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볼보 S90의 중국 생산과 한국 소비자

입력 2018-06-06 07:20   수정 2018-06-0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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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다양한 첨단 소비재에서 경험한 바 있어 거부 적어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중국 생산 S90의 국내 도입을 알렸다. 수요가 많은 곳에 생산 기지를 세워 원활한 공급을 하겠다는 이른바 '현지 생산-현지 판매' 전략에 따른 것이다. 볼보차에 따르면 S90은 올해 4월까지 글로벌에서 2만565대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인 56%(1만1,564대)가 중국에 투입됐다. S90 생산이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이동한 배경이다.

 중국산 S90 수입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에서 논란이 뜨겁다. 특히 플래그십의 중국 생산을 용납할 수 없다며 독일 브랜드로 움직이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이미 예견됐다. 볼보차그룹 하칸 사무엘손 CEO는 지난 2016년 중국산 제품을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 없다고 공언하면서 S90의 생산라인을 스웨덴에서 중국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설명을 같이 내놓은 바 있다. 판매 중단을 하지 않는다면 S90의 중국 공장은 아시아 전 지역의 생산 기지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래서 볼보차코리아도 S90의 생산 품질 유지를 강조하면서 가격을 일부 낮췄다. 물류비용이 줄어든 만큼 혜택을 소비자에게 되돌려준다는 의미다. 그동안 판촉 할인이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600만원 인하는 상당한 파격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덕분에 볼보차 구매를 고려하던 또 다른 일부 소비자는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그런데 앞으로 국내에 들어올 수입차 가운데 중국산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며 수 많은 공장이 들어섰고, 내수 시장이 포화에 다다르자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57만대의 볼보차 중 9만대를 구매해 기존 2위 시장이자 연간 8만대 수준인 미국을 앞질렀다. S90의 경우 이미 지난해 초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물량이 미국, 유럽 등 한국을 제외한 여러 곳에 수출되는 중이다. 한국만이 가장 뒤늦게 중국산 프리미엄 자동차를 받아들였을 뿐이다.






 우리와 달리 생산 지역에 대한 생각은 미국에서도 조사 대상이 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미국 소비자조차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자동차 조사기관 오토리스트가 미국 내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미국 내 신차 구매자의 절반은 '내 차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조사 대상자의 49%는 중국에서 생산돼도 구매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미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볼보, GM, 포드의 일부 차종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과 다르다는 목소리도 높다. 오랜 시간 중국을 이웃하며 만들어진 정서가 공산품 구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생산 공장이 거의 대부분 표준화 된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생산 규모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막강한 규모의 힘이 한국 시장을 점차 노리고 있다. S90은 그 시작일 지 모를 일이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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