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안 기자] 2017년 기록적인 조회수를 달성한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이하 연플리)’는 20대 초반의 현실적인 연애 스토리를 담아내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자극했다. 브라운관이 아닌 네이버TV, 유튜브,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1020세대의 감성을 건드렸고 그 중심에는 스타가 아닌 무명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스타 파워 없이 오로지 생활 연기와 공감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온 낯설지만 친근했던 무명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는 3억뷰의 조회수를 세웠고 시즌을 거듭하며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연플리’의 남자주인공이자 현실적인 커플 케미를 보여줬던 배우 김형석. 주위에 한 명은 있을 법한, 순수했던 20대 초반의 남자친구를 떠오르게 만들 만큼 연기 같지 않은 연기로 호평받은 이현승을 연기한 그는 사실 10년의 연기 내공을 가진 숙련된 배우였다. 아이돌 연습생을 거쳐 20대를 꽉 채운 시간을 연기라는 꿈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김형석. ‘국민 남친 배우’라는 수식어가 그의 이름 앞에 새겨질 날이 머지않았다.
Q. 화보 촬영 소감이 어땠어요?
“오랜만에 했던 촬영이라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네요. 지금까지는 점잖고 웃음기 있는 이미지로 촬영했었는데 오늘은 다양한 콘셉트를 해볼 수 있어서 재밌었고 독특한 비주얼에 도전한 기분이에요”
Q. 대학 생활로 바쁘다고 들었어요. 개강 후 학교생활은 어떤가요?
“연극영화 전공으로 마지막 학기만 하면 졸업이에요. 개강한 지 얼마 안돼서 학교생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월요일이 공강이라 오늘 같은 촬영은 보통 월요일에 하고 있고 나머지 요일은 수업 열심히 나가고요. 조만간 웹드라마 ‘연애 플레이 리스트 시즌4’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 준비 중이에요. 학교는 후배들과 잘 다니고 있습니다(웃음)”
Q. 아무래도 ‘연플리’가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뤘잖아요. 학교에서 형석 씨를 알아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신기했던 경험은 있어요. 외국인 학생분이 수업 전에 강의실 앞에서 기다렸다가 선물이랑 편지를 주고 갔던 경우가 있었어요. 같은 과 사람들은 처음엔 신기해하다가 친해지고 나서는 똑같은 사람으로 편하게 대해주더라고요. 선배 같지 않은 선배, 특별하지 않은 선배가 되려고 하거든요. 다른 친구들이랑 다를 거 없이 평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대한 동질감을 느끼도록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후배들한테 밥도 많이 사주는 편이고요. 진짜 많이 사줬거든요(웃음)”
Q. 최근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 6’ 실력자로 출연했잖아요. 웹드라마에서 보다가 브라운관에서 보니 너무 반가웠어요.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거예요?
“사실 ‘너목보 시즌3’ 때 작가님께 연락이 왔었는데 당시에는 무산됐었어요. 몇 년 만에 다시 다른 작가님이 ‘연플리’ OST를 듣고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제작진이 전부 바뀌는 바람에 몇 해 전에 섭외 됐던 걸 모르셨더라고요. 곡 정하는 데도 오래 걸렸고 노래도 거의 50곡은 불러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촬영했던 순간이 너무 행복했어요. 준비 과정만 두 달 정도 걸렸을 거예요. 실제로 패널분들도 저를 몰랐던 상황이었고 워낙에 준비 과정이 길었던지라 긴장이 전혀 안 돼서 촬영하면서도 계속 웃었어요”
Q. 아이돌 준비도 했었다고, 배우로 전향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어요?
“어렸을 때 아이돌이 꿈이어서 연습생 생활도 짧게 했었어요. 그때 춤, 노래, 연기를 모두 배워봤는데 연기는 하면 할수록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할수록 더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커졌고요”
Q. 아이돌 연습생을 그만둔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아쉬움은 많죠. 하지만 저보다 뛰어난 친구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자격이 갖춰졌을 때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연기는 것도 힘들지만 아이돌이 되는 건 제게 너무 큰 꿈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늦은 데뷔에 비해 꽤 오랫동안 연기 생활을 해왔던 거네요?
“원래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만 해도 이과여서 공대에 갈 생각이었어요. 부모님께서도 그걸 바라셨고요. 성인이 되고 나서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연기만 했어요. 다른 건 잘할 자신도 없었고요”
Q. 한 길만 꾸준히 달려왔는데 슬럼프나 회의감은 없었어요?
“23살 때 조연이었지만 기회가 생겨서 데뷔작 촬영을 하게 됐는데 그 주에 교통사고가 나버린 거예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하실 정도로 큰 사고였어요. 눈 뼈가 다 부러지고 갈비뼈도 9개 정도 부러졌으니까요.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 때 데뷔했더라면 준비도 안 됐던 상태라 연기도 많이 부족했고 배우의 자격이 불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 당시에 활동했다면 흑역사가 됐을 거예요(웃음). 연기할 기회는 더 늦어졌지만 좀 더 성숙해질 수 있던 기회가 됐다고 생각해요. 이후로는 제가 발로 뛰면서 소속사 없이 혼자서 오디션도 보러 다녔고 ‘연플리’도 그렇게 하게 된 작품이고요”
Q. 어떻게 보면 신인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신인배우 김형석’이라고 소개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연기한 지 올해로 10년 정도 됐네요. 아직도 연기자 김형석으로서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저라는 배우를 ‘연플리’의 현승이라는 캐릭터로 기억해주시기 때문에 배우 김형석의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신인배우’라는 표현을 썼어요”
Q. 웹드라마 ‘연플리’의 인기가 상당해요. ‘너목보 시즌6’ 출연 때의 수식어를 빌리자면 ‘3억뷰 웹드라마 남자주인공’인데 흥행을 예감했나요?
“많은 사람이 공감하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사실 이 정도의 흥행은 전혀 예상 못했어요. 웹드라마는 소수의 사람들만 보는 콘텐츠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TV 보는 사람보다 많더라고요? 아마 ‘연플리’가 판타지적인 내용이 아닌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모습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줬던 것 같고 또 현실적인 캐릭터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연기해서 더욱 몰입도를 높일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연플리’에 나오는 출연진들이 모두 무명 배우였기 때문에 오히려 보는 사람들이 캐릭터를 그대로 받아드렸던 것 같아요”
Q. 실제로 하면서도 공감했던 연기가 있다면요?
“‘연플리 시즌2’에서 여자친구 앞에서는 질투 안 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질투하는 남자친구의 속마음이라는 주제가 있었어요. 아마 대부분의 20대 남자라면 공감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Q. ‘연플리’에서도 유독 형석 씨가 연기한 이현승과 정지원 커플의 케미가 돋보였어요. 실제로 사귀냐는 의견도 많았고요. 찰떡같은 연기 호흡의 비결은 뭘까요?
“실제로 사귀냐는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었어요. 우선 촬영 전부터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연기 같지 않은 연기를 해야 보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촬영장 내에서는 진짜 여자친구라 생각하고 임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너무 오래돼서 그런지 호흡도 잘 맞고 실제 성격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실제로 둘 다 밝고 씩씩한 편이라 케미가 좋았던 것 같아요. 아마 현승이는 21살의 김형석이라 봐도 무방해요. 90%는 비슷하거든요. 제가 아닌 대한민국 모든 남자가 현승이를 보면서 자신을 오버랩시키지 않았을까 싶어요. 20대 남자들이 겪는 고민을 담아내고 있거든요”
Q.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때요? 촬영장 분위기도 궁금하고요.
“출연진 모두 잘 어울리고 사적인 자리에서도 자주 만나요. 감사하게도 ‘연플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촬영 환경도 좋아지니까 바랄 게 없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족같이 지내고 있어요. 촬영장에서는 대본에 있는 것 외에도 저희끼리 즉흥적으로 애드리브로 상황을 만들어나가는 편이에요. 재밌어야 할 부분에서는 진짜 친구들이 장난치는 것처럼 보이려고 대사도 추가하고요”
Q. 시즌을 거듭하며 오랜 시간 동안 현승이라는 캐릭터로 살았잖아요. 한정된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아요.
“고민이 될 때가 있긴 있었죠. 많이 알아봐 주시는데 정작 김형석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현승이로 유명해졌지만 제 진짜 이름을 많은 사람이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노력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해요. 이것 또한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Q. 아무래도 20대 초반의 팬분들이 많이 알아봐주실 것 같아요. 최근에 인기를 실감했던 적이 있다면요?
“사람 많은 곳이나 20대가 많이 다니는 곳에 가면 확실히 많이 알아봐 주세요. 아무래도 대학생의 이야기다 보니 학교에서 가장 많이 알아봐 주시고요. 얼마 전에는 촬영차 홍콩에 갔었는데 홍콩분들도 아는 척 해주셔서 놀랐어요.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팬 분들이 알아봐 주시면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사실 ‘연플리’를 하기 전부터 있던 태국 팬 한 분이 있어요. ‘조조에’라는 친구인데 해외 1호 팬이자 골수팬이고 제가 힘들 때부터 저를 응원해준 팬이라 정말 고마워요. 변치 않았으면 좋겠네요”
Q. 앞으로 어떤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나요?
“아무래도 현승이는 밝고 씩씩한 캐릭터였잖아요. 그래서 가식적이거나 이중적인, 사이코패스처럼 어두운 내면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감정적으로 깊게 들어가는 연기를 할 수 있다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함께 호흡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요?
“조승우 선배님이요. 너무 떨려서 못할 것 같긴 한데 떨림을 이겨내고 함께해보고 싶어요. 생각만으로도 영광이네요. 조승우 선배님은 어떤 배우와 연기해도 선배님의 영역을 지켜내는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자신의 영역을 지킬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기도 하고요. 멜로 장르라면 김혜수 선배님과 해보고 싶어요.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 않나요?”
Q. 형석 씨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데요?
“제작진분들께 비춰질 때는 똑똑한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자유자재로 유연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대중들에게는 김형석이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거든요. 호감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최근 관심사가 있다면요?
“노래요. 아무래도 아이돌에 대한 꿈을 잊고 살다 보니 저도 모르게 노래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 봐요. 그동안은 친구들이랑 노래방 간 게 전부였는데 ‘너목보 시즌6’에 출연하면서 다양한 노래를 불러보고 배워보니 재밌더라고요. 주변에서도 노래하는 제 모습을 몰랐었다가 방송 이후로는 갑자기 시키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제대로 인정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노래 연습도 하고 있어요(웃음). 제가 소망하는 것 중 하나가 제가 출연하는 드라마에 OST를 직접 부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Q. 친하게 지내는 연기자가 있나요?
“우도환이요. 도환이는 저보다 한 살 동생이지만 예전에 함께 입시 준비 하면서 편하게 지내는 친구예요.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며 지금까지도 서로 의지하고 응원해주고 있어요”
Q. 쉬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 보내나요?
“쉬는 날은 집에서 누워만 있고요. 그렇지 않을 때는 친구 만나서 회에 소주도 먹고 축구를 좋아해서 매주 축구팀에 나가고 있어요. ‘연플리 시즌 3’ 때 베드씬이 있어서 운동을 일 년 가까이 꾸준히 했었는데 상의 탈의 씬이 3초 나갔어요(웃음). 3초를 위해 일 년을 운동한 셈이죠. 그 때 이후로 운동을 거의 안 하고 있어요. 거의 매일 운동을 했고 식단도 철저하게 관리했던 지라 아마 질렸나 봐요(웃음)”
Q. ‘현실 남친’을 연기한 형석 씨는 실제로 어떤 남자친구인가요? 이상형도 궁금해요.
“친구 같은 남자친구.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부담스럽지 않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가끔은 친구 같고 가끔은 오빠 같고 동생 같은, 그런 남자친구라고 생각해요. 이상형이라면 예전 인터뷰에서는 외적인 면을 언급했던 것 같은데 해가 지날수록 외모보다는 성격이더라고요. 외모가 절대적인 부분이 아니라서 제가 신뢰할 수 있는 이해심 넓은 여자면 좋아요”
Q. 김형석이라는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가 새겨졌으면 좋겠어요?
“‘국민 남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국민 배우’라고 하기에는 너무 포괄적인 것 같고요. 남자친구라는 모습에 가장 적합한 사람인 것 같아서 ‘국민 남친 배우’요”
Q.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는 뭔가요?
“하는 일에 얽매이지 않고 즐기면서 행복하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뭐든 차근차근 해야 한다 생각하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하려고요. 또 저에게 관심을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고 오랫동안 저를 기억해주시고 6월 방송될 ‘연플리 시즌4’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에디터: 우지안
포토: 백진상
의상: 트렁크프로젝트, 타미진, 라코스테, 리바이스, 아메스, 비욘드클로젯, 마크곤잘레스, 알쉬미스트, 엠엘비
슈즈: 마더그라운드, 퓨마, 엑셀시오르, 데상트, 스케쳐스
아이웨어: 프론트(Front)
스타일리스트: 이태희
헤어: 살롱드뮤사이 장나래 수석디자이너
메이크업: 살롱드뮤사이 수지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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