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기자] 7월25일 개봉작 ‘인랑’ 이윤희 役.
영화 ‘인랑(감독 김지운)’ 속 한효주가 연기한 이윤희는 특기대 대원 임중경(강동원)이 진압 작전을 하던 도중 눈앞에서 자폭한 반정부 테러단체 소속 ‘빨간 망토 소녀’의 언니다. 자신이 가진 아픈 상처를 관객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복합적인 여러 층위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어려운 역할.
7월이 끝날 무렵,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한효주는 올해로 데뷔 14년차인 중견배우다. 그는 “‘인랑’이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지금부터 시작이죠. 좀 더 다양한 캐릭터들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잠시 사색에 잠겼다. 그리고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조금은 늦게 찾아온 성장통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 한효주와 이야기를 나눴다.
- 역할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정말로 쉽지 않은 캐릭터였어요. 진짜 어려웠죠. 윤희가 처했던 상황도 일반적이지 않고 살아야하는 이유도 있었고 그런 것들 때문에 선택한 일들도 있지 않나. 그렇게 맡은 임무를 통해 임중경을 만나면서 내면적으로 흔들림이 생겨버리니까 매신마다 갈등을 했었던 것 같아요.
- 어떻게 그리려고 했나요?
윤희가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굉장히 능동적인 캐릭터예요. 도발적이면서도 당돌한 모습이 있죠. 연약하지만은 않은 캐릭터라 매력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 원작을 많이 보고, 거기에 살을 붙였어요. 보는 분들에게 ‘윤희가 진심일까? 아닐까?’ 이중적인 해석을 만들어주면 더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표현하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 강동원 씨와 두 번째 호흡이었어요.
‘골든슬럼버’ 때보다 ‘인랑’을 하면서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윤희가 힘든 역할이라 연기할때마다 어떻게 할지 모르고 흔들릴 때가 있었어요. 그럴 때 현장에 강동원이라는 배우 존재 자체가 많이 의지됐죠.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고마운 마음이에요.
- 공교롭게 ‘감시자들’ 이후로 정우성씨와 또 함께 하게 됐어요.
언제 봐도 반갑고 좋은 선배님이에요. 항상 분위기를 편안하고 좋게 만들어주시는 훌륭하신 선배님이시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밥 잘 사주는 멋진 선배.(웃음)
- 한효주에게 ‘인랑’은 어떤 의미를 줬을까요?
스스로의 틀을 깨려고 노력했던 영화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변화의 시점에 서있다는 느낌이었죠. 앞으로 표현해야하는 캐릭터들이 좀 더 다양해질 것 같은 기대감이 있어요.
- 틀이요?
제가 겁이 많은 편이라서 그런지 안정된 무언가만 추구했던 것 같아요. 그 안에만 있으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제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처음으로 틀에서 나와 좋은 평을 듣던 나쁜 평을 듣던 신경 안 쓰고 찍었던 것 같아요.
- 성장통을 겪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다음 작품을 정해놓지 않은 상황에서 온전한 저로 있었던 적이 없었거든요. 사람 한효주로 살아가게 되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겪게 된 것 같아요. 오롯이 나로써 있는 시간들이 그런 생각을 만들었죠. 배우로는 후회 없이 일을 하고 최선을 다한 느낌인데, 사람으로는 최선을 다해 살았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오는 간극이... 부끄러웠어요. 사람 한효주로 탄탄하게 쌓아가지 못했다는 생각에.(웃음) 지금을 잘 보내야 배우로 단단해질 수 있지 않나 싶어요.
- 단단한 한효주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요?
저에게 주어진 하루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그 루틴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또 요즘 깊이에 대한 생각도 많아졌어요. 좋은걸 깊게 좋아하려고 해요.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그 순간들과 깊게 연을 맺으려고 하고요. 궁극적으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죠.
- 행복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찾고 있는 중이라니까요?(웃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요즘 ‘소확행’이라는 단어 있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십년 후에도 같이 밥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중한 제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요. 사실 요즘 같이 더울 때 먹는 시원한 물 한 잔이 ‘소확행’이죠.
-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요?
필모그래피에 액션영화를 남기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몸을 쓰면 개운하다고 느끼는 편이라서 개인적으로 액션을 좋아해요. 스타일리시한 ‘본시리즈’나 ‘월요일이 사라졌다’ 같은 영화요. 할리우드에서는 여자배우들이 액션을 찍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한국에서는 거의 없는 편이잖아요. 제대로 된 액션영화 한편 찍어보고 싶어요.(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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