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가 돌아온다.
JTBC 새 월화드라마 ‘라이프(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임현욱)’의 제작발표회가 7월2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서울 셀레나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홍종찬 PD, 이동욱, 조승우, 원진아, 유재명, 문소리, 이규형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라이프’는 tvN ‘비밀의 숲’을 쓴 이수연 작가와, ‘검사 황시목’ 조승우의 재회가 눈길을 끈다. ‘라이프’는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항원 항체 반응처럼,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조승우는 숫자가 중요한 냉철한 승부사이자 상국대학병원 총괄 사장 구승효를 연기한다. 배우는 “초반엔 강자에겐 엄청 약하고 약자에겐 엄청 강한 재수 없는 캐릭터다. 아주 극혐의 캐릭터”라는 말로 웃음을 모은 뒤, “완전히 나쁜 놈은 아닐 거 같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그룹과 병원을 동시에 살리려고 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는 ‘비밀의 숲’과 ‘라이프’의 공통점으로 본질을 언급했다. 조승우는 “뿌리를 향해 가고 있는 거 같다”며, “작가님의 책을 보면 ‘본질이 무엇인가?’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서 말씀하시더라. 이번 작품에도 여지없이 그런 부분이 나온다”고 했다.
시스템을 두고 구승효와 겨루는 이는 예진우다. 예진우는 의사로서의 신념을 중시하는 상국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전문의다. 병원서 벌어지는 일에 무관심한 듯 보이지만 마음속엔 의사가 가야 할 길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있는 인물이다.
이동욱은 “(이수연)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컸고, (홍종찬) 감독님의 너그러움에 반했다. 기라성 같은 훌륭한 배우도 있었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이어 “(‘도깨비’) 저승사자는 죽은 사람을 데려가는 거였고, 이제는 죽을 뻔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게 됐다. 전작은 판타지였는데 이번엔 아주 현실적 얘기를 그리게 된 것에 끌렸다”고 덧붙였다.
‘라이프’서 조승우의 구승효는 항원이고, 이동욱의 예진우는 항체다. ‘병원서 벌이는 인물 간의 전쟁’이란 점에서 자연스레 MBC ‘하얀거탑’이 떠오른다. tvN ‘디어 마이 프렌즈’로 섬세한 연출을 인정받은 홍종찬 PD는 ‘하얀거탑’과의 비교보다 이수연 작가만의 독창성에 집중하길 바란다며, “항상 질문 받는다. ‘다른 점이 있느냐?’ 우리 배우들, 이 캐릭터들이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드라마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소리가 상국대학병원 최초의 여성 신경외과 센터장 오세화를 표현한다. 앞서 그는 ‘박하사탕’ GV에서 “아침 6시에 나가서 촬영하다가 왔다. ‘라이프’라고 JTBC 의학 드라마다. 출세했다. ‘박하사탕’ 여공에서 신경외과 과장이 됐다”고 했던 바 있다.
문소리는 “평소에 소리 지르고 다른 사람에게 독설 퍼붓고 하는 사람이 아닌데 감독님께서 날카롭고 무서운 신경외과 센터장을 원하시더라. 거기에 가깝게 해보려고 노력했다”며, “어제 마지막 촬영인 분들과 자리를 함께했는데, 대본 칭찬이 넘쳐났다. 신자유주의, 돈의 논리가 최고인 지금의 현실에 대해서 공부하게 됐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대본에 대한 믿음과 칭찬이 많았다”고 배우도 인정한 이수연 작가의 필력을 알렸다.
또한, 문소리는 “요즘 많은 대본이 어떤 문제점, 정치 문제든 사회 문제든 경제 문제든 문화 문제든 그것을 소재로 이야기를 다룬다”며, “하지만 장르적 소재로 이용할 뿐 어떤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태도를 가진 작품이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영화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다. 처음 이수연 작가님 대본을 보고 놀랐다. 나도 절감하고 있던 부분이 있더라”며, “나는 학교에 있는데,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교육계는 올바른 신념과 긴 세월을 보고 갈 수 있는 가치관이 너무 중요한 곳이다. 교육계도 돈의 논리가 첫 번째가 되어 버린 상황에 개탄하고 있었는데, ‘의료계도 마찬가지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교육계와 의료계의 공통 문제가 이수연 작가 책에 녹아있다고 했다.
문소리는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날카롭게 정면으로 던지는 드라마가 있다니 너무 놀랍다. 함께하고 싶다’ 생각이 굉장히 강하게 든 작품이었다. 용감하고, 날카롭고, 커다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며,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면역력을 높여서 어떤 가치관으로 무엇을 지켜야 할 것인가?’ 이런 주제를 갖고 있는 작품이 굉장히 드물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재를 가지고 그 안을 파고드는 것이 작가의 힘이라고 알렸다.
마지막 인사에서 조승우는 “몰랐던 것을 많이 알 수 있는 작품이고 꼭 알아야 하는 일이 담긴 작품”이라며, “월요병을 극복할 수 있는 작품이니까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성원을 당부했다. 출연진이 입 모아 칭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테다. 이수연 작가가 ‘비밀의 숲’ 이후 또 한 번의 파란을 예고한다. ‘라이프’는 금일(2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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