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누구’ 아닌 그저 선미, 연약하면서 파워풀한 안티 글래머러스 (종합)

입력 2018-09-04 18:37   수정 2018-09-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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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선미가 ‘사이렌’을 불렀다.

가수 선미의 새 미니 앨범 ‘워닝(WARNING)’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9월4일 오후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개최됐다. ‘워닝’은 ‘가시나(GASHINA)’ ‘주인공(HEROINE)’을 잇는 3부작의 끝이란 점이 이목을 끈다.

이날 선미는 타이틀곡 무대로 행사 포문을 열었다. 그는 “8개월 만의 컴백”이라며, “앨범 발매 전 처음 공연이었다. 흥미롭게, 멋있게 봐주셨길 바란다”고 첫인사를 건넸다.

‘워닝’서 가수는 전곡 작사에 참여했고, ‘에딕트(ADDICT)’ ‘사이렌(Siren)’ ‘블랙 펄(Black Pearl)’ ‘비밀테이프’ 작곡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대중 가수다. 앨범 콘셉트를 어떻게 잡아야 어필이 되고, 정체성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타이틀곡 ‘사이렌’은 걸그룹 원더걸스(Wonder Girls)가 타이틀곡으로 부를 뻔했다는 뒷이야기가 알려지며 정식 발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지금의 ‘사이렌’은 신보 ‘워닝’의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후 곡 콘셉트를 발전시켜 재탄생된 ‘사이렌’이란 후문이다.

선미는 “‘가시나’는 왜 나를 두고 갔냐고 하는 경고성의 곡이었다. ‘주인공’은 ‘너는 너대로 해. 난 나대로 할 거니까’의 경고였다”고 앞서 발표한 두 곡 모두에 경고가 담겼음을 설명했다. 그는 “‘사이렌’은 그 경고의 끝”이라며 웃은 뒤, “경고의 끝판왕”이라고 정의했다.

‘사이렌’은 신화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후문. 그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등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선미는 “신화 속 인어 사이렌에게 영감을 받았다. 신화에서 사이렌이 아름다운 모습이나 목소리로 선원을 유혹해서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아름답지만 무서운 존재”라며, “소재가 특이했고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더불어 선미는 “위급한 상황에 사이렌이 울리지 않나. 사이렌의 어원이 인어 사이렌이다”며, “‘사이렌’이란 곡이 가지는 의미가 중의적이라서 더 욕심이 났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미는 인어를 연상시키는 외양으로 ‘사이렌’의 기원을 떠올리게 했다. 가수는 “내가 곡을 쓰고 앨범 작업에 참여하다 보니까 패션 부분 역시 그 느낌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며, “열심히 공부했다. 회사와 콘셉트를 꾸몄다”고 답했다.

어디까지가 선미의 의견이고, 또 어디까지가 회사의 결정일까. 충돌은 없었을까. 선미는 “의상 하나하나, 안무 하나하나 다 신경을 쓰니까 약간 과부하가 오더라”며,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 본부를 만들어주셨다. 아티스트의 일을 분담해서 다 같이 디벨롭(Develop) 하는 느낌으로 팀이 꾸려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내가 아이디어 보드를 회사에 제출하면 제작 본부에서 디벨롭 시켜주셨다”며, “의견 충돌은 내 취향과 대중 취향의 충돌이라고 받아들였다. 대중성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많이 귀를 기울였다. 덕분에 내가 내 색깔에 취해서 산으로 갈 때 제작 본부에서 많이 잡아주셨다”고 대중성과, 독창성의 조화가 ‘워닝’의 근원임을 전했다.


1월18일 열린 ‘주인공’ 쇼케이스서 선미는 최종 꿈을 묻는 질문에 “아이코닉(Iconic)한, 딱 떠오르는 것이 있는, 그런 것이 궁극적 목표이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꿈이 무언가의 상징되는 것이라고 밝힌 것. 3부작을 완성시킨 선미에게 그 상징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여가수에게 으레 붙는 수식어 “제2의 엄정화”, “제2의 이효리”를 언급했다. 가수는 “선배님들만의 아우라고, 선배님들만의 에너지고, 선배님들만의 장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제2의 누구’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 선미가 그저 ‘선미’로서 대중에게 다가가길 희망했다. 그들의 에너지를 온전히 다 표현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선미는 “‘제2의 누구’가 되는 것보다 차라리 내가 나의 정체성, 나의 아우라, 나의 에너지를 새롭게 만들어서 대중에게 어필하자는 생각이 컸다”고 덧붙였다.

“나의 아우라”가 정확히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가수는 “사실 나는 (엄)정화 선배님이나 이효리 선배님처럼 글래머러스 느낌이 없다. 겉모습은 여리여리하고 연약하다”며, “대신 동작 하나하나 할 때, 노래 한 음 한 음 부를 때 나오는 파워풀함이 있다. 가녀린 몸으로 그 찰나의 순간에 딱 뿜어내는 에너지가 나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고 있지 않나 싶다”고 강약 조화에서 비롯된 반전미를 그의 아우라이자 선미만의 것으로 정의했다.

마지막 인사에서 선미는 “진심을 담아서 준비한 앨범이다.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앞으로 더 나은 음악 들려드리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고, 공부하고, 성장하겠다”고 지금보다 나은 ‘가수 선미’를 약속했다.

한편, 선미는 금일(4일) 오후 6시 새 미니 앨범 ‘워닝(WARNING)’을 발표했다. 같은 날 오후 8시에는 삼성홀에서 컴백 프리미엄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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