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소비자 대상 소개 나서
-암막 처리한 차, 모니터만 보고 장애물 통과 체험도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의 특징은 '움직이는 IT 기기화'다. 그만큼 수많은 첨단 전자 장치로 중무장하고 있다. 그런데 안전 및 편의 품목이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감 또한 함께 커져 간다. 분명 탑승객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동차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장비지만 '굳이 이런 것까지 알고 차를 타야 하나'라는 귀찮음이 앞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울러 자동차 안전품목은 차가 스스로 탑승객을 보호하는 능동형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 운전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위험 상황을 먼저 인지한 뒤 경고를 보내거나 충돌 위험을 감지하면 스스로 제동을 걸기도 한다. 이런 장비들을 업계에선 첨단 운전자보조장치(ADAS)라 부른다.
지난 27일 한국닛산이 서울프레스센터 앞 광장에서 '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세이프티 캠페인'을 개최했다. '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는 회사가 제시하는 기술적 방향성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차가 움직이고, 사회와 통합되는 과정에서 지능적이고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안전분야에서 인텔리전트 모빌리티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누구나 능숙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의미한다. 아무리 뜻이 좋고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도 자동차 구매자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한국닛산이 공개 행사를 통해 지능형 안전 기술을 소개하게 된 이유다.
행사장엔 비콘과 각종 장애물을 배치, 복잡한 코스를 구성했다. 준중형 세단으로도 통과하기 어려운 코스를 대형 SUV 패스파인더로 진행했다. 평소 상황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시험용 차는 윈드실드를 비롯해 차 밖 상황을 보여주는 모든 유리창을 검은 필름으로 막아버렸다. 운전자는 오직 카메라 영상만 가지고 상황을 헤쳐나가야 했다. 여기에 코스 진행 도중 돌발적으로 장애물이 튀어나오는 상황도 연출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차를 운전해보거나 진행 요원이 운전하는 동안 옆에서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다. 코스 탈출(?)의 핵심은 차 주변 360도 상황을 보여주는 인텔리전트 어라운드뷰 시스템이다. 주차 등 저속 주행 시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사각지대 없이 보여주기에 코스 이탈 없이 빠져나갈 수 있었다.
패스파인더를 비롯해 맥시마와 무라노 등 국내 시판 중인 닛산의 여러 라인업에 적용된 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기술은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어라운드뷰 모니터와 함께 전방 주행차의 속도와 거리를 감지하는 인텔리전트 비상 브레이크, 앞차 거리와 상대 속도를 계산해 안전 거리를 유지하는 인텔리전트 차간 거리 제어, 뒤쪽 사각지대에 다른 차가 접근하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알리는 인텔리전트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행사장에선 이런 기술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거나 현장 요원들을 통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비상브레이크의 경우 차가 충돌 위험을 감지하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알리고, 제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기능까지 포함한다. 차간 제어는 앞차 거리에 따라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한다. 거리가 가까운 상황에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계속 밟으면 자동으로 페달을 살짝 위로 올려 운전자가 발을 빼도록 유도한다. 사각지대 경고는 사이드미러 안쪽 경고등이 불빛 신호를 울리고, 경고음이 동시에 나오면서 위험 상황을 피하도록 돕는다.
한국닛산이 안전기술 관련 공개 행사를 연 이유는 분명하다. 체험 없이 전달하는 설명은 회사나 소비자 모두에게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장비를 차에 탑재해도 운전자가 정확히 사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란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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