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리콜에 폭풍할인까지...중고 수입차 가격 '흔들'

입력 2018-08-14 09:05   수정 2018-08-14 17:50


 -BMW, 화재 리콜로 매각 늘었지만 거래성사 사실상 힘들어
 -A3·북미형 파사트 등 최대 40% 할인에 경쟁 중고차 가격까지 '들썩'
 -중고차업계 "시간차 있겠지만 가격 하락 요인 분명"

 BMW의 대규모 리콜과 아우디·폭스바겐의 파격적인 신차 할인 등 중고 수입차 시장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화재 리콜로 몸살을 앓는 BMW는 보유자들의 판매 문의가 급증하고 있지만 중고차업체는 매물 수급을 꺼리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중고 BMW의 거래에 제동을 걸면서 재산 피해를 걱정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국토부는 지난 10일 리콜 대상 BMW 차종의 중고차 매매 시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리콜 대상임을 명시하고, 중고차 매매업자는 긴급 안전진단과 리콜을 마친 차만 판매하라고 조치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아우디가 A3 가솔린 세단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는 소식도 중고차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최대 28%의 할인율을 앞세운 폭스바겐 북미형 파사트 TSI의 등장 역시 중고차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해당 차종은 물론 경쟁 차종의 가격까지 흔들릴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BMW의 경우 520d 등 리콜관련 차종의 중고차 가격이 갑자기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당 차 보유자들은 중고차 가치 하락을 우려해 빨리 처분하길 원하고 있으나 정부에서 거래 자제를 당부하고 나선 데다 리콜 대상이 10만 대를 넘는 만큼 중고차업체들이 당장 매입을 늘리거나 판매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에게 중고차업체가 사들이는 매입가격은 떨어질 수 있지만 기존 매수가 이하로까지 판매에 매달릴 이유가 없어서다. 중고차 견적비교 서비스업체 헤이딜러에 따르면 520d의 평균 시세는 화재사건을 전후로 한 6월18일~8월4일 2,936만 원에서 2,919만 원으로 0.6% 하락에 그쳤다.

 '아우디발 쇼크'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최대 40% 할인이 예고된 A3 세단 2.0ℓ TFSI는 국내에서 판매한 적이 없는 차여서 중고차 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다. 그러나 같은 차종이 아니라도 2014년 수입한 2.0ℓ TDI 세단이나 2015년부터 들여온 스포트백 등의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중고차업체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SK엔카에 따르면 주행거리 3만㎞ 미만의 2015년형 A3 35 TDI 다이나믹이 2,490만원, 주행거리 5만~6만㎞ 2014년형 A3 25 TDI 다이나믹이 1,900만~2,000만원대 시세가 형성돼있다. 아우디코리아가 밝힌 2018년형 A3 세단 2.0ℓ TFSI의 신차 가격은 최대 할인율 40%를 적용할 경우 기본형 2,370만원, 프리미엄 2,610만원이다. 차종이 동일하진 않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신차 가격이 3~4년 전 중고차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폭스바겐 파사트는 주행거리 4만~5만㎞의 2015년형 1.8ℓ TSI(가솔린)가 1,600~1,800만원대에 거래된다. 2016년형은 주행거리에 따라 2,000만원대 초반에서 중반에 가격대가 형성돼있다. 최근 가계약을 시작한 북미산 신형 파사트의 가격은 3,613만8,000원(개소세 인하 반영가)으로,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2,000만원 중후반대에 구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신차가 차령 2년차 중고차와 가격차이가 수백만원대에 불과한 셈이다.
 
 신차 구매자에게 할인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앞서 구매했던 소비자들 입장에선 중고차 가격 하락이라는 재산 피해가 불파기한 상황이다. 중고차업체 관계자는 "배출가스 성적서 위조로 판매정지되기 전 아우디와 폭스바겐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이번 파격 할인은 날벼락"이라며 "사실상 2015년형 중고차와 비슷한 가격대에 신차를 판매하는 만큼 동급 차들의 시세 하락은 명약관화"라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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