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현대차의 보스 선택, 삼성의 하만 견제?

입력 2019-04-05 08:00   수정 2019-04-05 14:42


 -삼성전자 하만 인수 후 현대차 최초 보스(Bose) 오디오 협업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이듬해 9조3,000억원을 들여 하만을 삼성 그늘 아래 두고 이른바 자동차 전장부문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하만(HARMAN)은 카오디오 기업으로 유명하다. 보유 브랜드도 많아 렉서스에 탑재된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현대차가 선호한 JBL, 제네시스와 K9 등에 적용된 렉시콘(Rexicon), 아우디의 뱅앤울룹슨(Bang & Olufsen), BMW의 하만 카돈(Harman Kardon) 등이 모두 한 지붕 아래에 있는 브랜드다. 이외 인피니티(Infinity)와 바우어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 등도 하만에 속해 있다. 반면 하만과 쌍벽을 이루는 카오디오 분야 강자는 보스(Bose)다. 미국 GM을 비롯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마세라티 등이 보스로부터 오디오를 공급받는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최대 자동차기업인 현대차그룹의 행보다. 현대차는 오랜 시간 하만 제품을 써 온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차종에 하만 제품이 사용되고 일부는 모비스가 개발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한다. 하지만 최근 내놓은 8세대 쏘나타에 현대차 처음으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그런데 시점이 공교롭다. 삼성이 하만을 인수한 후 보스가 채택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이미 현대차의 삼성전자 견제라는 시각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카오디오 부문에 정통한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전통적으로 하만 사운드 시스템을 써왔는데 삼성이 하만을 인수한 직후 보스의 한국 사업이 커져 인력이 많이 채용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2년이 지나 등장한 신형 쏘나타에 현대차 최초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된 것은 현대차 오디오 전략의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로선 언젠가 전기차 등으로 경쟁자가 될 삼성을 견제하는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보스 본사의 글로벌 세일즈와 마케팅을 책임지는 총괄이 최근 서울모터쇼를 찾아 현대차 쏘나타 발표를 지켜봤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 판매되는 쏘나타의 물량을 감안할 때 보스가 현대차와 손잡은 것은 상당한 쾌거이자 그만큼 중요한 제조사라는 의미다. 그리고 그는 쏘나타 외에 다른 차종에도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대차가 하만과 협업을 줄이면서 보스로 돌아선 것 자체가 삼성에 대한 견제 차원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갖는 배경이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 탑재에 대한 현대차의 '내세우기'도 한창이다. 사전 계약자 중 50명을 추첨해 보스 사운드 시스템 무상 장착 및 헤드폰을 증정했으며, 보스와 함께 쏘나타의 전체적인 사운드 시스템 개발에 공들였다는 점을 앞세우는 중이다. 

 카오디오 기업에게 연간 700만대 이상을 만들어 판매하는 규모의 현대차는 그야말로 '큰 손'이다. 그래서 시작은 쏘나타지만 향후 다른 차종에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확대 적용될수록 하만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게 된다. 이를 두고 '부품 공급의 다양화'로 바라볼 수 있지만 현대차가 하만을 멀리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음을 고려하면 현대차와 보스의 협업은 삼성의 하만 견제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최근 자동차산업의 흐름은 IT 및 전동화다. 당장은 아니지만 다가올 미래에 전동화 된 제품이 주력에 오르면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기업 또한 자동차사업에 진출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자동차를 전자제품의 연장선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다. 이번 현대차의 보스 선택이 예사롭지 않게 해석되는 배경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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