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목소리로 자동차 호출해 목적지까지 이동"

입력 2018-07-19 16:58   수정 2018-07-19 16:59


 -센서와 정밀지도 기반으로 주변 도로상황 인식, 이후 자체적으로 지도 갱신
 -오차범위 10㎝ 이내로 세계적 수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 아이티엔지니어링과 함께 모바일 음성인식으로 호출 후 탑승까지 가능한 자율주행차 핵심기술을 개발 및 시연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원은 아이티엔지니어링 전기차에 저가의 영상센서와 라이다 센서를 장착하고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 인공지능 SW를 탑재해 시연에 성공했다. 핵심기술은 자율주행차가 도로주변 환경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밀지도(맵)를 자동으로 만들고 업데이트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자율주행차가 센서정보와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주변 도로상황을 인식해 운행하며, 인식된 결과를 사용해 정밀하게 지도를 갱신(更新)한다. 오차범위는 10㎝ 이내로 세계적 수준이라는 게 연구원 설명이다.

 또 전력이 부족한 소형 전기차에서 자율주행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자동차 제어 및 상황 판단 알고리즘은 물론 자동차 위치, 신호등, 장애물, 보행자, 차종인식 등 자율주행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SW를 최적화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노트북 두 대 소비전력인 100와트(W) 이하로도 구동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자율주행차는 수많은 센서 정보 및 자율주행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동시에 구동하기 위해 수백 와트(W) 이상의 전력이 요구돼 중·대형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으로만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원은 자율주행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SW 기술의 우월성을 강점으로 꼽았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스마트폰에 입력 후, 음성인식 앱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부르면 호출자의 위치로 다가온 뒤 목적지로 출발한다. 이처럼 호출자가 모바일을 통해 차내 탑승자가 없는 빈 차를 불러 자율주행을 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임시자율주행 허가를 통해 이 날 실제 원내에서 자율주행 시연행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이날 3연구동 앞에 주차돼 있는 자율주행차를 모바일 연동 음성인식 앱을 통해 호출했다. 1연구동 앞으로 다가온 차는 연구진을 태우고 '출발'이라는 명령에 맞춰 목적지인 3연구동을 향해 출발했다. 또 교차로에 임시 설치해둔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지자 정차했고 갑자기 끼어든 차가 멈추자 자율주행차도 따라 정차했다. 횡단보도를 지나는 보행자를 보고 정지하기도 했다.

 이번 시연을 위해 연구진은 카메라 센서 2개, 라이다 센서 1대를 장착했으며, 인식과 판단 및 제어 SW 구동을 위해 소형 PC 1대, 일반 PC 1대를 사용했다. 향후 일반차에도 바로 부품 등을 장착해 시연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연구원 설명이다.

 ETRI 최정단 자율주행시스템연구그룹장은 "이번 시연의 성공으로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위한 높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한 점이 의미가 크다"며 "그동안의 연구과정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무인자율주행 관련 연구를 하는 대학과 기업 등에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원은 운전을 못하는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대중교통 취약지역의 이동을 지원하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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