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서류기입 강제성 없어, 조만간 제작사에서 수락 전망"
-국내 제작사 중 볼보차만 적용
새로 산 차에 동일 하자가 반복 발생할 경우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한국형 레몬법'을 올해부터 시행했으나 현장에선 해당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키지 않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계약서에 반드시 명시하라는 강제장치가 없어서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개정 자동차관리법은 신차 구매 때 교환이나 환불 보장 등을 서면 계약에 포함하고, 이후 하자로 안전이 우려되거나 경제적 가치 훼손이 분명할 때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교환 및 환불 등의 중재는 국토부에 설치한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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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건 교환이나 환불 보장을 반드시 서면계약에 포함해야 유효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신차 구매 때 소비자들이 계약서에 이를 포함시켜 달라는 요구를 했다가 해당 지점으로부터 거절당하는 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계약서에 해당 내용을 넣는 것 자체에 강제성이 없어서다.
국토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제조사와 소비자 간 합의에 따라 분쟁해결을 법원이 아닌 중재인의 판정에 의해 해결하는 절차를 마련한 것으로, 개정법도 중재 규정을 자율적으로 수락토록 했기 때문에 서류 절차를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각 제작사가 새로운 계약서류와 판매직원 교육 등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조만간 중재 규정을 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계약서에 교환 및 환불 보장 내용을 넣은 업체는 볼보자동차코리아 단 한 곳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새 규정에 대한 내부적인 법률 검토를 거쳐 각 판매사 교육을 마쳤고, 교환환불 규정이 담긴 새 계약서를 1월중순부터 적용중"이라며 "1월초 해당 조항이 없이 신차를 계약한 소비자들에게도 소급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제작사들은 내부적으로 교환환불 규정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다는 게 공통 입장이다.
한 제작사는 "내부 검토에 들어갔지만 적용까지는 일정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없어 선뜻 먼저 나서 시행하기보다 다른 제작사의 동향을 보고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올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한국형 레몬법이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한다. 조항을 계약서 내용으로 넣도록 강제하지 않은 만큼 제조사가 앞장서 해당 내용을 먼저 반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해도 6개월 이후에는 하자 입증을 소비자가 해야 한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자동차라는 제품 특성 상 하자는 구매 후 바로 드러나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회사들이 레몬법 도입 초기여서 눈치만 보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 규정을 늦게 도입할수록 제품력에 자신감이 없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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