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문 닫은 수입차 전시장, 이유는 '수익성?'

입력 2019-01-29 08:00   수정 2019-01-29 11:26


 -2018년 12월 31일부로 영업 종료한 신호모터스
 
 5호선 양평역에서 나와 도보로 10분 거리, BMW 국내 판매사 가운데 한 곳인 신호모터스가 있던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1층 전시장에는 팔고 남은 전시차 몇 대가 서 있고 유리 문에는 영업 종료를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다. 건물 뒤편 서비스센터도 모두 닫혀있는 상황. 주변은 고요한 적막감뿐이다.


 2008년 처음 설립한 신호모터스는 2011년 12월 BMW 공식 판매사로 선정됐다. 이후 2012년 5월 구로 서비스센터를 시작으로 영등포와 마포, 안양 등 서울 경기 서부권에서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해 왔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실적이 좋지 못했고 지속적인 적자와 BMW 리콜 등으로 판매 하락이 겹치자 결국 영업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3곳의 서비스센터(영등포,구로,안양)를 시작으로 모든 전시장(영등포,마포,안양)을 철수한 상태다. 지금은 마무리 작업을 위해 일부 본사 직원만 남아있다. 건물은 임대 형식으로 정리 중이고 사람들은 모두 자리를 옮겼다. 기존 구매자에겐 영업 종료 소식과 함께 인근 서비스센터 및 전시장을 안내하기도 했다.


 신호모터스의 영업 종료로 서울 서남권 BMW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이용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강서 지역 전시장은 바바리안모터스가 운영 중인 목동이 전부이고 서비스 센터는 강서(바바리안모터스)와 성산(코오롱모터스) 두 곳 뿐이다. 이에 따라 BMW코리아는 상대적으로 부족해진 서울 서남부 지역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보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소비자가 공백을 느끼지 못하도록 판매권을 다른 곳에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판매사를 확충할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신호모터스 철수 배경에는 여러 복잡한 이유가 얽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은 수익성 악화다. 리콜 이전부터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도 결국은 원하는 수익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고, 그에 따른 경영 문제점도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보다 치열한 국내 수입차 시장, 그리고 판매사 간 경쟁 상황을 감안해 사업 철수를 판단했다. 

 최근 수입차 시장을 두고 과거처럼 호황을 누리던 때가 끝났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수입차의 국내 승용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6%를 넘었지만 이는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재개로 나타난 것일 뿐 이들을 제외하면 지난해는 성장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인증 문제에 따른 공급 부족도 영향을 미쳤지만 이제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판매사 스스로 생존 방법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과거 전문가들로부터 들었던 '과열의 정상화'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텅 빈 전시장은 정상화 과정에서 겪은 아픔의 흔적이니 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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