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강예원이 ‘왓칭’으로 돌아온다.
영화 ‘왓칭(감독 김성기)’의 제작보고회가 3월13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성기 감독, 강예원, 이학주가 참석했다.
영화 ‘왓칭’은 어느 날 갑자기 회사 지하 주차장에서 납치당한 여자가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작품.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성기 감독은 “일상적 장소가 지옥으로 변할 때의 서스펜스가 강한 공포 탈출 스릴러”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감독은 “누구나 가끔 지하 주차장이 공포스럽다고 느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끼는 것은 영화에 사용하기에 좋은 소재다. 또한, 그 공간에서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CCTV에도 주목했다. ‘CCTV가 오히려 범죄자의 눈이 된다면?’을 생각했고, 그 두 가지를 결합하면 강한 시너지가 나겠다고 판단했다”고 연출 배경을 알렸다.
배우 생활 19년 차에 접어든 강예원이 워커 홀릭 영우를 연기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시 대상이 된 영우는 그 능력을 인정받은 회계사로, 불편한 친절을 베풀다 끝없는 집착까지 내보이는 남자 준호(이학주)에 의해 지하 주차장에 감금되기까지 한다.
이날 김성기 감독은 강예원에 관해 그가 주인공 영우가 갖춰야 할 ‘평범한 회사원’과 ‘생존력 강한 악바리’에 부합하는 배우라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강예원은 “나도 지하 주차장을 다닐 때마다 뒤를 몇 번씩 돌아보곤 한다”며, “일상에서 오는 공포라서 시나리오 흡입력과 몰입도가 강했다. 현실 공포가 진정한 공포”라고 출연 이유를 알렸다.
27회차 촬영에 모두 출석하며 ‘왓칭’에 남다른 열정을 보인 강예원은, 촬영 도중 갑상선 질환이 악화됐음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선보였다는 후문.
강예원은 “촬영하는 동안에는 몰랐다. 끝나고 43kg까지 빠졌는데 ‘그 힘들던 다이어트가 이제는 잘 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쪄서 행복했다는 그다. 하지만 체중 저하는 배우가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게 했다고. 강예원은 “43kg에서 살이 더 빠지니까 움직이기도 힘들고 맥박도 너무 빨라지더라”며, “병원에 가서 갑상선 항진증 판정을 받고 4개월 전부터 약을 먹기 시작했다”고 지금은 활동에 무리가 없음을 알렸다. 강예원은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일에 무리하게 매진한 과거를 후회했다. 그는 “내 신조가 ‘잠은 죽어서나 자자’였는데 그런 혹사가 내 몸을 망친 거 같다”며, “지금부터라도 더 열심히 살되 내 몸을 돌보며 살려고 한다”고 알렸다.
현재 ‘왓칭’은 ‘4월 극장가 첫 공포 영화’로 홍보되는 중. 마침 4월 개봉하는 공포 영화 모두 여성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나간다. 배우로서 여성 캐릭터가 남성 캐릭터에게 쫓긴다는 설정에 고민을 가졌던 적은 없을까. 이에 강예원은 ‘여성이 남성에게 쫓기다’란 표현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어 “배우로서 등장인물이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강인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어떤 역경에도 주체적 인물로 이겨낼 수 있다면 누가 쫓고 누가 쫓기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관객이 성별 대신 인물의 행동에 주목하길 원했다.
김성기 감독은 여성 캐릭터가 쫓기는 입장에 놓이는 것은 장르 영화의 공식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그 또한 주인공이 어떤 인물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독은 “주인공이 그냥 답답하고 상대에게 휩쓸리기만 하는 인물이 아니라 스스로 싸워내고 결과를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싸운다면 ‘왜 영화에서는 항상 여성이 쫓겨야 하냐?’란 문제를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한, 영화 ‘도어락’과의 유사점에 관해 김성기 감독은 “비슷한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솔직히 인정한 후, “대신 우리 영화는 곳곳에 복선과 반전이 있다. 장르 영화가 주는 쾌감과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왓칭’의 원작은 영화 ‘P2’다. ‘P2’에서 따온 ‘지하주차장’이 원제였지만, 개봉에 앞서 ‘왓칭’으로 제목이 변경됐다. 감독은 “지하 주차장이 공포스러운 공간이긴 하나 시기적으로 봤을 때 시선이 갖고 있는 힘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왓칭’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학주는 지하 주차장 관리인이자 미스터리한 비밀을 가진 남자 준호를 표현한다. 그는 ‘12번째 보조사제’ ‘밥덩이’ 등 다수의 독립 영화를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았고, 영화 ‘날, 보러와요’, tvN ‘오 나의 귀신님’, OCN ‘38 사기동대’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그 존재감을 알려왔다. 최근엔 영화 ‘협상’ ‘뺑반’ 등에 출연, 그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캐릭터 영상에서 그가 연기한 준호는 “난 멜로를 찍으려고 하는데 자꾸 호러를 찍자고 그러네”란 대사 하나만으로도 공포감을 한 데 모은다. 이학주는 “아무래도 평범한 인물이 아니기에 그 인물의 생각과 마음에 닿기 위해 노력했다”고 알렸다.
‘왓칭’이 주는 재미는 이학주, 강예원의 만남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실화 스릴러 영화 ‘날, 보러와요’를 통해 만난 두 사람은 그해 4월 극장가에서 비수기임에도 약 100만 관객을 모았다. 강예원은 “기분 좋은 우연”이라며, “예감이 나쁘지 않다. 영화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또 한 번의 4월 흥행을 고대했다. 4월 중 개봉.(사진제공: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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