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전히 꿈꾸는 노을

입력 2019-02-15 15:26  


[임혜지 기자] 해가 질 무렵 서쪽 하늘의 노을을 본 적 있는가. 붉게 물든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노을에서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벅참을 한 번쯤은 느껴봤을 것이다. 누군가는 노을을 지는 해로 표현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오래 지속되는 아름다운 잔상으로 기억된다. 에디터가 만난 노을은 이름만큼이나 붉은 하늘을 닮은 사람이었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잔잔한 아름다움이 오래 머무르는 사람,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여운이 남는 사람. 노을, 바로 그녀에게 붙이고 싶은 수식어다.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 후 tvN 드라마 ‘#좋맛탱’에서 첫 주연을 맡아 배우 스타트를 끊은 그녀는 뭐든 쉬운게 없다고 느끼며 매사 무슨 일이든 철저하게 노력하는 대표적인 노력형 인간이다. 일거리가 없어 조급함을 느끼는 대신에 천천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꾸준히 한 길을 걷고 싶다는 대기만성의 그녀와 bnt가 만났다.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화려한 무대를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던 아이돌 레인보우에서 배우로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그녀의 한걸음 한걸음이 기대되는 올 한해. 연기자로서의 성공을 향한 열정으로 똘똘뭉친 재기발랄한 그녀의 행보를 기대해 봐도 좋다.

Q. 화보 촬영 소감

“bnt와 만남이 오랜만이다. 개인 화보촬영이 오랜만이기도 하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긴장되고 떨려서 다른 연예인들이 어떻게 촬영했나 찾아봤다. 오늘 헤어도 그렇고 메이크업도 그렇고 너무 예쁘다. 스탭들 분위기도 만족스러워서 덩달아 나도 신났다. 촬영을 잘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Q. 맘에 든 콘셉트

“셋 다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두 번째 콘셉트가 특히 마음에 든다. 소녀같고 러블리한 옷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의 도시적인 이미지 탓인지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평상시에는 잘 안 사입게 되더라. 이번 촬영에서 나마 입어볼 수 있어 좋았다”

Q. 요즘 근황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후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정말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잠깐 쉬고 있지만 작년부터 먹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생계의 불안함을 느꼈달까.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다. 연기레슨을 꾸준히 받고 틈 나는 대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도 했다. 또 남는 시간에는 운동을 다니기도 했고. 나름 바쁜 시간을 보내며 지냈다”

Q. 어떤 아르바이트를 했나

“펍에서도 일해봤고, 의류편집샵에서도 일했었다. 최근까지는 카페. 카페 아르바이트를 오래 했다. 흔히 사람들이 하는 말로 ‘나 카페나 할까’ 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카페 일이 마냥 편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경험 할 수 있었다”

Q. 오디션에서 괄목할만한 에피소드가 있나

“최근에 봤던 것은 사람을 게임 캐릭터처럼 만드는 영화 오디션이었다. 유연성이라던지 액션을 취해야 하는 것이 많아서 처음 보러 갔을 때 적잖히 당황했었다. 원래 그런 얘기가 없었는데 현장에서 몸을 써야한다고 하니 당황했었다. 스트레칭하는겸 춤 추는겸 했는데, 무반주에 움직이려니 너무 뻘쭘하고 당황스러웠다. 스스로 내가 지금 여기에서 뭐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Q. 즐겨입는 패션 스타일

“사실 즐겨입는 스타일은 편한 복장을 좋아한다. 발이 편해야 어디든지 다닐 수 있으니까.
운동화에 캐주얼한 차림을 선호한다”

Q. 친한 동료 연예인

“단연 레인보우 아닐까. 친한 동료연예인하면 멤버들도 그렇고 같은 대답밖에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이렇다보니 7년간 불화설 하나 없이 잘 지냈다. 남는 건 팀웍밖에 없는 것일까 (웃음).엊그제도 마침 시간이 비어있었는데 재경언니가 장보러 함께 가자고 해서 운동할 겸 다녀왔다. 자주 만난다”

Q. 레인보우의 돈독한 우정,비결이 무엇인지

“항상 어딜가든 대화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어느 칼럼에서 보았는데  친구끼리도 그렇고 가족끼리도 그렇고 연인사이라면 뭐 말할 것도없이 하루에 한 시간이상은 꼭 대화를 해야된다고 하더라. 그래야 그 관계가 잘 유지되기도 하고. tv에서도 저번에 보니까 부부들이 이혼을 가장많이 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성격차이라고하는데 그것이 궁극적인 이유라기보다는 대화단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봤다. 마찬가지로 부부 뿐만아니라 친구와 가족 사이에도 통용되는 말 같다. 우리는 자주 만나기도 하지만 대화를 참 많이 한다”


Q. 레인보우중에 그래도 특별히 더 친하다 싶은 멤버

“이렇게 물어보면 진짜 곤란하다.누구를 하나 딱 꼽기가 정말 힘들다. 그치만 아무래도 재경언니나 승아언니가 가까이 살아서 자주 보게 된다. 나은언니나 승아언니는 룸메이트이기도 했고, 가장 오랜시간 함께 했었어서. 나는 팀내에서 나이가 딱 중간이다. 그래서인지 언니들 라인에도 낄 수 있고, 동생들 라인에도 낄 수 있다. 그렇지만 스스로 생각했을 때 아무래도 마음 편히 터놓을수 있는거는 언니들이 편하다. 내가 또 잘 따르기도 하고(웃음)”

Q. 멤버들이 다 손재주가 좋다고 소문나지 않았나, 노을의 취미생활은

“일을 한참 쉬고 있을 때 취미생활이 많은 재경언니를 따라 가죽공예를 배우러 다녔었다. 그 이후에는 홈베이킹에 빠져서 버터크림플라워케이크를 배우러 다녔었다. 배우는 동안 너무 재밌어서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었는데 재밌다. 난 손으로 뭘 만지고 세심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한다. 나중에라도 혹시 기회가 된다면 카페나 베이커리를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제대로 해보고싶다. 그리고 또 요즘 뜨개질에 빠졌다. 코바늘로 형형색색의 수세미를 만들어서 가족들한테 짜주곤한다.(웃음) 이 모든 것은 다 재경언니가 전파한 취미생활들이다. 언니는 쉬지않고 부지런하게 뭔가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무언가를 해내는 성취감에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하더라”

Q. 아이돌에서 연기, 다방면으로 끼가 많은 것 같다. 본인의 생각

“사실 tvN 드라마 ‘#좋맛탱’이 제 인생의 첫 출연작은 아니다. 첫 드라마는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맡게 된 드라마가 ‘좋맛탱’이다. 연기레슨을 받으면서 독백위주로 연기를 한다거나 상대방과 주고받고 하더라도 카메라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정말로 크다. 사실 그렇게 연습만 하면 제 자리 걸음만 하는 느낌이어서 촬영장에 가기까지 걱정되고 초조하고 했었지만, 촬영현장의 긴박감을 느끼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고 여러 사람들과 하는 작업들이 너무 재밌었다. 작품에 들어갔을 때 내가 맡은 역할도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큰 역할이어서 부담이되서 걱정이 돼 힘들었었는데 막상나가서 하다보니 역시 사람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구나를 느꼈다”

Q. 촬영에피소드

“tvN 드라마 ‘#좋맛탱’은 디저트를 주제로 하는 드라마라서 , 촬영 소품들이 실제로 다 너무 예쁘고 먹음직 스러웠다. 화면에 나오려면 예뻐보여야 하기도 하고 촬영에 들어가고 나니 부담이 너무 커서 일부러 먹는 것을 잘 안먹었다. 실제로 촬영하는 삼 주 내내 몸무게가 3kg이나 줄었을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눈 앞에 예쁜 디저트들이 막 열 댓개씩 널려 있으니까 하나씩 맛 보고 싶었다. 볼때마다 ‘너무 맛있겠다’를 계속 생각했었는데 먹어도 되냐고 스탭분께 장난스럽게 여쭤봤다가 상관없다고 하셔서 그냥 먹어버렸다. 다 먹기에는 양심에 찔리니까 한 입만 먹고 버리면 아깝다고 생각하면서 버리고. 촬영 내내 평소 왕성했던 식욕을 잠재우느라 애썼다”

Q. 평소 다이어트 비법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다이어트에 대한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와서 식상할 수 있는데 일단 스케줄이 잡힌다 싶으면 안 먹어야한다. 아예 하루를 굶는다기보다는 닭가슴살이라던지 단백질 위주의 식사로 끼니를 때운다. 채소랑 견과류를 많이 먹기도 하고. 운동은 사실 살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기위해 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이제 어린나이가 아니기도 하고 나 스스로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투철해졌다. 요즘은 헬스장에 가지 않아도 오래 걷는다던지 내리려던 정류장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아예 쭉 걸어가던지 하면서 운동량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Q. 엄청 날씬한데 아예 안먹는건 힘들지 않나

“화면에 나오려면 더 말라야 한다(웃음). 어쩔 수 없다. 내가 선택한 직업이기도 하고. 모태마름, 모태날씬이면 좋겠지만 관리를 해야한다는게 서러우면서도 보여지는 직업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Q. 호흡을 맞춰 보고 싶은 상대역

“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남자배우보다 여배우들의 케미를 많이 보게 된다. 꼽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지만 그중 한 분을 꼽자면 서현진 선배님. 그 분도 처음에 가수로 시작하셨지만 지금 연기를 하고 계시고 또 차근차근 본인의 필모그라피를 쌓아가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지 않나. 본인이 지금의 위치에 계시기까지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으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여러모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분의 꾸준함을 닮고 싶다. 여자가 보기에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선배님의 연기가 보기만해도 기분이 좋지않은가.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을 재밌게 봤다. 또 러블리의 대명사 박보영씨와도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Q. 롤모델

“서현진 선배님도 포함되긴 하지만 예전부터 김선아 선배님이랑 하지원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사랑스럽거나 청순하거나 로맨스를 아우르는 장르도 좋지만 액션을 하는 여배우 분들은 많이 없는 것 같다. 두분 다 그런면에서 대단한 것 같고. 나도 이미지가 중성적이라 나중에 그런 역할을 꼭 맡아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액션스쿨을 다니며 꼭 배역을 따내고 싶다”

Q. 연기 그리고 슬럼프

“연기하는 친구들이면 다 공감할 일이 많다. 나처럼 어쩌다가 작품 촬영 일정이 한 두 개씩 잡히고 공백기가 긴 친구들은 집에서 정말 무한한 지원을 해주지 않는 이상 생계를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해야하니까. tvN 드라마 ‘#좋맛탱’ 촬영 중에도 나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다. 본업은 연기자인데 작품을 찍고 아르바이트를 하러가면 그렇게 허탈할 수 없더라 ‘내가 지금 뭐하고 사는거지?’ ‘잘 살고 있는게 맞나’ 이런 생각까지 들더라. 어쨌든 내가 선택한 길이고 누구 탓을 할 수없었다. 그래 내가 조금 힘들더라도 지금 이 순간을 견뎌내서 버티지 않으면 뭘 할 수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랬지만 레인보우 멤버들이 의지가 많이 됐다”

Q. 연애 스타일

“한번 사귀면 오래가는 스타일이다. 나는 쓸데없는 밀당을 싫어한다. 어렸을 때는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런게 점점 보이더라. 누구나 그렇겠지만 구속과 집착을 별로 안 좋아한다. 내가 하는 것도 상대방이 하는 것도 서로의 선은 꼭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믿음을 주고 믿음을 기반으로 관계가 잘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이상형

“이상형은 예의 바른 사람. 사람  성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눈이 맑은 사람, 웃는게 예쁜 사람,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자기 일을 소홀히 하면 매력이 없어보인다”

Q. 성격이 참 털털한 것 같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주변에서 보는 나의 첫 이미지는 도시적인 이미지, 깍쟁이 같은 느낌이 많다고 하시는데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다”

Q. 많이 먼 이야기지만, 결혼에 관한 생각

“남들이 보기에는 내 나이가 일반적으로 결혼을 할 나이이긴 하다. 사실 엄마도 많이 답답해 하신다. 엄마 본인 주변분들의 내 또래들은 다 결혼을 해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런 얘기를 들으시면 엄마가 많이 조급해 하시는게 눈에 보인다. 종종 장난반 진담반 질문하신다. ‘언제 (결혼) 할거냐’ 라고. 내 밑에는 연년생으로 여동생이 한 명 있다. 엄마는 우리가 어릴때부터 ‘너희는 꼭 늦게 시집가라’고 하셨는데 막상 너무 늦으니까 조급하신 것 같다. 나는 사실 내가 성공하지 않는 이상 누구한테 기대어 결혼하고 싶은생각은 어릴적부터 결코 없었다. 내 삶을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싫다. 무조건 내 일을 먼저 성공시키고 이뤄놓을 것 다 이뤄놓고 가고싶을 때 결혼하고싶다”

Q. 최근 가장 재미있게 본 작품

“엊그저께 재경언니랑 영화 ‘극한직업’을 봤다. 지루할 틈 없이 배꼽빠져라 계속 웃다가 왔다. 재미있게 봤다. 너무 웃기더라. 또 전에 tvN 드라마 ‘#존맛탱’에서 내 팀장역할로 출연했던 친구가 대학로에서 지금 ‘라이어’라는 연극을 하고 있어서 같이 ‘좋맛탱’에 출연했던 식구들끼리 다 같이 보러갔다. 연극 재밌더라. 너무 웃어서 얼굴근육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 였으니까. 라이어란 연극은 23년간 유지됐다고 하는데 오래 내려오는 연극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더라. 유명하다고는 들었지만 보러갈 기회는 없었는데. 어쨌든 라이어도 아무 생각없이 정말 맘껏 즐기다 올 수 있는 연극이었다”

Q. 외모에서 가장 자신있는 곳

“단연코 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위 아래로 옆으로도 크기가 딱 적당하게 태어난 것 같다. 눈 성형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그래도 잘 가지고 태어났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웃음).”

Q. 삶에서 이루어야 할 목표

“내가 이 분야에서 일한지 꽤 됐는데도 뭔가 이뤄놓은게 없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사람은 각자 자기한테 맞는 때가 있는거니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애쓴다”

Q. 2019년 노을의 바람

“내 인생의 목표는 항상 행복한 사람으로 살자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큰 욕심 안바라고 행복하게 살자. 건강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어야 하겠지. 건강해야 뭐든 잘 할 수 있고 행복에 조금 가까워 질 수 있으니까 말이다”

에디터: 임혜지
포토: 김연중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루트원, 오앨
슈즈: 바이비엘
백: 토툼(TOTUM)
선글라스: 루이까또즈
아이웨어: 프론트(front)
주얼리: 위드란(WITHLAN)
헤어: 스타일플로어 보라 실장
메이크업: 스타일플로어 법준 실장
장소: 어퍼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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