 한 번 가야 된다면?
네. 또 갈 거예요(웃음). 정말 힘들었는데 추억이 되더라고요. 저는 다이아 멤버들한테도 추천했어요. 저희끼리만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긴 것 같아요. 남자분들이 군대 다녀오셔서 느낀다는 전우애가 생긴 느낌이랄까요(웃음). 돌아오면서 이 멤버 그대로 또 한번 갔으면 좋겠다고 그런 얘기도 했었어요.
Q. 걸그룹 다이아, 멤버 예빈 씨는 얼마 전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응원하러 갔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어떤 조언을 해줬나요?
사실 초반에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해줬어요. 중반 때부터는 알아서 잘하더라고요(웃음). 조언이라고 해봤자 그냥 제 경험을 얘기해줬어요. 제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도 처음엔 즐기면서 했었지만 갈수록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예빈이한테도 갈수록 너도 모르게 욕심이 생길 수 있으니까 최대한 재밌게 즐기면서 하라고 했어요. 그러면 표정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가장 예쁜 모습으로 나올 수 있다고 얘기해줬죠(웃음).
Q. 다이아는 숙소 생활 중이죠? 숙소 분위기는 어때요?
엄청 시끄럽거나 엄청 조용해요. 극과 극인 상황이 많아요. 가끔은 누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거든요. 숙소 생활이 좋지만 가끔은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 갖고 싶을 때도 있어요.
Q. ‘아이오아이’ 멤버들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만날 수 있는 멤버들이랑은 자주 만나고요. 밥도 먹고 카페도 가고 얼마 전에는 이번에 스무 살이 된 연정이랑 처음으로 술도 먹어봤어요(웃음). 최근 설날 때도 스케줄 때문에 할머니 댁에 못 간 멤버들끼리 만나서 밥 먹었어요.
Q. 채연 씨는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술을 즐겨하는 지도 궁금한데요
컨디션에 따라 다른데 소주 한 병 정도가 깔끔한 것 같아요(웃음). 요즘에는 술 살이 찌는 것 같아서 한동안 안 마셨어요. 제가 숙소에서는 술을 자주 채워놓는 편이거든요(웃음). 어떻게 보면 술장고를 채우는 게 제 담당인데 냉장고 맨 아래 칸이 비어있으면 뭔가 허전해요.
Q. 차세대 CF 퀸이라는 수식어, 욕심나는 CF는 어떤 게 있나요?
여성용품이오. 제가 옛날부터 제일 하고 싶었던 광고 중에 하나가 생리대에요. CF에서 느껴지는 보송보송하고 깨끗한 느낌이 좋은 것 같아요.
Q. 롤모델이 있다면요?
전지현 선배님이오. 정말 멋진 분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행사장에서 갔다가 차 안에서 대기하면서 창문 너머로 선배님을 뵀던 적이 있어요. 매니저 오빠한테 선배님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도 달라고 할 정도로 좋았어요(웃음). 선배님은 데뷔 한 이후로 꾸준히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그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면서 저도 선배님같이 롱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엔딩 요정’에게도 콤플렉스가 있을까요?
약간 각진 턱이오. 요즘에는 귀족 턱이라고 해주시는데 사실 저는 콤플렉스였어요. 데뷔 전에 성형 고민도 했었어요. 방송 할 때도 각도 같은 건 많이 신경 쓰는 편이에요. 또 혈액순환이 잘 안돼서 하체에 살이 잘 붙더라고요. 그래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자세도 신경 쓰는 편이죠. 그러고 보니 신경 쓸 데가 엄청 많네요(웃음).
Q. 빼곡한 스케줄, 피부와 몸매 관리 비결은요?
예전엔 스킨 로션도 잘 안 발랐어요. 피부 비결이라면 자기 전에 스킨을 두 번 발라요. 로션을 바르고 나서 밤 타입의 꾸덕꾸덕한 제형의 크림을 덧발라요. 요즘에는 몸매 관리는 못하고 있는데 다이어트를 할 때 맛없는 음식을 먹기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다이어트 음식을 찾아서 배불리 먹으려고 해요.
Q. 채연 씨도 극한의 다이어트 경험이 있나요?
데뷔하기 전에는 주로 두유나 두부 등의 콩 위주로 먹었고요. 정체기가 오면 드레싱 없는 샐러드만 먹었어요. 세 달 정도 하루에 샐러드 한 팩씩 먹다가 몸무게 체크하는 날이 오면 율무차 한 포를 물에도 안 타고 가루만 조금씩 나눠가며 먹었어요. 아무래도 건강에 이상이 오니까 요즘엔 그렇게는 못해요(웃음).
Q.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요?
정글에서 턱 선이 가시 같은 남자가 좋다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벌써 스물두 살이 됐는데 아무래도 제 남자 사람 친구들을 봐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 술을 먹어서인지 술 살이 찌더라고요(웃음). 사실 턱선 유무는 상관이 없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남자가 좋아요.
Q. 올 한해 어떤 소망이 있나요?
2018년에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항상 계획표를 짜서 생활했었는데 올해는 계획 없이 자유롭게 쉬기도 하고 세상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어요. 운전 면허도 따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들도 많거든요. 언어도 배우고 싶고 원데이 클래스도 배워보고 싶고요. 아직은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차츰차츰 배울 수 있는 시간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항상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따뜻한 봄이 오고 있지만 감기 조심하시고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에디터: 우지안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김시영
의상: 스타일난다, 듀이듀이, 더 스튜디오 케이
슈즈: 듀이듀이, 바이비엘, 모노톡시
시계: 코치 델란시
선글라스: 캘빈클라인
아이웨어: 프론트(Front)
액세서리: 악세사리홀릭
헤어: 이정 아티스트
메이크업: 수연 아티스트
장소: 을지로 OF, 작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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