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 8세대로 돌아와

입력 2018-11-29 08:25  


 -1963년 356 후속, 55년 간 세계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

 포르쉐의 아이코닉카 '911'이 8세대로 돌아왔다. 앉아 있는 개구리 엉덩이처럼 생긴 뒤태와 개구리 눈처럼 튀어나온 동그란 헤드램프, 수평대향 엔진에 후륜 구동 방식을 고집하는 스포츠카의 대명사, 모두 911에 붙는 수식어다.

 29일 포르쉐에 따르면 첫 모델은 1963년 등장한 356이 계기가 됐다. 그보다 고급스럽고 4인승의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춘 스포츠카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 그 결과 탄생한 게 바로 911이다. 원래는 컨셉트카에서 따온 '901'로 등장했지만 프랑스 푸조가 이미 가운데 '0'이 들어간 차명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911로 개명했다. 


 첫 911은 1963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데뷔해 1964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RR(리어 엔진, 리어 드라이브) 구동 시스템과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얹어 최고 130마력, 최고 시속은 210㎞/h를 낼 수 있었다. 슈퍼카 페라리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성능으로 데뷔와 동시에 높은 인기를 얻는 건 당연했다. 1963년부터 1989년까지 생산된 초기(1~2세대) 911은 '클래식 911'로 분류한다.

 1988년 등장한 3세대(964)는 역대 911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공랭식 수평대향 6기통 3,6ℓ 엔진을 얹어 최고 250마력을 냈고 최고 시속은 260㎞, 0⇢100㎞/h 가속까지는 단, 5.7초만 소요되는 성능을 자랑했다. 2세대와 비슷한 외관이지만 부품의 80%를 새롭게 설계했다. 모노코크 차체에 코일 스프링의 서스펜션을 얻어 핸들링을 확보했으며 풀타임 4WD와 오토매틱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도 장착했다. 현재도 964는 보존 상태에 따라 최고 수 억원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1993년 나온 4세대(993)는 볼륨감 있는 매끈한 디자인과 일체형 범퍼, 윈도우에서 테일 라이트 패널의 와이드한 리어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라인이 특징이다. 새로운 헤드램프를 적용, 더욱 납작해진 프런트 윙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초기에는 쿠페와 카브리올레 두 가지 타입이었지만 1995년 탈착식 하드탑 대신 리어 윈도우 아래로 미끄러지는 넓은 전동식 글래스 루프를 장착한 '타르가'가 공개됐다. 이후 카레라 S, 카레라 4S 등의 파생 제품을 만들었다.

 1997년 생산된 5세대(996)는 공랭식 엔진 사용을 중단했다. 박스터 등 다른 제품과 호환 공정을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강화된 배출 규정을 위해서다. 길이와 너비, 휠베이스가 모두 늘어났는데, 덕분에 실내 공간 역시 넓어져 거주성이 높아졌다. 5개의 원형 계기판이 합쳐진 디자인의 새 대시보드 역시 전통을 깨는 조치였지만 무엇보다 상징과 같았던 원형 헤드램프 모양이 변화된 건 큰 충격이었다. 수평대향 엔진 설계는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새롭게 개발된 수랭식 시스템을 적용, 6기통 3.4ℓ 4밸브 엔진은 911 터보 3.3ℓ의 출력과 맞먹는 최고 300마력을 발휘했다. 이후 3.6ℓ 엔진으로 교체되면서 출력은 최고 320마력까지 증가했고, 911 40주년 기념 에디션의 성능은 최고 345마력에 달했다.



 2004년 등장한 6세대(997)는 전면 헤드램프가 원형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단, 5세대의 특징과 차체 라인을 계승, 넓어진 휠베이스와 강조된 허리 라인은 구형보다 탄탄해졌다. 처음으로 어댑티브 스포츠 시트를 채용, 각 운전자 요구 사항에 맞게 측면지지대와 등받이를 조절할 수 있었다.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 시스템도 처음으로 달렸다. 중앙 콘솔에서 버튼만 누르면 PASM을 사용하는 운전자는 2개의 서스펜션 프로그램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997 카레라의 경우 기존 수평대향 6기통 엔진에 실린더 충전 사이클을 최적화해 3.6ℓ 엔진의 최고 출력이 320마력에서 325마력으로 높아졌다.


 2011년 등장한 7세대(991)는 918 스파이더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기술인 어댑티브 에어로다이내믹을 채택한 최초의 911이다. 경량화를 위해 차체를 최신 신소재 알루미늄-스틸 합금으로 만들어 이전 대비 45㎏ 가벼워졌고, 능동적 제어장치를 적용해 역동성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디자인은 구형과 비교해 90% 이상 변했다. 근육질 외관은 힘과 우아함을 표현했으며, 100㎜ 길어진 휠베이스와 20인치 휠은 다이내믹한 외관을 완성했다. 엔진은 911 카레라의 경우 수평대향 6기통 3.4ℓ를 얹어 최고 350마력을 낸다. 911 카레라S는 3.8ℓ로 400마력을 뿜어낸다. 

 한편, 포르쉐는 1963년 이후 올해 10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104만9,330대의 911을 생산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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