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델 안아름 “좋아하는 일 마음껏 하며 살 수 있는 현재 감사해”

입력 2018-06-01 14:43  


[허젬마 기자] 시원시원한 큰 키에 적당한 근육이 잡힌 날씬한 몸매, 오묘한 매력이 깃든 개성적인 마스크까지. 이 정도면 신이 작정하고 빚은 게 아닌가 싶은 착각마저 들게 하던 모델 안아름과 만났다.

30도가 웃도는 뙤약볕 아래서 이루어진 촬영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기색 하나 없이 능수능란한 포즈로 모두를 감탄케했던 안아름은 역시 프로 모델다웠다.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며 살 수 있는 지금이 정말로 감사하다”며 입가에 은은히 맴도는 미소를 보니 이 여자, 천상 모델로 태어났구나 싶다.

강렬한 포스에 기가 눌렸던 것도 잠시, 인터뷰에 들어가자 해맑은 20대 소녀로 돌아와 조잘조잘 이야기를 늘어뜨려놓던 그의 음성이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만 같다. 말 한 마디에도 솔직발랄한 매력이 묻어나던 그와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Q. 근황

“항상 앞으로의 스텝을 고민하며 지내고 있다. 요즘 모델 수명이 짧지 않냐. 모델 일을 하면서 여러 방면으로 일을 넓혀갈 수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워낙 옷을 좋아해서 옷으로 어떻게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까 구상 중이다. 그래서 여러 브랜드 행사들을 다니면서 내 스타일을 많이 노출시키려 하는 편이다. 패션을 가지고 커리어를 더 연장시키고 싶다”

Q. 방송 욕심은?

“아직은 때가 아닌 거 같다. 나중에 내 커리어가 좀 더 쌓이고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생겨서 스스로가 즐길 준비가 되었을 때 하고 싶은 의향은 얼마든지 있다”

Q. 데뷔

“처음으로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일을 시작한 건 중 3때부터. 그때는 그냥 프리랜서로 조금씩 일을 하다가 2-3년 전 에스팀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Q. 모델 데뷔 계기

“중학교 때 우연히 디올옴므 에디슬리먼 쇼 영상을 보게 됐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모델이 되면 저런 옷들을 다 입어볼 수 있는 건가?’ 싶더라. 어려서부터 워낙 옷을 좋아했거든(웃음). 그때부터 이런 저런 쇼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자연스레 모델의 꿈을 키워나가게 됐다”

Q. 중학교 때부터 모델 일을 시작한 거면 그때부터 키가 컸나보다

“중학교 때 이미 173cm였으니 매우 큰 편이었지. 고등학교 때 자세교정을 받으면서 더 컸다(웃음)”

Q. 학창시절부터 눈에 많이 띄었겠다

“아무래도 그랬지. 그런데 대다수 모델 언니들과 비슷하게 나 역시 그때는 그게 창피해서 항상 몸을 수그리고 다녔다. 너무 혼자 튀는 게 그때는 부끄러웠지(웃음)”


Q. 인상이 범상치 않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가가기 힘들어할 것 같은데 대화를 나눠보니 굉장히 밝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원래는 안 친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말수가 정말 없는 편이다. 그런데 또 친한 친구들 사이에선 말이 많은 편이고(웃음). 관심사가 통하거나 대화가 잘 되는 사람을 만나면 봇물 터지듯이 말하는 편이다”

Q. 자신의 매력포인트 하나를 꼽자면?

“좁지만 깊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진정성? 허수를 두지 않는 편이라고 해야 하나. 인간 관계가 좁은 편인데 그만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자주 연락하며 진정성 있게 대하는 편이다”

Q. 쉴 때는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편인가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또 집 꾸미는 걸 좋아해서 인테리어 관련 소품이나 가게에 구경삼아 종종 다닌다. 그렇다고 집을 막 예쁘게 해놓고 살지는 않는데(웃음), 워낙 깔끔한 걸 좋아하고 블랙&화이트 톤을 좋아해서 몇 가지 소품들을 이용해 포인트 인테리어를 즐겨 하는 편이다”

Q. ‘안아름’ 하면 눈썹 없는 모델로 유명한데(실제로는 금발 눈썹을 지니고 있다) 의도한 건가

“내 모든 스타일의 원천은 일본으로부터 나왔다고 보면 된다. 워낙 좋아하는 나라라서 중학교 때부터 일본 패션에 관심이 무척 많았다. 그때부터 일본애들처럼 눈썹을 다 밀어보기도 하고 탈색도 해보고. 엄마께서 무척 싫어하셨다(웃음). 지금 눈썹도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사람들에게 그렇게 각인이 되었나 보다(웃음)”

Q. 몸매 관리 비법이 궁금하다

“다이어트는 일단 사람을 안 만나야 된다(웃음). 친구들을 만나면 아무래도 뭔가라도 먹게 된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몸매 관리에 들어갈 때는 사람 만나는 걸 줄인다. 주로 집에서 음식을 해먹으면서 물을 많이 마시고 생각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고 스쿼트도 수시로 해준다. 굳이 PT나 필라테스를 비싼 돈 들여 다니기보다 일상 속에서 틈틈이 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 그리고 반식욕을 좋아해서 반신욕도 매일 하는데 붓기를 빼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

Q. 식단 관리를 고려해 자주 해먹는 음식은?

“나또 명란 아보카도 비빔밥. 위에 김을 살짝 뿌리고 참기름 한 숟갈을 둘러 먹으면 정말 맛있다. 밥 양은 적게 한다. 식단관리는 ‘탄수화물은 적게, 물 많이’가 포인트거든. 혼자 살다보면 식재료 관리가 어려워 포기하기 쉬운데 그래도 한끼 한끼 해먹다 보면 확실히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해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Q. 모델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시기는?

“사실 내가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출신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적성에 맞지 않아 휴학을 하고 집에 있는데 앞이 깜깜한 느낌이 들더라. 너무 불안하고 초조했다. 지금도 가끔 그때를 떠올리면 현재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며 살 수 있다는 게 큰 감사로 다가온다. 힘들었지만 자양분이 되었던 시기이기도 하지”

Q. 승무원을 꿈꿨었나?

“내가 쌍둥이인데 쌍둥이 동생이 현재 아시아나 승무원이다. 일란성 쌍둥이인데 나랑 정말 똑같이 생겼다(웃음). 나보단 조금 여성스러운 스타일? 아무튼 고3 때 대입 준비를 하는데 인하공전 한공운항과를 준비하던 동생이 ‘너도 한번 해볼래?’ 묻더니 내 원서까지 같이 접수를 해버렸다. 사실 나는 원래 광고디자인을 꿈꿨었는데 뭐 당연히 안 되겠지 싶었던 거지. 그런데 놀랍게도 동생이 떨어지고 내가 붙어버린 거다.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진짜 놀랐거든. 게다가 동생은 떨어진 상황이라 마냥 기뻐할 수도 없고. 그래도 어쨌든 지금 나는 모델, 동생은 승무원이 돼서 각자 원하던 꿈을 이루게 됐으니 정말 다행이지(웃음)”

Q. 동생 입장에서도 언니가 뿌듯하겠다

“티는 안 내는데 가끔 엄마한테는 이야기하는 거 같더라. 나를 알아보거나 좋아해주는 선배 승무원들이 잘 해준다고 하면서(웃음)”

Q. 일을 하다가 슬럼프가 찾아올 때도 있나. 있다면 그럴 때 의지하고 고민을 나누는 동료는?

“당연히 있다. 그럴 땐 주변 친한 친구들을 만나 서로 이야기 하면서 의지를 북돋아주곤 한다. 특히 그럴 때 가장 많이 의지하는 사람은 같은 회사 소속인 (송)해나 언니. 에스팀에서 가장 친한 언니인데 언니가 정말 ‘알콜 요정’이다(웃음). 술을 정말 잘 마시는데 또 실수를 전혀 안 한다. 나도 잘 마시긴 하는데 해나 언니는 절대 못 따라간다. 그 언닌 주량이 무한대거든(웃음). 정말 털털하고 유쾌한 언니다. 그래서 가끔 술 한 잔씩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러다 보면 종종 우리집에서 자고 가기도 하고. 재미있고 편안한 언니다”

Q. 이상형

“수더분하고 튀지 않게 멋있는 사람? 너무 패셔너블한 사람은 별로다. 그냥 깔끔한 아웃핏에 얼굴은 훈훈했으면 좋겠다. 연예인으로 치자면 박해일 같은? (웃음) 키는 아예 안 본다. 우리집이 모두 장신이다. 내 키가 175cm인데 동생도 나랑 비슷하고 아버지는 188cm이다. 오빠도 186cm이고. 그래서 키 큰 사람에 대한 로망이나 환상이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키는 178cm인데 설령 나보다 키가 작더라도 매력이 있으면 괜찮을 거 같다”

Q. 연애할 땐 어떤 여자친구?

“글쎄. 나는 친구든 애인이든 달라지지 않는 거 같다. 그냥 누구에게나 똑같은 모습이다. 특히 가식 부리는 걸 정말 싫어해서 그냥 있는 그대로 대하는 편이다. 애교는 없는 편인데 내 나름으로는 친절하게 대하는 게 애교 부리는 거다(웃음)”

Q. 모델이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사실 에스팀에 들어오기 전 진지하게 승무원 시험을 볼까 고민했었다. 교수님이 계속 추천하셨거든. 그랬다면 아마 지금쯤 동생처럼 승무원이 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제품 디자이너. 한때 디자이너에 대한 꿈을 꾸기도 했었거든”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팬분들이 SNS에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DM을 자주 보내주시는데 다 확인하고 보면서 정작 나는 쑥쓰러워 대꾸를 잘 안 한다. 해외 팬들의 경우 아예 계정을 만들어 내 사진도 올려주던데 마음으로는 너무 고마우면서 표현을 잘 못한다. 그래도 내가 항상 지켜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다. 관심과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

에디터: 허젬마
포토: 홍도연
의상: FRJ Jeans, 에스미어
슈즈: 바이비엘
주얼리: 트라비체
선글라스: 프론트(Front)
백: 네이버 해외직구 해외편집샵 막시마(MAXIMA)
헤어: 프리랜서 전훈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우라뷰티 정보영 실장
장소: 사각사각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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