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닛산 모빌리티 사회의 핵심은 사람"

입력 2019-03-19 08:00  


 -누구나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모빌리티 추구
 -사람과 기술이 공존하는 미래 사회를 희망

 "결국은 사람입니다" 닛산의 미래 모빌리티를 묻는 질문에서 마틴 시에르휘스 닛산연구개발센터 수석기술책임자가 말한 첫 마디였다. 알아서 차가 움직이고 미리 상황을 예측하는 AI 시대를 맞이해도 주체는 사람이고 오직 사람을 위한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이유와 닛산이 생각하는 궁극적인 모빌리티 전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닛산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전략은 크게 힘과 통합, 운전 세 가지로 나뉜다. 힘은 닛산 리프의 전기파워트레인을 통해 강조되고 통합은 자동차가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행위를 말한다. 그리고 대표적으로 에너지 공유를 추구하는 중이다. 마지막 운전은 자율주행이고 닛산은 세 가지 전략을 기반으로 로봇택시와 딜리버리 서비스 같은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 12일 홍콩에서 만난 마틴 책임자는 미래 도시는 점점 커지면서 그만큼 이동성도 높아진다며 자율주행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자율주행은 자동차뿐 아니라 일반 대중교통을 포함한 공유 모빌리티 형태로 확장해 나갈 것이며 AI 시스템 기반으로 스스로 움직이고 통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대 변화를 선점하기 위해 닛산은 미래 모빌리티 사회를 준비 중이지만 언제나 사람을 1순위에 두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마틴이 속해있는 닛산 랩에서도 운전자와 보행자가 소통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서로 간 의도를 미리 파악하고 안전한 이동수단이 공존하는 사회가 목표다.

 이를 위해선 통제센터가 각 차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운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줘야 한다. 그는 "미래 모빌리티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은 차를 하나의 그룹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적응기에 들어가면 이후 AI의 판단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자율주행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을 바꾸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마틴 기술책임의 설명이다. 그는 "승강기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신뢰하지 못했고 한동안 승강기를 조종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운을 뗀 후 "자율주행도 마찬가지로 신뢰도 확보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도시에 온전한 자율주행차만 가득한 세상이 오려면 꽤 멀리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의 사고 책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차 안에 다양한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돼 있어 사고 때 지능과 운전자 가운데 누구의 책임이 더 큰 지 명확하게 구분할 것"이라며 "제조사는 셀 수 없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파악해 사고 및 장애물을 피하도록 개발하되 이성과 감성을 모두 파악해 잘잘못을 가리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닛산이 AI 기술에 있어 엔지니어 외에 인류학과 사회학, 심리학, 윤리학 교수진을 참여시키는 배경이자 핵심이다. 

 사실 닛산이 생각하는 모빌리티 사회는 정해져 있는 틀이 아니다. 각 나라의 규제와 방식, 문화나 환경, 사회가 원하는 바에 따라 다르다고 분석했다. 로봇택시나 딜리버리 서비스가 완전 자율주행으로 가는 가장 빠른 단계가 되겠지만 이후 어떤 방식으로 번질지는 특정 지역에서 얼마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에 따라 나뉜다고 내다봤다. 마틴 책임자는 한 가지 특이점으로 완전자율주행의 첫 단계인 퍼스트 마일과 라스트 마일에서 변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에서 나와 가장 먼저 접하는 초소형 모빌리티인 퍼스트 마일과 반대로 마지막 집을 향해 이동하는 라스트 마일에 대한 닛산의 준비도 밝혔다. 그는 "초기단계라서 완벽한 전략을 세우기 힘들지만 여러 가지 컨셉트를 고려해 개발 중"이라며 "제조사와 함께 서비스 제공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같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앞서 말한 내용은 닛산이 정의하는 모빌리티의 핵심 가치와도 연결된다. 바로 사람이다. 50년, 100년후 닛산이 어떤 회사가 돼 있을지?라는 질문에 마틴 책임자는 다소 흥미롭고 신선한 대답을 했다. 그는 "당연히 모든 사람들을 위한 자동차를 만들텐데, 그것이 자율주행일 경우 누구나 평등하게 이용(?)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술이나 제품은 사람에게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하는 만큼 닛산은 100년 후 개별 목적성에 맞춘 다양한 모빌리티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람이 기술을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서로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가 제 아무리 똑똑해져도 결코 인간 중심의 제품 선행 전략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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