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주총서 엘리엇 압승...'정의선 체제' 굳혀

입력 2019-03-22 15:12  


 -현대차 3,000원· 모비스 4,000원 배당 확정,
 -사내·외이사 모두 현대 추천 후보 선임
 -현대차 VS 엘리엇 대결, 현대차 압승
 
 배당금과 사외이사 추천 등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이어온 현대자동차와 해외 사모펀드 엘리엇 간의 대결은 결국 현대차의 압도적인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

 22일 오전 9시 현대차 양재 본사에서 진행한 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대차와 현대차의 최대 주주인 엘리엇의 배당·사외이사 후보 등과 관련한 표 대결이 벌어졌다. 먼저 배당 관련 투표 결과 현대차에서 제안한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 주당 3,000원이 의결됐다. 앞서 엘리엇은 사측의 제안보다 7배 많은 주당 2만1,967원을 요구한 바 있다.
 주총 전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를 비롯해 2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은 엘리엇 제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 바 있어 이번 주주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엇의 요구에 대해 현대차측은 올해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해 볼 때 일시적인 대규모 현금유출은 미래 투자 저해와 중장기적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명해 왔다.

 사외이사에는 유진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등 현대차가 추천한 3명이 모두 선임됐다. 엘리엇 측이 내세운 후보는 존 리우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츠 랜달 랜디 맥이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가렛 페그 빌슨 CAE 이사 등 3명이었다.

 현대차는 이번 사외이사 후보 선정 과정에서 사외이사 주주추천제를 처음 도입했다.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끌어올리고 주주들과 적극 소통하기 위한 취지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지난달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 선임을 위한 예비 후보를 추천 받은 뒤, 독립적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외부평가 자문단'의 자문 등을 거쳐 윤치원 부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했다.
 사내이사진으로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이원희 사장은 재선임 되는 등 사내이사 3인에 대한 안건도 현대차의 계획대로 실현됐다.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30여년간 고성능차 개발을 담당한 전문가로 지난 2015년 현대차에 합류, 외국인 최초로 연구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번 사내 이사 재선임으로 인해 현대차 대표이사에 오르게 됐다. 이로써 회사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 정의선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개편됐다.
 같은 날 역삼동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 열린 현대모비스의 제42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엘리엇이 패배했다. 배당, 사내 및 사외이사 선임 등 모비스의 안건이 모두 통과된 것.

 배당 안건은 보통주 기준 주당 4,000원, 우선주 기준 주당 4,050원으로 하는 모비스 추진안이 의결됐다. 전년 대비 500원 인상된 수준으로 ,엘리엇의 2조5,000억원(보통주 2만6,399원, 우선주 2만6,449원) 규모 배당 안건은 부결됐다. 

 정몽구 회장 등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건도 원안대로 통과했다. 정몽구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회장 및 현대차 대표이사 회장은 재선임했으며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배형근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모비스는 기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4명의 사내이사 체제를 운영하게 됐다. 이밖에 사외이사(칼 노이먼, 브라이언 존스) 안건도 모비스 제안 건을 통과했다. 이사 수를 3인 이상 11인 이하로 확대해야 한다는 엘리엇 요구는 관철되지 못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에 이어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대표이사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이른바 '정의선 체제'를 본격 꾸리게 된 셈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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