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에서 양산형 플라잉카 데뷔, 이동의 영역 파괴 감지
2018 제네바모터쇼의 화두는 최근 여느 모터쇼와 마찬가지로 연결성(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ing), 전기화(Electrification)를 의미하는 C.A.S.E.였다. 물론 지능형 전동화 흐름에 내연기관 중심의 고성능, 럭셔리 또한 지위를 지켜내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이른바 플라잉카의 확대다.
네덜란드의 PAL-V가 선보인 플라잉카 PAL-V 리버티는 접이식 회전익을 탑재한 3륜 자동차다. 일반 자동차 번호판을 부착했으며 C필러 부위엔 항공기 등록번호를 크게 새겨 항공법에 따른 정식 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내는 운전대 외에 비행 조종을 위한 각종 계기판과 제어 장치를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새 차를 '집에 가져갈 수 있는 비행기'로 소개하면서 내년 출시를 예고했다.
이탈리아 카로체리아 이탈디자인은 '팝업 넥스트 컨셉트'를 통해 미래 이동성을 제안했다. 지난해 제네바에서 대형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협업해 만든 팝업 컨셉트를 개선한 것으로 자율비행이 가능한 프로펠러 모듈과 탑승 및 적재 캡, 그리고 캡의 지상 이동을 위한 섀시 등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60㎾ 모터 4개를 탑재해 60㎞를 비행할 수 있으며 도심과 공항을 잇는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 성격을 규정했다. 이전과 다른 점은 아우디의 자율주행, 커넥티드, 전기화 기술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PAL-V가 가까운 미래를 염두한 제품이라면 이탈디자인은 보다 먼 미래를 준비한 점이 차이다.
사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SF 영화의 단골 소재로 활용되는 등 오래 전부터 인간이 꿈꿔왔던 분야다. 실제 미국의 샘슨모터스는 오는 4월 플라잉카 '스위치블레이드'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드론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인텔은 다임러와 함께 '볼로콥터'를 개발하고 있다. 우버도 비행 택시 '엘리베이트'를 10년 내에 상용화 한다는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지금까지는 바퀴의 개수에 따라 이동성을 구분했지만 이젠 지상 또는 상공이라는 공간을 구분해야 할 만큼 스마트 모빌리티의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그래서 올해 제네바 모터쇼는 완성차 업계가 가진 미래의 고민 외에 이동을 추구하는 여러 분야가 조용하지만 치열하게 토론하고 제안한 교류의 장이었다. 가전 박람회에 자동차가 출현하고 모터쇼에 IT 기업이 부스를 차렸듯 이제 모터쇼에 항공기가 등장하거나 에어쇼에 자동차가 출품된다는 의미다. 모두 하늘과 도로를 누비는 것엔 변함이 없겠지만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보다 다양한 이동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셈이다. 결국 이동에 있어 공간의 장벽이 점차 허물어지면 한강 위를 날아다니는 플라잉카를 한국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제네바=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 [하이빔]제네바에서 드러난 자동차회사의 고민
▶ [하이빔]택시 승차 거부, 우버 도입이 해결할까
▶ [하이빔]영국의 경량 스포츠카를 찾아서
▶ [하이빔]미국GM이 한국에서 절대 필요한 것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