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vs 편리함' 신차 이어 중고차 거래도 온라인
우리에게 제일자동차로 알려진 중국의 이치자동차(FAW)와 폭스바겐이 온라인 자동차판매 플랫폼을 내놓은 것은 결코 낯선 일이 아니다. PC 시대를 거치지 않고 모바일로 곧바로 건너 뛴 환경 탓에 인터넷 기반의 거래 시스템은 중국이 오히려 활발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반대로 타던 차를 되파는 것도 가능하다. 대신 기업은 거래 데이터를 활용해 선호하는 제품을 추천하거나 제품 정보를 제공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개인 신용정보다. 현금 일시불이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 할부금융을 활용하고 있어서다. 양사는 이를 위해 중국의 거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텐센트와 손을 잡았다. 이어 FAW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5분만에 할부 승인여부를 알 수 있으니 그야말로 자동차 구매의 신속성이 확보된 셈이다.
사전에 연습도 해봤다. 온라인 판매 플랫폼 출시에 앞서 시범적으로 폭스바겐 SUV 티록의 한정판 제품 888대를 판매했고 불과 10초 만에 완판됐다. 11가지 색상과 36개의 추가 옵션, 그리고 주문 후 45일 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임에도 소비자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그러자 온라인 거래 시스템에 중고차도 넣었다. 이 과정에서 정비 및 점검에 따른 '제조사 인증'을 넣으면 잔존가치를 높일 수 있다. 쉽게 보면 온라인으로 새 차를 팔되 같은 브랜드 제품의 중고차는 믿을 수 있도록 재처리(?) 과정을 거친다는 의미다. 잔존가치가 향상되면 당연히 새 차의 가격도 올릴 수 있어 이익도 증대하기 마련이다.
국내에서도 그간 새 차의 온라인 판매는 꾸준히 시도돼 왔다. 하지만 실제 판매하는 역할보다 제품을 알리는 차원으로 활용됐다.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것도 일종의 마케팅 수단이며, 최근 포탈 쇼핑몰을 통해 폭스바겐코리아가 일부 제품을 판매한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자동차 판매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모두 판매 창구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온라인은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고 대면이 없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르노삼성이 구매 계약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접근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동차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제품이 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차종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판매한다면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옵션과 오프라인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이 서로 다르도록 상품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여전히 '가격'을 중심에 놓으면 온라인용이 되고, 그보다 조금 비싸도 오프라인을 통해 서비스를 받고 싶으면 전시장을 활용하는 식이다. 물론 여기서 '가격'의 높고 낮음은 옵션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다.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가격이 구매 가치의 최우선 순위인 온라인몰 이용자에게는 옵션을 일부 뺀 저렴한 차를 제공하고, 서비스에 초점을 두는 사람에게는 상위 트림을 제공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소비 패턴이 나눠지면 당연히 기업은 그런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고, 이 경우 판매 채널이 온오프라인으로 양분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아직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시도는 곳곳에서 벌어지는 중이다. 지금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걸음이 옮겨지도록 하는 게 온라인의 역할이지만 하이브리드에서 전기 비중이 커질수록 순수 전기차가 되는 것처럼 온라인이 역할은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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