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안 기자]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던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에서 혼자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로의 변신을 꾀한 배우 고나은의 첫인상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TV를 통해 화려한 모습으로 마주했던지라 숏커트에 편안한 차림으로 촬영장에 들어선 그가 낯설었지만 이내 털털한 어투에 귀여운 목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야말로 아이돌 출신 배우의 전성시대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안방극장을 점령한 이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요즘이다. 새로운 이름으로 대중 앞에 나타난 그는 스스로 하얀 도화지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 고민된다며 기대감에 부푼 눈빛을 보였고 거기서는 연기에 대한 낯섦과 설렘이 공존하는 듯한 공기가 온전히 전해졌다.
뷰티 프로그램 MC부터 드라마 ‘연남동 539’의 취업 준비생 석도희, KBS ‘하나뿐인 내편’ 재등장을 앞둔 그와 함께한 대화는 연기라는 단어 하나로 귀결됐다. 가수 활동을 하던 때는 목표를 위해 고군분투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면 지금은 일상과 일의 경계 없이 오로지 연기만 생각하게 된다는 그는 그간 해왔던 작품들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직 배우 고나은 앞에 달린 이렇다 할 수식어는 없다. 선택의 기로에서 연기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연신 편안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숨 쉬듯 편안한 연기, 마치 일상생활이 녹아있는 듯한 톤으로 연기하는 차태현을 언급하며 앞으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며 수줍은 듯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그간의 연예계 활동 중 스스로 가장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의 행보가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Q. 화보 촬영 소감이 어땠나요?
“우선 이렇게 머리가 짧았던 상태로 화보 촬영을 찍어봤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도 작업물이 궁금해졌던 촬영이었어요”
Q. 짧은 머리가 참 잘 어울려요. 드라마 배역 때문에 자른 건가요?
“워낙에 머리 스타일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 드라마 촬영 때문에 자르긴 했어도 크게 아쉽거나 아까운 마음은 없어요. 오히려 회사 식구분들이 반대가 많았는데 제가 과감히 잘랐어요(웃음). 아무래도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 좀 춥긴 할 것 같아요”
Q. 고우리에서 고나은으로 개명 후 배우 활동 전념, 이름을 바꾼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고우리라는 이름이 예쁜 이름이지만 제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많았어요. 이름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거죠. 레인보우 활동 끝나고 배우로 전향하게 되면서 그때가 아니면 평생의 숙원 사업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바꾸게 됐어요. 특별한 계기는 없고 어릴 때부터 한글 이름보다는 한자 이름을 갖고 싶었거든요. 지금 이름은 너무 만족스러워요. 이름 나오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음날 가정 법원에 가서 바로 바꿨어요”
Q.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재등장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어떤가요?
“사실 아직 대본이 나오기 전 상황이라 저도 시청자 모드로 보고 있어요. 작가님께서 어떻게 써주실지 기대감에 부푼 상태입니다”
Q. 가수와는 다른 연기자 영역, 어려운 것들도 많죠? 특별히 힘들었을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가수 활동 때는 스태프도 많고 멤버들도 많았으니 아무래도 항상 주위에 사람들이 많았어요.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해보니 철저히 저 혼자와의 싸움이더라고요(웃음). 가수 활동을 했었을 때는 생각을 하고 난 후에는 거의 기계적으로 움직였거든요. 어떠한 목표를 위해 훈련을 해야 한다고 할까요. 연습을 하고 하는 과정이 있는데 배우는 아니잖아요. 어쨌든 제가 결정 해야 되는 부분들이 많았고 혼자 고민해야 할 것 들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외로웠죠. 시간도 많아지니까 이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야 할지 생각도 많아졌고요. 작품과 캐릭터를 연구할 때도 항상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되기 때문에 일과 일상이 구분이 안 돼요. 그래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죠”
Q.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 하던 그룹에서 혼자만의 활동, 레인보우가 그리울 때도 많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사실 저희가 너무 자주 만나요(웃음). 아무래도 다 같이 있을 때는 서로가 부족한 점들을 메워주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저 혼자 다 하려다 보니 힘들 때가 있어요. 레인보우하면 손재주들이 워낙 좋으니까 저도 그런 줄 알아요. 사실 저는 손재주보다는 운동 쪽으로 특기가 많은데 말이죠”
Q. 운동이라면 어떤 거요?
“발레를 전공해서 기본적으로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새로운 운동이 생기면 무조건 해보는 편이거든요. 최근에 번지 피지오라는 운동이 생겨서 오늘 스케줄 끝나면 바로 하러 가요(웃음). 운동을 계속해야 되는데 항상 같은 것만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흥미를 잃지 않으려고 찾아다니는 편이에요. 특히 물을 좋아해서 스킨스쿠버 레스큐 자격증까지 땄고요. 아무래도 멤버들이 재주가 많다 보니 정보도 그만큼 많아요”
Q. 멤버들과 최근 만남은 언제였나요?
“어제 만났네요. 연기를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고 다 비슷비슷하다 보니 편하게 연습할 수 있더라고요. 노을이 만나서 오디션 볼 거 연습하고 못다 한 수다도 떨고 밥도 먹고요(웃음)”
Q. 그간 해왔던 작품들 가운데 아쉬웠던 작품,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드라마 ‘연남동 539’ 촬영할 때 겨울이었는데 정말 추웠어요. 작년 겨울 아시잖아요. 제가 눈물 연기를 해야 됐던 씬이 있었는데 추워서 눈물이 안 나올까봐 노심초사 했죠. 저는 그렇다 쳐도 기다려주시는 스태프들을 위해서라도 한 번에 오케이 컷을 가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추위였거든요. 결국 한 번에 눈물을 흘렸는데 눈물이 떨어지자마자 굳어서 얼더라고요. 추위 때문에 기억에 남는 작품이고 사실 아쉬웠던 작품은 전부 다요(웃음). 특히 영화 ‘속닥속닥’ 촬영할 때는 예능 프로그램이랑 스케줄이 몰려서 첫 영화였는데 분량이 많았던 건 아니지만 준비를 많이 했음에도 그만큼 못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열악한 환경이 있다는 걸 감안하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죠”
Q. 연기자로 본격 활동하는 만큼 욕심나는 부분들도 있을 텐데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요?
“액션 연기해 보고 싶어요. ‘시크릿가든’에서 하지원 선배님께서 하신 연기처럼 멜로도 있고 액션도 있는 그런 역할은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상대역으로는 마동석 선배님과 해보고 싶어요. 특유의 재밌는 유머 코드가 있으시잖아요. 그래서 함께 꼭 해보고 싶습니다”
Q. 롤모델이 있다면요?
“예전부터 염정아 선배님이요. 도시적인 외모 때문에 센 역할만 하실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세련된 이미지도 너무 잘 어울리시고 현실적인 캐릭터도 잘 소화하시면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셔서 닮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Q.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들이 많은데 닮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도경수 씨요. 편안하게 연기를 하시는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눈빛으로 표현되는 것 같더라고요. ‘백일의 낭군님’ 보면서 주인공으로서 잘 끌어나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을 이끌어나가는 카리스마가 있는 것 같아서 멋있었어요”
Q. 평소 쉬는 날엔 어떻게 시간 보내세요?
“집순이예요. TV 보면서 음식도 만들고요. 얼마 전에는 혼자 수제비를 만들어서 먹었는데 엄마도 저랑 똑같은 프로그램 보고 수제비 해 드셨다고 하셔서 신기했어요(웃음). 요리는 잘 해 먹는 편인데 가장 잘하는 요리는 단호박 넣은 매운 돼지 갈비찜이요”
Q. 특별한 피부 관리, 몸매 관리 비결이 있나요?
“환절기에는 피부가 잘 뒤집어지는 편이라 각질 관리가 필수에요. 천연 효소 가루 파우더로 자극적이지 않게 피부 관리를 해주는 편이죠. 몸매는 운동 계속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운동을 재밌게 하려고 노력하거든요”
Q. 뷰티 프로그램 MC, 가수, 연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는데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앞으로는 연기에 몰두하고 싶어요. 오로지 일에 전념하고 싶거든요. 아직 고나은이라는 이름에는 아무 수식어도 없잖아요. 하얀 도화지 같은 제 이름을 좋은 영향력 있는 배우로 잘 만들어가는 게 숙제인 것 같아요”
Q. 배우 고나은이 추구하는 연기,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차태현 선배님은 되게 편안해 보이잖아요. 숨 쉬듯이 편안하게 연기 하고 싶은데 그게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어요. 편안한 사람,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에디터: 우지안
포토: 김연중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FRJ Jeans, 버쉬카, 자라
주얼리: 위드란(WITHLAN)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시계: 클라쎄14
헤어: 라뷰티코아 회광 이사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미고 실장
장소: 이태원 더 방갈로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