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승차 공유, 장기적으로 교통량 줄일 것"

입력 2018-10-30 10:52   수정 2018-10-3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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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욱 VCNC 대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런칭
 -데이터 분석 통한 최적화, 사업자-소비자 모두에게 이익

 국내 카셰어링 업계 1위 쏘카가 지난 7월 커플앱 '비트윈' 개발사 VCNC를 인수했다. '비트윈'은 전세계 100만명 이상 이용하는 일종의 커플용 메신저다. 누적 920억개 이상의 메시지와 24억장 이상의 사진이 오갔을 정도로 사용자 지향적인 서비스가 호평을 받고 있다. 인수 당시 쏘카는 VCNC의 데이터 관리 및 기술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VCNC가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공개한 건 지난 10월8일, M&A 성사 후 채 3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타다'는 택시 등 기존 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개발됐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 다양한 이동 수단부터 대중교통까지 포섭하는 종합 종합 이동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실제 플랫폼 운영 사례를 선보이기 위해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이용한 호출서비스 '타다 베이직', 원하는 출발지에서 공항까지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다 에어' 등도 함께 선보였다.





 시장에서는 플랫폼보다 신규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택시 업계는 쏘카가 우버와 유사한 서비스를 우회적으로 시작하는 것 아니냐 반발했다. 카풀, 심야 셔틀버스 등 많은 스타트업들이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했다 고배를 마신 상황에서 VCNC가 내놓은 서비스의 차별점이 없어서다. 이에 대해 박재욱 VCNC 대표(사진)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모빌리티 플랫폼이 기존 사업자에게 더 큰 이익을 줄 수 있음을 설명하는 게 과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운송 서비스 분야에서 기존 사업자의 시장을 뺏는 게 아니라, 판을 키울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겠단 이야기다.





 박 대표는 모빌리티 플랫폼의 성공을 위해선 기존 사업자는 물론 지자체와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하철과 버스의 환승 서비스가 대중교통 이용 경험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것처럼 모빌리티 플랫폼이 기존 이동 서비스의 간극을 메우고,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보다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역할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모빌리티 플랫폼이란 개념은 낯설다. 항공, 기차, 택시, 카셰어링 등 개별 서비스 단위로 예약, 이용했던 경험에 머물러 있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어서다. 박 대표는 모빌리티 플랫폼의 핵심을 '최적화'와 '연결'이란 개념으로 설명한다. "A부터 B까지 이동할 때 대중교통이 연결해주지 못했던 부분까지 촘촘하게 이어준다면 굳이 차를 사지 않고 이동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것입니다. 가령 집 근처에서 전기 스쿠터를 빌려 타고 역에 도착해 미리 예약된 기차에 탑승하고, 도착역에서 카셰어링을 이용해 목적지에 도착하는 방식을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이동 경로와 방식, 소요 시간과 경비 등을 본인 취향에 맞게 선택하거나 조합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사업자가 맞춤식 경로를 추천할 수도 있고요. 또, 소비자 선호도와 교통상황 등의 정보 등을 잘 수집하고 분석하면 운송 사업자들이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적인 성공 가능성과 함께 모빌리티 플랫폼은 또 다른 의문점을 해소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에선 '승차 공유가 도로 위에 차를 줄일 수 있을까'라는 문제가 화두다. 최근 미국 뉴욕시 의회에선 승차 공유 서비스에 투입되는 승용차 운행 대수를 제한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을 정도다. 공유 서비스가 성장할수록 오히려 교통정체가 심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뉴욕시에선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연간 신차 등록대수가 10만대 이상까지 치솟기도 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해있다. 아무리 기존에 있는 차를 활용해도 신규 서비스가 운영되기 위해선 추가적인 신차 투입이 필요하다. '최적화'를 지향하는 '타다' 역시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공유경제가 도로 위의 차를 줄일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공유경제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차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성장해야 도로 데이터를 수집할 기반이 조성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차가 줄어들 것이라 확신합니다. 충분한 이동 데이터가 쌓이면 지금보다 적은 숫자의 차로 효과적인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이동서비스가 최적화될수록 이 같은 장점이 극대화 될 겁니다. '타다'를 짧은 기간 운영하면서 특정 요일과 시간대 별로 이동 수요가 발생하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차와 기사를 배치할 때 최적점을 찾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최근 공유와 소유는 별개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해석이다. 오히려 공유가 활성화될수록 소유하려는 욕구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이다. 이미 공유 경제를 경험한 도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인터뷰 말미에 '10년 뒤 모빌리티 플랫폼은 어떤 모습일까'란 질문을 던졌다. 박재욱 대표는 소비자 경험이 지금 우리가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10년 뒤엔 누가 차를 소유하는지 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올 것으로 봅니다. 자동차의 미래가 어디로 귀결될까 업계 관계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니 '항공 산업'에 가장 많이 비유됐습니다. 우리가 가까운 거리를 이용할 때 어느 항공사. 어떤 항공기를 이용할지 소비자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원하는 시간대와 가격에 맞춰 항공편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죠. 반대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원하는 이용자는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를 선택할 것입니다. 공유경제가 확대되고 모빌리티 플랫폼이 제 기능을 한다면 사람들이 이동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떤 차를 타는 지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을 것입니다. 물론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고급 서비스도 공존하겠고요. 차라는 개별 제품에서 이동성이란 서비스로 가치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역시 건강하게 성장해있지 않을까요?"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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