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가영 “배역 이름으로 기억에 남는 배우 되고파”

입력 2019-04-02 11:21   수정 2019-04-02 11:36


[오은선 기자] 첫사랑이 있다면 이런 이미지일까. 청순하면서도 세련되고, 어딘가 도도하면서도 한없이 여린 소녀 같은 느낌. 배우 문가영이 바로 그렇다.

아역 시절부터 차근차근 성장했기 때문일까. 다양한 필모그래피에서 쌓인 내공은 화보 촬영에 임하는 태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정확하게 취하는 포즈와 표정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문가영이라는 이름보다는 배역의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다던 그. 본인이 맡은 배역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행복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도 그 작품으로 인해 추억되는 배우로 남고 싶다던 문가영을 만났다.

Q. 화보 촬영 소감

“예쁜 사진이 나올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특히 마지막 콘셉트가 좋더라. 평소에 매니시룩을 좋아하기도 하고, 편하니까 자연스럽게 포즈도 나오는 것 같다. 평소 패션 스타일도 비슷하다. 치마는 촬영이나 행사 때 많이 입다 보니 평소에는 편하게 입으려고 한다”

Q. 최근 근황

“작년에 ‘위대한 유혹자’를 끝내고 6개월 정도 쉬었다. 내 연기 인생에서 가장 길게 쉰 휴식기인 것 같다. 지금은 ‘으라차차 와이키키2’ 촬영에 매진하고 있다. 차기작을 고르는 데 고민도 많았고, 자연스럽게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리고 쉼 없이 계속 달려왔다 보니까 스스로 나에게 보상이 필요했던 것 같다. 억지로 쉬려고 다짐했다기보다는 또 다른 준비 기간을 가졌다”

Q. 활동하며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나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서 그런지 중학교 2학년 때 키가 10cm정도 컸다. 아역들 사이에서는 키라는게 좀 애매했다. 어린 역을 맡기에는 키가 크고, 성인 역을 맡기에는 어린 티가 났다. 그때 작품을 하기 힘들어서 쉬었는데, 그 시간 동안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나 스스로도 몰랐던 연기 욕심을 느꼈고, 그 이후 MBC ‘넌 내게 반했어’를 찍으며 배우를 직업이라고 받아들인 것 같다. 성숙해지는 시기였다” 

Q. 데뷔 과정이 궁금하다

“태생이 독일이다. 10살 때 한국에 오게 됐는데, 우연한 기회로 신문에 광고모델에 지원했고, 오디션을 봐서 재능교육 지면 광고와 tv광고를 찍었다. 그 후 광고, 영화,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찍게 된 것 같다. 부모님이 굉장히 응원해주고 지지해주셨다. 그런데 공부를 놓지 않길 바라셔서 병행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웃음)”


Q.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 에서 한수연 역을 맡았다. 어떤 역할인지

“한수연이라는 아이다. 새 남자주인공의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다(웃음). 첫사랑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기도 하면서, 보시다 보면 첫사랑에 대한 또 다른 면을 알게 되실 것 같다.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야 할 텐데(웃음)”

Q. ‘으라차차 와이키키2’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와이키키라는 장르가 있는 것 같다. 시트콤, 드라마와는 다른 특색이 있다. 이런 코믹 연기를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아서 도전하게 됐다. 지금 이 나이대에 해야 많이 공감해주시고 예뻐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2’ 대본을 처음 받자마자 너무 웃겼다. 어느 정도 개연성이 없어도 넘어갈 수 있는 드라마이지 않나. 1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은 것 같다(웃음). 생각 없이 보고 마음껏 웃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Q.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내가 막내라 다 언니, 오빠들이다. 대본 자체가 웃기다 보니 현장이 정말 즐겁다. 서로서로 상의도 많이 하고, 애드립도 빵빵 터진다. 본 방송에 나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나게 하고 있다(웃음). 재미있는 사람 꼽기는 정말 쉽다. 이이경 오빠. 정말 유쾌하고, 와이키키의 터줏대감 같은 분이라서 그런지 오빠가 거의 다 하신다. 리드하시고, 아이디어뱅크다. 컷마다 다른 것을 하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그분은 정말 대외적이고, 그러면서도 낯가림이 은근히 있기도 하다(웃음)”

Q.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 에피소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인데, 방송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것 같다. 미리 말하기는 힘들다. 기대해주세요(웃음)”

Q. 작년 MBC ‘위대한 유혹자’ 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지금껏 촬영해오면서 가장 큰 비중을 맡았고, 공을 많이 들였다. 아역상, 신인상 후보에만 올랐지 상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이 작품으로 인해 우수상을 받았다. 정말 감사하고 뜻 깊은 상이라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작품 자체가 감정적으로도 어둡고, 깊은 내용이었다. 막바지에는 거의 울고, 악이 담긴 감정을 갖고 계속 이어나가려니까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배우, 스태프분들과 정말 친해서 현장 가는 길이 좋았다” 

Q. ‘위대한 유혹자’ 이후 본인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여성 팬이 많아졌다. 수지라는 아이가 어떻게 보면 미움 받을 행동이 많은데, 많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좋았다. 사실 미움 받을 까봐 걱정도 많이 했는데, 내 의도를 이해해주시고 포용해주셔서 감사했다”

Q. 호흡 맞춰 보고 싶은 상대 배우

“김남길 선배님. tvN ‘명불허전’때 뵀었다. 코믹도 정말 잘하시고, 다시 한번 호흡 맞춰보고 싶은 선배님이다. 현장에서 배울 점도 정말 많았다. 그리고 조승우 선배님과도 함께해보고 싶다. 원래 팬이기도 하고, 당연히 모든 선배님의 연기력이 훌륭하시지만 조승우 선배님과 특히 함께 해보고 싶다”

Q.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 중 가장 나 다운 역할을 꼽자면

“지금까지 배역 모두 내 안에 있었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수연이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 ‘위대한 유혹자’ 수지도 비슷하다. 정말 골고루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가장 나와 잘 맞았던 배역을 꼽자면 수지다. 아무래도 또래들과 촬영하다 보니 말투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편했던 것 같다. 많은 계산을 할 필요 없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던 역이었다”


Q. 추후 욕심나는 역할이 있다면

“사극에서 비단옷을 입어본 적이 없다(웃음). 비단옷을 입는 배역을 한번 하고 싶다. 그리고 운동도 좋아해서 액션도 자신 있다. 필라테스, 클라이밍, 헬스 등 다양한 운동을 한다”

Q. 그렇다면 시청했던 작품 중에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황정음 선배님이 출연하셨던 KBS ‘비밀’. 깊은 감정선이 느껴지는 정극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리고 JTBC ‘SKY 캐슬’의 선배님들처럼 좋은 동료들과 함께 모든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Q. 현재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를 재학 중이다.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데 힘든 점은 없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서 초-중-고-대학교까지 열심히 병행했던 것 같다. 무리해서라도 수업을 들었다.이렇게 해야 후회가 없더라. 연기 활동 때문에 친구들과의 시간도 많이 갖지 못했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충분히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Q. 친한 동료가 있다면

“에이핑크 김남주 언니는 원래 알던 사이인데 학교 동기가 됐다. 커피숍에 가서 3~4시간 이야기를 나눈다. 시간이 나면 계속 만나는 편이다(웃음). 각자 스케줄 끝나고 새벽에도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작품 같이 했던 분들하고는 거의 다 친하게 지낸다. 마음 맞고 좋은 분들과 작품을 해서 그런지 연락을 계속 하는 것 같다”

Q. 피부, 몸매 관리 노하우

“런닝을 많이 한다. 그리고 반신욕을 진짜 자주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4~5번 하는 것 같다. 살 빼는 데도 그렇고 피부 관리에도 좋다(웃음). 입욕제도 넣으면 스트레스 해소에 참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중요한 약속이 있으면 전날 집에서 마스크팩으로 관리한다. 평소에 물도 많이 먹는다”

Q. 롤모델

“하지원 선배님, 외국에서는 안젤리나 졸리, 케이트 블란쳇 등 필모그래피나 배우로서도 존경받는 분들이라 롤모델이다”

Q. 30대의 문가영은 어떨 것 같나

“대중에게 안정적이다기 보다는 나 스스로 안정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까지는 조급했던 경향이 있었다. 아무래도 오래 전부터 하다 보니 내 스스로에 불만족스러워 채찍질도 많이 했다. 지금은 조금 놓았더니 편하다. 서서히 변해가는 내 모습을 느끼려고 생각 중이다. 30대에는 완전히 안정적이 되지 않을까? 그 때는 즐기고 싶다. 현재도 많이 여유로워졌지만(웃음)”

Q. 원하는 수식어가 있나

“문가영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분이 기억해주기를 바라지만, 극 중의 배역을 각인시키는 것이 더 행복이지 않을까. 내 본 모습보다 그 배역으로 나를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이 배역으로 인해 행복하고, 몇 년이 지난 후 그 작품으로 추억되는 그러한 배우가 되고 싶다”

Q. 추후 계획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5월까지 ‘으라차차 와이키키2’를 마무리하고, 하반기에 좋은 작품이나 소식을 전달해드리진 않을까”

에디터: 오은선
포토: 차케이
의상: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더수인, 어헤이트for하고, 엔오르for하고
주얼리: 바이가미, 위드란(WITHLAN)
아이웨어: 룩옵티컬
슈즈: 모노톡시, 푸마
헤어: 이유 선애 원장
메이크업: 이유 모란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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