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슈퍼모델 모임 아름회 “故 앙드레 김 추모 패션쇼, 대중에게 많은 영향력 줄 것”

입력 2018-05-15 14:22   수정 2018-05-29 10:59


[우지안 기자] 한국 최초 남성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패션 한류의 시초였던 앙드레 김은 한국인 최초로 파리에서 패션쇼를 연 것은 물론 세계 각국에 초대돼 한국의 패션을 세계에 알린 장본인이자 한국 패션의 개척자로 평가된다.

대한민국 패션계의 역사로 기억될 앙드레 김 디자이너를 위해 슈퍼모델 입상자 모임 아름회에서 그를 추모하기 위한 패션쇼를 기획했다. 선생님이자 동료였던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주최된 패션쇼에서는 앙드레 김 디자이너의 생전 디자인이 고스란히 담긴 우아한 룩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아름다운 활동을 펼쳐 보이는 아름회 멤버 6명이 앙드레 김 추모 패션쇼를 위해 한 번 더 모였다. 모델이 디자이너를 추모하기 위한 패션쇼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일, 8년 만에 앙드레 김 패션쇼에 다시 오를 모델들과 만났다.

Q. 6명의 아름회 멤버가 함께 모인 촬영, 화보 촬영 소감이 어떤가

정다은: 선생님 의상을 거의 8년 만에 입게 된 것 같은데 헤어, 메이크업도 그때와 똑같이 하고 이런 차림도 오랜만이라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좋았다. 

송은지: 앙드레김 선생님 쇼는 데뷔 때부터 돌아가시기 전까지 10년 정도 서왔다. 아침에 샵에 가면서부터 기분이 이상했다. 의상도 입고 헤어, 메이크업이 완성이 되니까 기분이 묘하더라. 추모쇼에 서는 것도 감사한데 이렇게 촬영까지 할 수 있어서 뭉클한 느낌이다.

양은영: 선생님 돌아가시기 전에 함께 했던 모델 중에서 내가 아마 가장 어렸을 거다. 이렇게 촬영까지 하게 돼서 영광이고 나 뿐만 아닌 부모님도 뿌듯해하셨다. 촬영할 때는 선생님 의상에 맞게 소화해야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김효진: 오늘 일정상 가장 먼저 헤어, 메이크업을 받게 됐는데 해주시는 선생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모든 게 너무 오랜만인거다. 준비하면서도 쇼하는 게 실감나지 않았는데 오늘에서야 실감이 나더라.

Q. 멤버 각자 소개

김재범: 2011년도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남자 최초로 대상을 받았다. 슈퍼모델로 활동을 하다가 아름회에서 선배님들의 신임을 얻어 부회장을 맡고 됐다. 지금은 서울호서전문학교에서 교수가 돼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송은지: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위해 알씨엠이라는 에이전시에 소속돼 모델 활동과 더불어 대학교에서 워킹지도 교수로 수업을 하고 있다. 시니어 분들 수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모델일과 함께 교육 지도쪽으로 관심이 많아 병행하고 있다.

양은영: 제이액터스에서 시니어 모델을 대상으로 수업하고 있고 프리랜서 모델로 활동중이다. 

정다은: 1999년도 슈퍼모델 1위 입상했고 앙드레김 선생님 쇼에는 데뷔부터 함께해서 선생님 쇼에는 줄곧 서왔다. 현재는 동덕여대 모델과에 초빙 교수로 재직중이고 학생들 가르치면서 후학 양성 중에 있다. 

김효진: 방송, 연기 활동과 함께 대덕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후배들과 마찬가지로 모델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건화: 모델 일과 함께 연기 활동을 하고 있다. 뮤지컬 쪽에도 관심이 많아 열심히 연기 연습 중이다.


Q. 슈퍼모델 입상자 모임 아름회에서 이렇게 6명의 멤버가 모이게 된 계기가 있을까

김효진: 오늘 함께 하지 못한 홍준기 멤버와 다같이 임원단을 맡고 있다. 다은 언니는 앙드레김 쇼를 오랫동안 함께해왔던 모델이기 때문에 특별히 함께 해주었다.

Q. 앙드레김 패션쇼, 아름회 멤버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김효진: 제작년에 슈퍼모델 선발대회가 25주년을 맞았는데 그 당시 앙드레김 패션쇼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왕이면 슈퍼모델들이 선생님 쇼를 부활시키고 재현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 사정상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 당시 선생님께서 공로상을 수상하게 됐는데 후배들이 먼저 시상할 때 선생님 옷을 입고 뒤에 서있기 만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하더라. 쇼는 못했지만 무대에 선생님께서 만든 옷을 입고 서게 된거다. 앙 선생님 쇼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다는 게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다같이 ‘해보자’라는 마음 하나로 시작하게 됐다.

송은지: 선생님 쇼는 아무나 설 수 없었던 쇼였고 오디션 보러 가는 것 자체가 긴장됐던 쇼였다. 한번 들어가긴 힘들지만 선생님이 택한 모델이 되면 정말 가족처럼 함께 오래할 수 있었다. 새로운 모델들보다 함꼐 해왔던 모델들을 믿어주시고 예뻐 해주셨던 기억이 강해서 돌아가셨을 때도 많이 울었다. 선생님께서 우리를 끝까지 믿어주셨기 때문에 우리 또한 보답하는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Q. 이번 고 앙드레김 추모 패션쇼에 서게 된 소감

김재범: 8년만에 처음으로 하는 쇼인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크다. 선생님께서 살아 계셨더라면 더 좋았을테지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정다은: 신인 때는 물론이고 지금와서도 선생님 쇼는 늘 긴장된다. 보셨던 바와 같이 선생님 쇼는 퍼포먼스가 다양하다. 아무래도 오트꾸띄르의 매력을 보여드려야 하고 모델이지만 워킹만 하는 것이 아닌 거의 무용수처럼 선생님의 작품을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 쇼는 항상 테마가 있었는데 할 때마다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 보통 모델들이 10년 넘게 선생님 쇼를 함께 해왔기 때문에 이번 쇼 역시 감회가 남다르다.

양은영: 선생님 쇼를 다시 한다는 이야기는 1년에 한 번 정도 소문으로 들렸었다. 그 때마다 기대를 했었고 이번에도 반신반의 했는데 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쇼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제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이다. 패션쇼를 할 때 모델 스스로가 돋보이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선생님 쇼는 온전히 작품에 가담하는 느낌이라 늘 긴장된다. 아마도 이렇게까지 긴장되는 쇼는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연습하게 되고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Q. 모델이 디자이너를 추모하는 패션쇼, 어떤 부분에서 앙드레김 추모쇼를 기획하게 됐는지

김효진 : 당대에 함께 활동을 했던 사람이라면 우리와 같은 마음일거라고 생각한다. 슈퍼모델 선발대회가 1992년도에 생겼지만 그 이전에 패션을 이끌어주셨던 분들이 있었고 그 한 가운데에 앙드레김 선생님이 계셨던거다. 어떻게보면 선생님과 우리는 동료이지 않은가. 너무 자랑스러운 동료가 그냥 잊히는 게 안타까운거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알았으면 좋겠는 마음이고 그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알기 때문에 선배 언니들도 한마음으로 재능 기부로 패션쇼에 서게 될 예정이다.

Q. 이번 앙드레김 추모쇼를 주최한 아름회, 어떤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김효진: 우선 아름회는 슈퍼모델 입상자들의 모임이다. 1992년에 슈퍼모델 선발대회가 시작됐고 아름회는 1995년도에 생겼다. 선배 언니들이 만들어왔던 전통이 있는데 말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활동을 하고자 하는 모임이다. 각자가 가진 재능을 재능이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처음와 같은 마음으로 변함없이 운영되고 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아름회 활동이 있다면

이건화: 제작년에 아름회에서 자선 패션쇼를 진행했다. 단순한 참여 활동이 아닌 아름회가 주최해서 하게 된 패션쇼인데 선후배님들이 굉장히 많이 참석해주셨다. 뜻깊은 활동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든든했던 기억이 난다.

양은영: 일년에 한 번, 5월에 중증지체 장애인들을 보호해주는 시설인 천성원과 함께 햇빛보기 행사를 진행한다. 시설 봉사자분들과 함께 나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뿐인데 그 분들은 너무 좋아해주시더라. 아무래도 아름회를 통해 평소 못했던 봉사를 할 수 있게 돼 그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다양한 공익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아름회의 차기 계획은 무엇인지

김재범: 공익 활동은 물론 아름회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한 아름회라는 기관을 좀 더 체계적으로 확립해 다음 임원단에게 물려주고 싶다.
김효진: 앙드래김 추모 패션쇼와 5월 천성원에서 하는 햇빛 보기 행사가 이번 달에는 가장 중요한 일정이 될 것 같다.

Q. 선한 영향력의 아름회, 모델을 넘어 앞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김재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말처럼 아름답기 때문에 더 겸손하게 타인을 돕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

김효진: 이번에 기획한 앙드레김 선생님 추모 패션쇼 자체가 대중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주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경험했던 걸 선배입장으로서는 후배들에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고 멋진 선생님쇼를 아직 보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길 바란다.

에디터: 우지안
포토: 윤호준
의상: 앙드레김 디자인 아뜨리에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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