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정 기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어쩔 수 없이 탈락자가 생긴다. 발탁 인원은 제한된 것에 비해 도전자는 많은 경쟁 프로그램의 특성상 타이밍의 문제로, 순간의 컨디션 문제로, 그야말로 근소한 차이로 탈락과 데뷔의 경계가 갈린다.
최근 종영한 Mnet ‘프로듀스 48’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아쉬운 탈락자가 속출했다. 윤해솔 또한 수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자아낸 탈락자 중 한 명. 탄산 보컬이라는, 아이돌 지망생에게는 찬사와 같은 닉네임을 얻으며 빛을 낸 윤해솔.
비록 세 번의 무대를 마치고 탈락했지만 그녀의 존재감만큼은 여전히 빛이 나고 있다. 프로젝트 걸그룹 아쿠아의 메인보컬로, 뷰티 모델로, 라디오 게스트로 활약한 그녀. 이제는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 대중 앞에 당당하게 설 준비를 하는 중인 윤해솔과 마주했다.
Q. 화보 촬영 소감
“다양한 콘셉트로 화보를 찍는 게 처음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첫 콘셉트 촬영 때는 긴장도 많이 했는데 찍다 보니까 긴장도 풀리고 점점 자연스러워진 거 같다. 긴장한 것에 비해 즐겁게 촬영했다.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Q. 맘에 든 콘셉트
“데님룩으로 촬영한 콘셉트가 색다르고 좋았다. 평소에 레드립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화보를 통해 시도하게 돼서 좋았다”
Q. 근황
“연습실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웃음). ‘프로듀스48’이 끝난 후에 라디오도 하고 개인 방송 스케줄도 조금씩 하면서 지내왔다. 아무래도 아직 데뷔 전이다 보니 춤, 노래를 열심히 연습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Q. Mnet ‘프로듀스48(이하 프듀48)’ 기억을 잊을 수 없겠다. 출연 계기가 있다면
“원래 ‘프로듀스’ 이전 시리즈를 즐겨봤었다.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관심이 갔다. 출연하게 된다면 어떤 경험보다도 값진 경험을 하게 될 거 같아서 소식을 듣자마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마침 회사에서도 내가 나가서 도전해 보길 바라셨고 상의 후에 참여하게 됐다. 후회 없는 좋은 기회고 경험이었다”
Q. 현 소속사로 오기 전 데뷔 무산 일화가 있다고. 상심이 컸을 거 같은데
“사실 이런 데뷔 무산과 같은 일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연습생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한다. 누구의 탓도 아니라 그냥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데뷔가 무산됐었다. 굉장히 기대했던 데뷔다 보니 처음엔 상심하기도 했지만 그 경험을 통해 나 스스로가 한 단계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지금 소속사를 만나서 연습을 하고 있기도 하고 그러다가 ‘프듀48’에도 출연하게 됐으니까”
“데뷔가 무산되고 자연스럽게 회사를 나오게 되면서 처음에는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웠다. 두렵기도 했고. 그럴 때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부모님께서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며 나를 잡아 주셔서 힘이 됐다. 그러면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거 같다”
Q. 아이돌 연습생 생활 중에 혼자 힘으로 건대 영화과에 진학했더라
“맞다.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서 학원도 다니지 않고 혼자 준비해서 도전했었다. 되든 안 되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컸다. 혼자서 본 적도 없던 희곡을 찾아서 연습하기도 했고(웃음). 그렇게 입시를 봤는데 운이 좋게도 합격하게 돼서 감사하다. 입시 당시에 뮤지컬 노래를 불렀는데 그걸 좋게 봐 주신 거 같다. 영화과지만 내 특기인 노래를 어필한 게 합격 요인이지 않을까(웃음)”
Q. 연습생 시절 롤모델로 삼았던 사람은
“태연 선배님.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연습생이 태연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지만 우선 태연 선배님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걸그룹인 소녀시대의 멤버이면서 솔로 활동을 통해 보컬로도 인정받으셨지 않나. 다양한 콘셉트의 노래 장르를 소화해 내는 모습 너무 멋있더라. 태연 선배님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보컬로 인정받고 다양한 콘셉트를 자유자재로 소화할 수 있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Q. 어릴 때부터 가수를 꿈꿨는지
“어렸을 때 주변에서 노래 좀 그만하라는 소리를 듣는 그런 애였다(웃음). 샤워할 때나 밥 먹는 중간에도 항상 노래를 흥얼거렸다. 노래를 워낙 좋아했었다. 동요대회도 정말 많이 나갔다. 장기자랑이나 축제도 항상 참여했었고. 노래를 부를 기회라면 마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Q. 큰 무대는 아니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공연해야 하는데 무대 울렁증은 없나보다
“없었다(웃음). 생각해 보니 어릴 때 무대 위에 올라가서 노래할 때도 별로 떨어 본 기억이 없다. 어릴 때는 뭘 모른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떨지 않았던 거 같고 ‘프듀48’ 촬영을 할 때는 다른 의미로 떨리긴 했다. ‘겁이 나도 해 보자, 한번 해 보자’ 이런 느낌이 컸다. 아무래도 경쟁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긴장을 굉장히 많이 했다”
Q. ‘프듀48’에서 총 3번의 무대에 올랐는데. 어떤 무대가 가장 인상 깊었는지
“각자 다른 게 ‘하이텐션’ 무대 같은 경우에는 내가 처음으로 좀 많은 분 눈에 띄게 되는 무대였던 거 같다. 노래와 춤을 같이 보여드리는 무대여서 더 재밌었다. 반면 ‘메리크리’는 노래만으로 무언가를 보여드려야 하는 무대이기도 하고 내가 노래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긴장을 많이 한 무대였다. 무대 위에서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 그걸 다스리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연습을 많이 한 만큼 아쉬움도 많았고 생각이 많았다. ‘메리크리’ 무대가 또 기억에 남는 게 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셨다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나 역시 노래로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잊지 못할 무대가 됐다”
Q. ‘메리크리’를 통해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 받았다. 최종 순위에 아쉬움은 없나
“사실 ‘메리크리’ 무대를 하고 나서 순위가 굉장히 많이 올랐다. 그래서 아쉬움보다는 내 노래, 무대 하나로 이렇게 순위가 많이 오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나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더 늘었다는 생각에 감사할 뿐이었다. 아쉬움은 순위에 대한 것이기보다는 나 스스로가 느끼는 무대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 연습 때보다 긴장을 많이 해서(웃음)”
“처음에는 당연히 순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고 신경도 많이 쓰였었다. 그런데 무대를 하면 할수록 무대 자체에 대한 소중함이 커졌다. 순위가 몇 등이냐, 누구보다 높냐, 이런 생각보다는 커트라인 안에만 들어서 계속 무대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Q.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나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다. 경쟁한다는 자체가. 나의 부족함이 느껴지는 순간마다 힘이 들었다. 그런데 매회 촬영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그 순간을 즐기게 됐다. 나중에는 무언가에 쫓기고 순위에 들어야 한다는 중압감보다는 무대를 한다는 자체가 좋았다. 그리고 함께 연습한 그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 자체가 행복했다. 그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서 떨어지고 싶지가 않더라(웃음). 회가 거듭될수록 촬영이 재미있어졌고 즐기게 됐다”
Q. 다음에 또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제의가 온다면
“무조건 나가고 싶다. 힘들어도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험 자체가 무엇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함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프듀48’ 참여를 통해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뒤돌아 생각해보니 값진 경험이라는 생각이 든다”
Q. 다른 시즌과는 달리 일본인들과 함께 경연했는데.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무척 많았다(웃음). 그런데 그냥 서로서로 몸으로 대화를 했다. 손짓과 발짓을 써가면서(웃음). 그런 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더라. 합숙하면서 오래 지냈다 보니 그런 식으로도 소통할 수 있어서 신기했다”
Q. ‘프듀48’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났을 거 같은데. 친해진 멤버가 있다면
“아이즈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혜원이란 친구와 친했다. (신)수현 언니와도 되게 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나서 친해진 사람들이다. 두 사람 외에도 많은 친구와 친해져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금도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
Q.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대중에게 평가 아닌 평가를 받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
“마지막에 아쉽게 순위에 들지 못했는데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윤해솔 왜 떨어졌어’, ‘아쉽다’ 등의 반응을 봤었는데 그런 나의 탈락을 아쉬워하는 반응을 보면서 오히려 나는 힘을 얻었던 것 같다. 탈락의 순간은 나 역시도 아쉬웠지만 나를 더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많고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어서 얼른 다른 무대에 선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다질 수 있었다”
Q. 국내 최초 e스포츠 프로젝트 그룹 아쿠아의 메인 보컬로 활약 중인데. 각종 오디션 프로 출신들이 모두 모였다. 나름의 재미가 있겠다
“일단 게임단 그룹이라는 자체가 나에게는 재미있게 다가왔다. 또 여러 소속사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그룹이다 보니 그것도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각기 다른 환경에 있는 친구들이 모여서 활동해야 하다 보니 ‘어색하면 어쩌지’와 같은 걱정이 들기도 했는데 막상 시작해 보니 합이 잘 맞는다.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게 친해졌다(웃음)”
Q. 최근 MJ(써니사이드)의 ‘첫사랑two’라는 곡 피처링으로도 참여했던데. 첫 경험이 어렵진 않았는지
“즐거운 경험이었다. 내가 워낙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 내 목소리와 노래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기대되더라. 음원이 언제 나올지 손꼽아 기다렸다. 발매 후에는 내 목소리 부분만 돌려 듣고 있다(웃음). 설레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Q. 다음에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뮤지션
“워낙 많다. 좋아하는 분도 많고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분도 많고. 내가 최근에 즐겨 듣는 음악 위주로 이야기하자면 양다일 선배님과 폴킴 선배님. 한 무대에서 같이 노래할 수 있다면 꿈 같은 일이 아닐까. 더 열심히 연습해서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Q. 소속사에 ‘프로듀스 101’ 경험을 이미 한 김소희가 있다. 혹시 어떤 조언을 들은 것이 있나
“많은 조언을 들었다. 원래부터 (김)소희 언니와 친했는데 이번 ‘프듀48’ 촬영을 하면서 힘들거나 고민거리가 있을 때 언니를 찾아갔다. 아무래도 언니도 그런 경험을 했었으니까… 언니한테 투정 부리듯이 털어놓았는데 언니가 내 이야기에 공감해 주고 다독여줘서 많은 힘이 됐다. 어떤 특별한 조언을 해줬다기보다는 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됐다”
Q. 아직 젖살이 있는 통통한 볼살 때문인지 다이어트에 열을 올린다고 들었다
“다이어트는 매일, 매 순간 생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나 준비돼 있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까. 지금 활동하시는 모든 연예인분들 다 정말 대단하신 거 같다. 어떻게 그렇게 몸매 관리를 하실 수 있는지(웃음). 나 역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살이 조금 더 붙었다 싶으면 식단조절도 하면서 관리하고 있다”
Q. 본인의 외모에서 가장 매력 있는 부분을 꼽자면
“시원한 이목구비와 키? 이목구비도 시원시원하고 키도 큰 편이라 그런 점이 매력 포인트 아닐까(웃음). 부끄럽다. 피부도 약간 구릿빛이어서 건강미를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만 이야기해야겠다(웃음)”
Q. 닮은꼴 스타
“내가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고 한 번씩 들어본 얘기로는 김사랑 선배님하고 이미지가 살짝 비슷하다는 말을 들어봤다. ‘프듀48’ 방송을 하면서는 걸스데이 유라 선배님과 느낌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들어봤고 한채아 선배님 닮았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다. 이 얘기도 여기까지만 해야 할 거 같다(웃음)”
Q. 이상형
“딱히 정해놓은 기준은 없는 거 같다. 취미나 공통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이 좋다. 또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웃음). 항상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실 외형적인 부분도 딱히 정해놓은 기준이 없는데 아직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그 캐릭터를 이상형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상속자들’의 김탄 역할도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해서 이상형이다(웃음). 이민호 선배님이 나오신 작품을 많이 보긴 했다(웃음). 현빈 선배님이 나오신 영화 ‘협상’과 ‘공조’를 재미있게 보기도 했었고. 이렇게 보면 이목구비가 뚜렷한 분을 좋아하는 거 같지만 또 그렇지 않으신 분이 좋아질 때도 있어서. 최근 매력 있게 본 캐릭터는 현빈, 이민호 선배님인 거 같다(웃음)”
Q. 가수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
“연기 레슨을 꾸준히 받고 있다. 영화과로 진학하기도 했고. 언젠가는 연기 쪽으로도 도전 해 보고 싶다. 요즘에는 워낙 아이돌들도 다방면으로 활동하다 보니까 나 역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다시 소속사로 돌아가 연습 중인데. 어떤 아이돌이 되고 싶나
“닮고 싶은 아이돌이 되고 싶다. 누구나 워너비 모델이 있지 않나. 나도 누군가에게 워너비가 될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내가 태연 선배님을 닮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Q. 데뷔 후 해 보고 싶은 콘셉트나 노래가 있다면
“아무래도 아이돌 그룹이라면 중독성 있는 한 가지가 중요한 거 같다. 레드벨벳 선배님들의 콘셉트가 독특하기도 하고 중독성이 강하지 않나. 그런 콘셉트와 곡을 나도 소화해 보고 싶고. AOA 선배님의 ‘짧은 치마’나 ‘단발머리’와 같은 큐티, 섹시한 노래와 콘셉트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큐티섹시가 나에게 맞는 느낌일 거 같다(웃음)”
Q. 팬들에게 한마디
“연습이 힘들거나 지칠 때 팬분들의 응원을 보며 힘을 얻는다. 내가 많이 부족한가 싶어서 의기소침해 지다가도 나를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을 보면 열심히 연습해서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까 지금처럼 많은 응원과 사랑 주셨으면 좋겠다”
Q. 앞으로 목표
“작년의 나와 올해의 나를 비교해 보면 참 다르더라. 생각도 더 깊어졌고 올해 많은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된 거 같다. 내년에는 나를 돌아봤을 때 작년의 윤해솔에서 이만큼 성장했구나, 달라졌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다”
에디터: 이혜정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안예진
의상: FRJ Jeans, 로라로라, 마가린핑거스
슈즈: 바이비엘
모자. 로라로라
헤어: 정샘물 웨스트 천은주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웨스트 황지혜 팀장
장소: 어반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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