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모르는 美 밀레니얼 세대

입력 2019-04-29 17:53   수정 2021-07-21 14:44

골프 거장 타이거 우즈의 다섯 번째 마스터스 우승이 이 스포츠를 살릴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00년 역사 동안 골프업계는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려 했지만 우즈조차 극복할 수 없는 온갖 난관에 계속 직면해온 건 사실이다. 캘러웨이와 타이틀 리스트를 갖고 있는 아쿠시넷홀딩스 등 골프와 밀접하게 연결된 기업들은 그들의 제품에 관심 있는 계층을 끌어당기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계속 찾아야 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23~39세)가 각종 스포츠의 시청률과 인기 모두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맥킨지 데이터에 따르면 스포츠 시청자 수가 적은 게 문제가 아니다. 젊은 층의 시청 집중 시간(어텐션 스팬)이 짧아지면서 스포츠 이벤트를 소비하는 행동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이 컨설팅 그룹이 2017년 시행한 조사에선 매년 스포츠 프로그램의 시청 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시청자가 그들이 놓친 장면을 소셜미디어에 의존한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밀레니얼 스포츠 팬들의 약 60%가 경기 점수와 뉴스를 트위터 등에서 확인한다. 반면 이전 세대인 ‘X세대’는 이 비율이 40%에 그친다.

프로게이머에 열광하는 2030

골프의 문제는 더욱 크다. 이 스포츠는 시청자들을 유혹하는 몸싸움과 액션이 부족하다. 또 2016년 미국프로골프 (PGA)투어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65세로, 메이저리그 축구(MLS) 시청자에 비해 25세나 더 높다. 조사업체인 매그나 글로벌에 따르면 평균 연령 65세는 2006년 이후 다섯 살이나 늘어난 수치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젊은 세대들은 골프를 직접 즐기지 않기 때문에 관심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 컨설팅 그룹 펠루시드의 골프 자문가들에 따르면 18~44세의 전 세계 골프 인구는 2006년에서 2015년까지 10년이 지나는 동안 3분의 1 정도 감소했다. 골프장도 잇달아 폐쇄되고 있다. 2016년까지 10년간 골프장 1800개가량이 폐쇄됐고 문을 닫는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스포츠 스타 역시 달라지고 있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스포츠 영웅은 인기 비디오 게임 포트 나이트(Fortnite) 선수인 ‘닌자(Ninja)’다. 머리를 파랗게 물들인 27세 프로 게이머인 그는 타임지의 2019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명단에 올랐다. 그의 캐릭터 피규어 까지 나올 정도다.

골프계, 젊은 스타 찾을 때

골퍼들의 나이는 게임이 아니라 일반 스포츠와 비교해도 많은 편이다. 그다지 격렬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야구 선수조차 평균 연령은 우즈보다 열네 살 젊다.

퓨리서치의 나이 지표를 참조하면 밀레니얼 세대의 가장 젊은 층은 우즈가 처음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했던 1997년의 1년 전에 태어났다. 우즈의 외도 스캔들이 타블로이드 신문에서 떠들썩했던 시절에 그들은 중학교를 졸업했다. 골프계에서 우즈는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눈에는 연로한 골퍼 중 한 명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우즈의 이번 우승은 정말 한 편의 드라마 같았지만 젊은 세대가 골프에 관심을 갖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로렌 S 러플린 월스트리트저널 선임 칼럼니스트가 ‘Tiger Woods Can’t Keep Golf Out of the Bunker’라는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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