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만찬’ 소아완화의료팀과 엄마를 조명, 버텨줘서 고마워요

입력 2019-01-11 17:46  


[연예팀] ‘거리의 만찬’이 아픈 아이를 둔 엄마에게 귀 기울인다.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KBS ‘거리의 만찬’이 ‘삶의 조건’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기획 방송을 하고 있다. 1부(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에서는 간병 가족에 대해 다뤘고, 2부(내일도 행복할 거야1)에서는 전문의가 있는 국내 최초의 소아완화의료팀에 대해 이야기했다. ‘삶의 조건’ 시리즈 마지막 3부(내일도 행복할 거야2)에서는 2부에 이어 소아완화의료팀,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엄마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아픈 아이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완화의료팀과 함께하고 있는 엄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 모인 엄마들은 백혈병으로 입원해 있는 아들을 돌보는 석현이 엄마와 집에서 희귀질환에 걸린 아이를 돌보는 채아 엄마, 민준이 엄마이다. 민준이의 경우 폐가 많이 손상되어 숨쉬기가 힘들어 24시간 코에 산소를 공급해줘야 한다. 그리고 숨 쉬는 데 지장을 주는 가래를 하루에도 2, 30번 이상 직접 제거해줘야 한다. 산소를 공급해주고 가래를 제거해주는 일 모두 엄마의 몫. 아이의 호흡이 원활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민준이 엄마는 하루 세 시간 이상 잠들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채아 엄마도 마찬가지이다. 석현이의 엄마도 몸을 움직이기 불편한 석현이를 돌보는 일을 1년간 해왔다. 지금까지 엄마들은 아픈 아이를 돌보며 어떠한 시간을 보내왔을까?

이렇게 엄마들은 아픈 아이를 돌보며 힘든 부분이 많지만, 그중 가장 힘든 건 자신이 무너지면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여기에 아픈 아이를 둔 엄마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까지 더해져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밥 한 끼 먹고 이야기하며 지내는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이 엄마들에겐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써야 하는 특별한 일이 되었다. 자신도 아픈 아이를 키우는 인생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힘들다고 말하는 민준이 엄마. MC들은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로 함께 공감했다.


▼숨 쉴 수 있는 힘이 되어주는 소아완화의료팀

소아완화의료팀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이와 가족들뿐만 아니라 집에서 지내는 아이와 가족들까지 의뢰받아서 함께한다. 채아와 민준이의 경우가 그렇다. 채아 엄마는 채아에게 뭔가 문제가 생길 경우나 약이 떨어졌을 경우에 수시로 소아완화의료팀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이런 연락만으로도 채아네는 번거롭게 병원을 다녀오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민준이를 보살피느라 다른 형제나 가족을 챙기지 못하는 민준이네의 경우, 가족 문제를 겪었었다. 소아완화의료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족 상담을 연결해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소아완화의료팀은 백혈병 치료 과정에서 합병증으로 마비가 온 석현이를 돌보느라 쉴 수 없는 엄마를 위해 외출할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 준다.

아픈 아이가 있어도 그 가족이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아완화의료팀. 소아완화의료팀은 임종을 맞는 아이를 돌봐주는 일도 하고 있다. 소아완화의료팀과 함께했던 사별 가족은 소아완화의료팀 선생님들 덕분에 아이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숨 쉴 수 있었다고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고도 더 큰 사랑을 받았다고 말하는 소아완화의료팀. 소아완화의료팀의 진심 어린 말과 엄마들의 아름다운 동행에 박미선은 “진짜 사랑인 것 같아요” 하며 눈물을 훔쳤다.


▼엄마들의 내일을 응원하는 만찬

새해를 맞아 ‘거리의 만찬’ MC들이 준비한 만찬은 떡국이다. 그동안 혼자서 아픈 아이를 돌보느라 고생했을 엄마, 그리고 그 옆을 지켰던 선생님을 위해 준비했다. 떡국을 함께 나눠 먹으며 엄마들과 MC들, 소아완화의료팀 선생님은 이야기를 나눴다. 소아완화의료팀 전문의 김민선 선생님은 아이가 아프단 이유로 엄마들이 밥 한 끼 제대로 먹을 수 없는 현실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미선은 우리나라가 아픈 아이와 그 가족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 수준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김민선 선생님은 아픈 아이들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기부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쉼터를 만드는 작은 손길

엄마들과의 만남이 끝난 뒤, MC들은 텅 빈 병원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시켜 단단해졌을 엄마들 생각에 세 MC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병원에서 만난 석현이와 동갑내기 15살 아들을 둔 김지윤. 그녀는 엄마들이 버텨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눈물을 훔쳤다. 이에 박미선은 엄마들이 더 버틸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은 “아이들이 엄마들한테 기대고, 엄마들이 선생님들한테 기대고 선생님들이 사회와 우리에게 기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윤은 “마음이 아프다고 도망칠 생각만 했다는 게 너무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MC들은 아픈 아이와 그 가족을 위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과 작은 손길이 모여 아픈 아이를 둔 가족들에게 작은 쉼을 선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

‘거리의 만찬’ 삶의 조건 시리즈 마지막 ‘삶의 조건 3부-내일도 행복할 거야2’는 1월11일(금) 오후 10시 KBS1을 통해 방영된다. 이후 1월18일과 1월25일에는 두 편에 걸쳐 ‘노동의 조건’이라는 기획으로 위험의 외주화를 다룬 ‘죽거나 다치지 않을 권리’, 도시가스 검침원의 이야기가 담긴 ‘36000걸음’이 이어진다.

한편, KBS2 ‘거리의 만찬’은 ‘아름다운재단’ ‘카카오같이가치’와 함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간다. ‘카카오같이가치’에서 모금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다.(사진제공: KBS ‘거리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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