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암탉 다음은 강아지다.
영화 ‘언더독(감독 오성윤, 이춘백)’의 제작보고회가 12월21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개최됐다. 오성윤, 이춘백 감독,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이 참석했다. ‘언더독’은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 역대 최고 흥행 기록(약 220만 명)을 쓴 ‘마당을 나온 암탉’ 감독이, 약 7년 만에 선보이는 차기작이란 사실이 영화 팬들의 관심을 움직인다.
‘언더독’은 하루 아침에 운명이 바뀐 강아지 뭉치(도경수)가 각기 다른 개성으로 똘똘 뭉친 친구들과 함께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린 영화.
오성윤 감독이 새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건 ‘마당을 나온 암탉’ 이후 약 7년 만의 일이다. 감독은 사회자의 “7년을 기다렸다”는 말에 “감개무량하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난 대중 예술 하는 사람인데 영화를 이렇게 오래 만들어도 되나?’란 생각을 했다. 거대하고 멋진 성당을 짓는 것도 아닌데 너무 긴 세월이 걸렸다”고 했다.
관객은 ‘언더독’에서 행복, 운명, 모험 등을 만날 수 있다. ‘언더독’ 공동 연출을 맡은 이춘백 감독은 작품에 관해 “기본적으로 행복한 영화”라며, “졸지에 운명이 바뀐 우리 귀여운 멍멍이들이 그들만의 행복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어드벤처가 있다”고 소개했다.
도경수가 강아지 뭉치를 연기한다. 하루아침에 운명이 뒤바뀐 뭉치는 그에게 닥친 현실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하지만, 그 앞에 나타난 떠돌이 개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도경수는 “영화를 먼저 봤다. 진짜 너무 따뜻하고 뭉클한 영화”라며, “관객 분들께서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언더독’으로 도경수는 생애 첫 애니메이션 더빙에 도전한다. 그는 작품 출연 이유로 “너무 행복한 시나리오”를 꼽은 뒤, “애니메이션 녹음은 처음이었다. 녹음실은 익숙한데, 애니메이션 녹음은 다른 녹음과 다르더라”고 했다. 오성윤 감독은 “나는 거들 뿐 본인이 잘하더라. 한마디 하면 잘 소화해서 금방 새롭게 잘해줬다”고 연기자를 칭찬했다.
‘언더독’이 타 한국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선(先) 녹음-후(後) 작화’ 방식이다. 본격 캐릭터 작화 전 먼저 캐스팅을 진행해 배우의 연기를 영화 속 캐릭터에 반영할 수 있게 한 것. 배우의 감정선과 얼굴 표정이 캐릭터에 이입, 완벽 싱크로율이 탄생했다. 도경수는 “영화를 보니까 뭉치가 나인 것처럼 감정 표현을 하더라. 너무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도경수가 뭉치와 닮은 건 표정뿐만이 아니다. 도경수는 “뭉치는 용기 있고, 호기심 많고, 도전하는 캐릭터다. 그런 점이 닮았다”고 역할과의 연관성을 소개했다.
박소담은 걸크러시 강아지 밤이를 공연한다. 트라우마로 인해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강한 밤이는 들개 그룹과 함께 산속에서 사냥을 하며 본인들의 힘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인간들에 의해 보금자리를 잃게 되자 뭉치 등과 함께 자유의 땅을 향해 떠난다. 박소담은 “빨리 관객 분들과 큰 화면으로 만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박소담 역시 목소리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는 “도경수 씨처럼 녹음실이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며, “‘목소리로만 감정을 전달하는 게 과연 전달이 잘 될까?’란 걱정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니나다를까 더 과하게 해야 할 때가 있더라. 과하게 하는 것의 중간 지점을 찾으며 감정 전달을 하는 부분이 나한테는 좀 어려웠다”고 고충을 소개했다.
‘선 녹음-후 작화’ 방식에 관해 배우는 “갇히지 않고 내 연기를 좀 더 편안히 할 수 있는 부분이 컸다”며, “무언가를 보고 거기에 입을 맞추는 게 아닌, 내 감정을 가져가고 다양한 것을 시도해봤다”고 회상했다. 연기 그 자체의 어려움은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밤이의 카리스마 목소리를 낼 때 크고 작은 음 높이와 깊이감 등을 표현해야 했다”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감독님께서 잘 이끌어주셨다”고 공(功)을 연출자에게 돌렸다.
박소담이 생각하는 목소리 연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녹음한 걸 나중에 들었을 때 ‘나한테 이런 목소리가 있었어?’란 생각을 했다”며, “나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시간이었다”고 그 자신이 미처 모르고 지낸 음성을 ‘언더독’ 녹음에서 찾았다고 알렸다.
‘언더독’의 개봉일은 2019년 1월16일. 매해 1월은 다수 해외 애니메이션이 가족 관객을 겨냥하는 때다. 오성윤 감독은 “방학 때 디즈니, 픽사, 일본 애니메이션이 많이 개봉한다”며, “그 엄청난 작품과의 경쟁에서 우리 영화가 잘 되려면 어린이 유아 애니메이션으론 승부가 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언더독’은 어른도 볼 수 있는 유아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그 반대다. 어린이도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라고 발상의 전환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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