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석천 “나는 욕심보다 관심으로 사는 사람”

입력 2018-08-01 15:13  


[오형준 기자] 이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수식어와 타이틀을 가진 사람이 또 있을까. 우리는 그를 텔레비전 속 요리 프로그램에서 만나기도 하고 이태원 골목 어딘가에서 식당 사장님으로 만나기도 한다. 어느 때엔 강연을 하는 그를 볼 수도 있고 또 어떤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그를 만날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그는 대중 앞에서 스스로 ‘성 소수자’라는 편견의 울타리 안에 갇히지 않았다.

길지 않은 대화였지만 그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 것이 그의 욕심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힘을 얻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직자도 자선사업가도 아니었지만 그의 관심과 목표는 ‘나’가 아닌 ‘우리’를 향했다. 

성공한 사업가와 대한민국 탑 게이, 유명한 방송인과 마음씨 좋은 아저씨.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구석구석 얕고 또 깊게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욕심보다 나 아닌 다른 것들에 대한 관심으로 살아가는 사람, 홍석천을 만났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고정 출연 중인 예능프로그램들 계속하고 있고 새로 드라마에 들어간다. 곧 촬영에 들어가는 드라마 ‘절대 그이’를 준비하고 있다. 여자주인공은 걸스데이 민아, 남자주인공은 홍종현이다. 또 미디어커머스 사업을 준비 중이라 이제부터 열심히 달려야 한다”

Q. 하고 있는 방송이 정말 많다. 확실히 능력이 있는 거겠지. 어릴 때부터 예능 쪽에 재능이 있었나. 학창시절도 궁금하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을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긴 했다. 대학로에서 뮤지컬과 연극을 하면서 고생해가며 여기까지 왔다. 내가 바라던 꿈을 이룬 거지. 학창시절에는 되게 모범생이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하고 운동 같이하는 거 좋아하고. 여리여리한데 되게 강단 있는 아이였다. 체력은 없는데 깡으로 하는 애. (웃음) 밤잠을 안 자도 내가 목표하는 것은 해냈으니까”

Q. 욕심이 많은 스타일인가

“욕심은 없는데 관심이 많다. 그래서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어른들은 나에게 그렇게 살면 밥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나만 하라고 혼내셨다. 근데 지나고 보니 관심거리가 많으니까 모든 상황에 유연성이 생기더라. 한 우물만 파면 그 우물이 막히거나 끝에 다다르면 다른 곳에서 새 출발 하기가 힘들잖나. 근데 나는 여러 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으니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들보다 유연하게 대처 할 수 있다.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해도 어느 정도 소통이 되고 관계 맺기가 쉽다.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눈을 열어 놓고 있으니까 남들이 모르는 다양한 지식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깊지는 않지만. 적당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

Q. 그래서 오늘 인터뷰도 적당한 깊이로 두루 홍석천을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이전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에서 본인의 역할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나로 인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친구들이 있다. SNS를 통해 상담을 시작한 지 18년 됐다. 직접 찾아와서 상담하는 사람들도 있고. 전국에 강연을 다니면서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강의하는 것도 빠지지 않고 하려고 한다. 인권영화제에도 참가하고 해외에 나가서 소수자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린 친구들한테 상담해주는 일이다. 그 친구들은 되게 절실하거든 목숨이 달려있을 정도로. 기초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청소년기부터 시작해서 사회에 정착하기까지 성 정체성으로 좌절하지 않도록 목소리를 들어주고 도움을 주려고 한다. 내가 잘 버티고 내 분야에서 인정받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이다. 어린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그들이 감동을 줄 때가 있지. ‘형 때문에 살아요’, ‘죽고 싶었는데 형이 얘기해줘서 다시 살 수 있었어요’. 인생 살면서 한 사람 생명 살리는 거 되게 의미 있는 거잖아. 그런 일이 나한테는 중요하다”

Q. 강연 이야기를 했는데 강연 후기를 보면 한결같이 호평이다. 어떤 면이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 내는 것 같나

“진정성인 것 같다. 인생의 스펙트럼이 넓고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경험치도 높고. 강연을 할 때는 최대한 진정성 있게 하려고 한다. 또 실용적인 정보가 많고 유명인이 사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말하는 것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 나를 포장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포장할 수 있는데 이제는 포장하는 게 지쳐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Q. 그래도 방송과 실제 성격은 좀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부분도 있지. 나는 그렇게 밝은 사람은 아니다. 일부러 밝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웃음) 외로움도 많고 괴팍한 부분도 있고 예민하기도 한데 뒤끝도 없고. 되게 디테일하게 볼 것 같은데 그냥 넘어가는 것도 많고 남성스러운 모습이 있는 것 같다. 나한테 사기 친 친구도 좀 지나면 보고 나한테 실수한 동생도 다시 품고 옛 애인도 다시 보고. 관계에 대해 되게 예민할 것 같은데 두루뭉술하다. ‘좋은 게 좋은 거다’가 내 철학이라”

Q. 당연히 연기자로 데뷔한 줄 알았다. 개그맨으로 데뷔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나는 개그맨하고는 잘 안 맞는다. 탤런트 시험에 계속 떨어지니까 개그맨 시험을 본 거다. 왜 졸업 앞두면 안정된 직장에 들어가고 싶지 않나. 그래서 나도 안정되게 방송국에 들어가고 싶어서 개그맨 시험을 봤는데 덜컥 붙은 거다. 한 3개월 하다가 그만뒀다. 나는 개그맨으로 산 적이 거의 없다. (웃음)”

Q.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역시 MBC ‘남자 셋 여자 셋’이 아닐까. 또 김수현 선생님 드라마. 커밍아웃 이후 복귀작이었던 SBS ‘완전한 사랑’. 살 떨리게 촬영했다. ‘이게 방송이 나가면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걱정이 많이 됐다. 김수현 선생님이 있는 그대로의 홍석천을 보여 달라고 하셨다. 편한 연기, 나를 그대로 보여주는 연기는 처음이라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나도 이런 연기를 할 수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 ‘머릿속에 생각을 비우면 단순한 매력을 보여줄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처음 배웠다”

Q. 김수현 작가와 요즘도 연락을 하며 지내나

“그렇다. 무척 재밌는 분이다. 요새는 나를 홍회장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홍 배우, 홍 사장이었는데 요즘은 홍 회장이라고 부르신다. 서로 건강한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안부를 묻는다”

Q. 연기에는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나

“나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다면 카메오라도 출연한다. 연기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을 거다. 연기는 더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돈도 안 되지만 연기할 때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마다 않고 하는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원래 연기자가 꿈이기도 했고”


“‘홍석천은 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야’라는 말이 좋다. 열심히 산다는 말에는 능력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게 짠해 보이기도 하지만 ‘저렇게 열심히 해야 저렇게 성공할 수 있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Q. 이제 좀 더 사적인 질문이다. 요즘도 사랑을 하고 있나

“나는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약간 사랑 지상주의인데. (웃음) 그런데 사랑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나이를 먹으면서 매 순간 가슴 떨리는 사랑은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사랑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약간은 미지근한 온도의 욕조에 몸을 담그면 느끼는 편안함. 그런 것도 사랑인 것 같다. 예전에는 조금만 미지근해지면 ‘이제 사랑이 식었구나, 헤어져야 하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Q. 현재 그런 잔잔한 온도의 파트너가 있는 모양이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나. 외모든 성격이든

“사람마다 매력이 다른 것 같다. 물론 좋아하는 스타일은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마다 매력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서. 일단 착해야 한다. 내가 못돼서. (웃음) 또 나보다 연하를 좋아한다. 스무 살부터 가능하다. 미성년자만 아니면. 사랑에는 나이가 없다”

Q. 찾아보니 이혼한 누나의 아이들, 조카들을 입양했더라. 지원을 해줄 수는 있지만 입양까지는 쉽지 않았을 텐데

“보호자가 필요하니까. 아기 때부터 내가 데리고 있었다. 가족법이 바뀌어서 친부모의 동의가 있으면 입양이 가능하다. 누나의 전남편 그러니까 전 매형도 동의를 했고”

Q. 호칭은 삼촌?

“그렇지. 대단히 안정된 물주다. 진짜 자식 같다. 자식 같고 원수 같지. 다들 공부하느라 바쁘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데 방학이라 한국에 들어와 있어도 공부하느라 얼굴 볼 새가 없다. 안쓰럽다. 공부하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래도 삼촌이 어렵게 보내줬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대견하다. 둘 다 삐뚤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삼촌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유명한 탑 게이인데 그들 나름대로 스트레스도 얼마나 컸겠나. 다행스럽게 주변에 삼촌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제는 아이들도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사춘기 때는 내가 나서면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나쁜 말을 들을까 싶어 입학식, 졸업식에도 가지 않았다. 내가 가면 시선이 집중되니까”

Q. 지금은 많이 편해졌겠다. 아버지로서 또 삼촌으로서

“지금은 미국에 가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다 보니 ‘삼촌 같은 사람도 있구나’,’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구나’ 하면서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 같다. 대중 속에 있는 삼촌을 아이들이 잘 받아줘서 정말 감사하다. 오히려 나 같은 삼촌을 두고 있어 주변의 소수자나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아이들로 자라주었다”

Q. 이제 사업 얘기를 해보자. 사람들은 홍석천의 실패를 잘 모른다. 성공한 현재의 모습만 크게 다뤄지는데

“난 지금도 실패하고 있다. (웃음) 외식사업이라는 게 정말 만만치 않아서. 성공한 모습만 크게 보여서 그렇지 수억 날려보기도 했다. 지금도 경기가 좋지 않고 시장 환경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리뉴얼 할 것은 리뉴얼 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도 준비 중이다. 실패하더라도 그 안에서 배우고 계속 의지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나 자신이 정말 다행스럽다”

Q. 새로운 사업에 대해 계속 얘기했다. 간략히 설명해준다면

“미디어 커머스 사업인데 쉽게 말하자면 나와 동료들이 관심 있는 분야의 브랜드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이렉트로 전달하는 온라인 마켓을 만드는 것이다. 나로 인해 재능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성공 할 수 있으면 나는 그걸로 만족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디어와 조언을 주는 게 좋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좀 지칠 때도 있다. 해준다고 해서 내가 뭘 받는 것도 아니잖나. (웃음) 새로운 사업은 그런 생각에서 시작했다. 가르치기보다 공유하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함께 가자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했다”

Q. 일 외적으로 관심 있는 무언가가 있나

“여행. 가능한 한 많이 다니자는 생각이다. 그동안은 정말 사업차 많이 갔다. 양념도 사야 하고 인테리어 소품 사야 하고 외식 비즈니스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하고. 그런데 최근에 간 여행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3박 4일 동안 그냥 쉬고 양념만 딱 사서 왔다. 근데 그게 좋더라. 종일 수영장에서 쉬고 생각도 정리하고. ‘이게 진짜 쉬는 거구나’ 생각했다. 쉼의 필요성을 깨달았달까. 안 쉬면 과부하가 걸리는 것 같다. 가끔 몸이 떨리기도 하고 생각이 헝클어져서 간단한 문제에도 답을 못 찾고 헤맬 때가 있었다. 근데 쉬니까 답이 나오더라”

Q. 어떤 말이 당신을 기분 좋게 하나

“얼마 전에 신동엽과 술을 마셨다. ‘쟤는 진짜 열심히 산다’라는 말을 들었다. ‘홍석천은 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야’라는 말이 좋다. 뭔가 열심히 산다는 말에는 능력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게 짠해 보이기도 하지만 ‘저렇게 열심히 해야 저렇게 성공할 수 있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인정받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Q. 발이 넓기로 유명한데 특별히 친한 동료가 있다면

“나의 정말 힘든 부분, 어두운 부분, 슬픈 부분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다. 그런 말은 다른 사람들에게 되도록 말을 안 하려고 한다. 좋은 얘기만 하려고 하지. 하지만 왁스, 안선영은 알고 있다. 내 속속들이 들어주고 이해해 준다”

Q. NCT 태용과 먼 친척임을 밝혔다. 만나서 어떤 얘기들을 나눴나

“그 친구는 이제 시작하는 친구이지 않나. 아이돌이 가진 고충이 있을 테고 연예계라는 곳이 부침이 심한 곳이다 보니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조언했다. 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줬다. 태용이는 워낙 착하고 바른 친구라 앞으로 더 잘 될 거다. 같이 사진을 찍는데 너무 잘생겨서 어떻게 찍어도 잘 나오더라”


“편안한 사람, 엣지있게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사람이 엣지 있어야 해”

Q. 한때 용산구청장 출마 얘기가 있었다. 결국 출마는 안 했지만

“사회공헌의 하나로 이야기했던 거다. 마을 살리기의 큰 버전으로 구청장에 도전하는 거지. 주도하는 역할의 자리에 오른다면 빠르게 바꿀 수 있으니까. 그런 자리를 찾다 보니 그게 바로 구청장이더라. 물론 자리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좀 더 내가 강해지면 도전해 볼 만하지. 또 대한민국에서 나라는 사람이 도전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쉰 살 넘으면 하려고 생각 중이다. 원래는 마흔 넘으면 하려고 했는데 사업을 하다 보니 갚아야 할 빚이 많이 생기더라. 갑자기 내가 구청장이 되면 그 빚을 해결할 수 없잖나. 그러면 내가 이상한 짓을 해야 한다. 비리를 저지르던지. (웃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일단은 열심히 일해서 금전적으로 자유로워지면 사회에 공헌해야 할 때가 올 거다. 그 시점을 느끼면 그때 도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Q. 새로 시작한 Mnet ‘러브캐처’의 반응이 좋다

“연예인 패널로 출연 중인데 사람의 심리가 어떻게 변하고 누가 진짜 사랑을 하는지 돈을 노리고 가면을 썼는지 추리하는 거다. 재미는 있는데 머리가 아프다. 제작진은 그 어떤 힌트도 주지 않는다”

Q. 요새 눈여겨보는 후배가 있다면? ‘홍석천이 찍은 남자’ 리스트는 업데이트됐나

“요즘 텔레비전을 잘 못 봐서 아쉽게도 없다. 신인이 하나 있긴 한데 너무 신인이라 아직은 공개하기 어렵다. 아직 데뷔전인데 내가 발굴했다. 늘 이렇게 새로운 친구들을 찾아다닌다. 내가 연기자의 꿈을 키울 때에는 지금처럼 기획사가 있던 시절이 아니었다. 방송국 공채가 있긴 했지만 누군가가 나를 이끌어주지 않으면 방송국에 입성 할 수 없었다. 당시에 뮤지컬, 영화 오디션을 수도 없이 봤는데 부족한 나를 인정해주고 내 열정을 높이 사준 형님들이 나를 데뷔시켜주셨다. 송병준 대표, 황인뢰 감독 그분들이 나를 캐스팅 해 주신 거다. 그분들이 나를 도와주지 않았으면 나는 방송 일을 못 했겠지. 지금은 내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까 내 도움이 필요한 인재가 있다면 도움을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Q. 10년 후 홍석천의 모습은 어떨까. 지금처럼 젊음을 유지하고 있을 것 같은데. 말이나 행동에서 전혀 올드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10년 후에는 여러 사람하고 진짜 재밌는 일을 하고 있으면 좋겠다.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 항상 젊은 생각을 하려고 한다. 젊은 친구들하고도 허물없이 지낸다. 내일모레 내가 50인데 지금도 스무 살 친구들과 형, 동생 할 수 있다. 다만 이제는 체력이 달려서 그들의 스케줄대로 놀지는 못하지만. (웃음)”

Q.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

“착한 사람, 만만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는데 내 나이나 위치가 나를 만만하게 못 보게 하더라. 어떤 때는 나 자신도 사람들한테 벽을 두기도 하고. 근데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웃음) 만만하다는 게 나를 무시해도 된다는 게 아니고 편안한 사람, 편안하고 착한 사람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정리하자면 편안한 사람, 엣지있게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사람이 엣지 있어야 해”

에디터: 오형준
포토: 차케이
의상: SALVATORE PICCOLO, PRIVATE WHITE V.C, GRAN SASSO, PT05, PT01 by ARTAGE, 프리즘웍스
슈즈: 사토리산,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시계: 마르벤
스타일리스트: 송재영
메이크업: 크로체나인 은경 실장
장소: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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