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증인’으로 치유받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떳떳합니까? (종합)

입력 2019-01-21 18:50   수정 2019-01-21 20:11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정우성이 김향기와 돌아왔다.

영화 ‘증인(감독 이한)’의 언론시사회가 1월2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한 감독, 정우성, 김향기가 참석했다.

‘증인’은 살인 용의자의 변호를 맡게 된 변호사가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한 감독은 “롯데시나리오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가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주제와 캐릭터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연출 배경을 밝혔다.

그간 이한 감독은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오빠생각’을 통해 미성년 캐릭터가 극 중앙에 위치한 작품을 다수 만들어왔다. 이에 유아인, 김향기, 이레 등이 큰 주목을 받았다. 감독은 “어린 친구들이 영화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영화를 만들 때 12살, 13살 관객도 이해할 수 있는지 내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묻는다. 난 그 나이대에 영화를 보며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그 친구들이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린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는 게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아역을 극 전반에 배치하는 데에서 오는 장점은 뭘까? 이한 감독은 그 답으로 특별 출연작 ‘오빠생각’을 포함해 연속으로 세 작품을 함께한 김향기를 예로 들었다. “보고 있으면 그냥 좋다”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그 나이 또래는 편견이 적다”며, “순수한 건 눈에서 나타난다. 사람을 쳐다볼 때, 웃고 있을 때 등을 보면 어른으로서 부럽더라”고 했다.


정우성이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만 하는 변호사 순호를 연기했다. 순호는 한때 ‘민변’계의 파이터로 불렸지만 지금은 현실과 타협한 대형 로펌 변호사. 그는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증인으로 세우기 위해 아이의 세계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정우성은 “지우와 순호가 나누는 감정 등이 너무 따듯하더라. 그 따듯함을 한참 느끼며 시나리오를 덮자 마치 어떤 치유를 받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요즘 관객이 기억하는 정우성의 얼굴은 다음과 같다. 영화 ‘더 킹’의 차세대 검사장 후보, ‘강철비’의 북한 최정예 요원. 모두 선이 굵고 에너지가 넘친다. 하지만 순호는 다르다. 정우성은 “순호는 아마 지난 몇 년간 선보여온 캐릭터와는 상반된 이”라고 했다. 또한, “그동안의 연기 중 가장 원 없이 절제 안 하고 감정을 표현한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정우성은 “지우와의 관계는 순수함이 바탕된 관계다. 그래서 리액션의 절제 대신 오히려 순수하고 자연스럽게 더 많은 리액션을 할 수 있었다”고 알렸다.

극 중 지우의 “아저씨는 좋은 사람입니까?”는 ‘증인’의 중요 대사다. 오직 자폐 소녀만이 꺼낼 수 있는 질문이다. 정우성은 “지우 목소리로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느껴지는 감정 그대로를 표현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세상을 책임져야 할 세대가 어른들에게 ‘아저씨는 좋은 사람입니까?’란 질문을 했을 때 ‘우리는 정당한가?’를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그 질문이 더 무겁고 크게 와 닿았다”고 덧붙였다.


김향기가 자폐 소녀 지우를 표현했다. 김향기는 “지우의 감정에 충실하려고 했다. 그 순간 지우가 할 수 있는 행동이나 표정을 잘 표현해내면 그게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소녀를 연기하기 위해 그가 기울인 노력을 알렸다.

앞서 이한 감독은 김향기를 두고 “비슷한 나이 또래 역할에 무조건 1순위인 배우”라고 극찬했다. 더불어 최근 김향기는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덕춘 역을 맡아 일명 ‘쌍천만 배우’로 입지를 굳힌 상태. 그는 “좋은 결과 덕에 최근 좋은 말씀을 많이 듣고 있다. 많은 관심도 함께 받고 있다”며, “아직 잘 모르겠다.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이어 “나도 나의 장점을 찾아가고 있는 단계”라며, “내가 영화에 나와서 흥행이 잘 되는 게 아니다. 작품의 장점이 나와 어우러진 덕에 나까지 많이 사랑해주신다고 생각한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김향기는 연기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다. 그는 “중요한 건 내가 연기를 좋아하고 진심으로 노력 중이란 점이다. 그런 부분이 배우로서의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에 정우성은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동료이자 후배를 칭찬했다. 2월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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